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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하는 민간풍류]를 보고 : 풍류와 향연(심포지움)에 대하여 생각하다
작성자
김용진
작성일
2018-09-11
조회수
1046
작성자
김용진
조회수
1046
작성일
2018-09-11
관람공연
2018 하반기 민속악단 정기 공연 <우리가 사랑하는 민간 풍류>
風(바람 풍) 流(흐를 류) : '풍치가 있고 멋스럽게 노는 일’
민속악단에 새로 취임한 김영길 감독은 이날(8/31) '고객이 우리(민속악단)를 초대한 자리'라면서, 마치 관객이 사랑방에서 있는 것처럼 즐기라고 말했다. 나는 편안하게 과거로 여행을 했다. 조선의 풍류 사랑방을 지나 더 과거로 갔다. 아테네에서 풍류가 벌어졌던 '향연'의 장으로.
고대 아테네에서는 친한 사람들 15~ 30명이 모여서 향연 (심포지움)을 하였다. 주로 남성들이 모여서, 신에게 바치는 노래나 시를 읊고, 주제를 정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플라톤의 '향연'은 잔치에서 '에로스(사랑)'에 대하여 돌아가면서 얘기하는 모습이 잘 묘사되어 있다. 노래와 풍류, 그리고 술.. 한국의 풍류와 아테네의 향연은 멋스러운 놀이였다. 한국의 풍류객들은 시서화에 익숙하고, 흥이 나면 거문고도 할 수 있었다. 풍류 사랑방에 초대받아 온 가객들이 대금, 피리, 해금, 장구, 아쟁을 연주했을 것이다. 아테네 향연에 참석한 사람도 호메로스의 시 등을 즐겼고, 아울로스(Aulos)라는 피리부는 소녀(가객)의 연주도 즐겼다. 어려서부터 수사학을 배운 아테네 시민들은 주제를 가지고 토론하기를 좋아했다. 플라톤의 '향연'은 그 자리에 참석한 소크라테스가 그의 특기인 산파술을 가지고 동료들에게 자신의 논리를 설파하는 모습이 잘 나타나 있다.
풍류사랑방과 아테네의 향연은 둘 다 남성을 위한 자리였다. 풍류 사랑방은 여성의 출입이 힘들었을 것이고, 향연이 벌어지던 자리도 그 집 주인을 위한 '남성용 방'이었다. 향연에 여자가 참여하기 시작한 것은 로마시대부터 였다. 반면, 조선에서는 풍류 사랑방에 여성의 참석은 조선이 끝날때도 안되는 자리였다.
풍류사랑방에는 술이 빠지지 않았을 것이다. 주인이 집에서 담은 술을 마셨을 것이다. 고대 아테네의 향연이 벌어진 곳에서는 물과 포도주가 3:1로 희석된 포도주를 마셨다. 비스듬하게 눕듯이 앉아 있었던 침상을 사용하였던 아테네인과 양반다리로 앉아서 술을 마렸던 조선의 양반들.
음악과 시를 통하여 멋과 운치를 뽐냈던 조선의 양반과 아테네의 시민들. 이러한 멋진 전통이 조선에는 아름다운 음악을 남겼고, 아테네에는 민주주의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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