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2019 토요명품공연 관람후기

나는 이번에 국악 관련 수업을 들으며 국립국악원에서 공연을 보고 왔다.
첫 국악 공연이기도 했고 부모님과 함께하는 자리라 그런지 더욱 설레고 기대가 컸다.
내가 갔던 10월 19일에는 '한국의 악가무'라는 주제의 토요명품공연을 진행하였다.
공연은 종묘제례악, 피리산조, 하현도드리타령, 한량무, 8주자를 위한 추초문,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살풀이춤으로 구성되었다.

우선 첫 번째로 시작을 알리는 종묘제례악은 유명한 만큼 웅장하고 깊이감이 있는 무대였다.
영상으로 많이 보았지만 실제로 보니 해금, 아쟁, 태평소 등 각각의 악기들의 소리가 꽉 차면서 선명하게 느껴졌다.
피리산조는 맑고 청량한 피리소리를 들으며 귀가 쫑긋 세워졌다. 하현도드리타령에서는 천천히 느려졌다가 빨라지는 악기연주에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다.
한량무는 섬세하면서도 힘있는 춤선이 너무 멋있었다. 발끝을 아슬아슬하게 움직이며 절도 있게 춤을 추시는 모습에 감탄이 나왔다.
8주자를 위한 추초문은 가장 인상 깊게 본 연주였다. 악기마다 시작과 끝을 서로 다른 박자와 음으로 연주하는 독특한 방식이였는데, 저마다 다 다른 악기들이 잘 어우러지는 것이 매우 신기했다.
단순하면서도 복잡한 패턴, 그리고 적막한 분위기와 함께 악기의 소리가 잘 어우러져 쓸쓸함과 슬픔이 깊게 느껴졌다.
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는 흥이 절로 나는재밌는 무대였다. 판소리의 창도 너무 좋았지만 소리꾼을 받아주시는 고수분의 추임새가 나까지도 힘이 돋는 소리였다.
공연을 감상하시던 할머니께서도 덩달아 함께 추임새를 넣어주셔서 그런지 즐겁게 감상했다.
마지막인 살풀이춤은 이름과 다르게 신비롭고 아름다운 춤이었다. 세밀한 감정표현과 함께 흰 수건을 들며 춤을 추는 모습을 눈에 담으며 감상을 마칠 수 있었다.

국립국악원에서 좋았던 점들은 우선 안내 부분이였다. 공연에 앞서 친절하게 입장을 도와주셨다. 한 분 한 분마다 직접 자리를 안내해드리는 모습이 참 좋았다.
그리고 무대 양쪽에 설치된 화면에서는 해설과 번역이 함께 나왔는데, 자세한 설명을 보며 공연을 감상하기에 도움이 되었다.
프로그램의 시간과 구성도 적절하고 알차게 짜여진 것 같아 좋았고 공연자분들의 합도 좋았다. 오랜 기간 연습하며 맞춰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무대에 눈을 떼지 못하는 외국인도 몇몇 보였다. 전통과 동양의 문화를 잘 느낄 수 있는 국악의 아름다움을 알아보셨을까, 케이팝에 이어 국악에도 관심을 가지는 것 같아 괜히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평소에 국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나에게 이 공연은 수업 과제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공연 관람을 하고 난 후에는 생각이 완전히 뒤바뀌었다. 굉장히 만족스러운 공연이였다.
사실 국악은 지루하고 젊은 세대와는 맞지 않다는 편견이 있었는데, 국악이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그렇지 국악만의 큰 매력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내가 느낀 국악의 매력은 '조화로움'이다. 악기 하나하나마다 전혀 다른 소리를 가진, 다 독특하고 개성이 있는 악기들이 모여서 조화가 안될 것 같은데도 조화롭게 느껴지는 것이 국악인 것 같다.
그리고 또 다른 매력 하나는 '반전'이다. 애처롭게 사람의 심금을 울리면서도 확 반전을 주면서 즐거움을 주는, 한과 흥을 동시에 보여주는 음악이 아닐까 싶다.
이렇게나 흥미롭게 본 국악 공연을 이제서야 보았던 게 조금 후회된다. 다음번에도 시간이 생기면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러 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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