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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국악연 벽사진경 후기
작성자
김민석
작성일
2021-05-30
조회수
419
작성자
김민석
조회수
419
작성일
2021-05-30
관람공연
2021 새해국악연 <벽사진경> (국립국악원)
여러 국악 공연이 있었지만, 새해를 기념하여 한 국악 공연이어서 선택하였습니다. 선택한 이유는 제목에 새해국악연 ‘벽사진경’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벽사진경의 뜻을 알아보니 사귀를 쫓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한다. 즉, 코로나 19로 인해 힘들었던 시기를 모두 다 잘 이겨내고 예전처럼 건강하고 활기찬 일상을 되찾자는 마음을 다음 공연이라고 하여 뜻 깊다는 생각으로 감상하게 되었습니다. 무대 순서는 대취타, 비나리, 해령, 처용무, 구음시나위와 살풀이, 대감놀이 그리고 아리랑 환상곡,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먼저, 첫 번째 무대는 올해를 기운차게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조선시대 임금과 군대 행차 시 연주 되던 행진음악인 대취타입니다. 시작은 집사가 “명금일하대취타”를 말하고 징을 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행진 음악에 사용되었던 것에 걸맞게 관악기와 타악기의 웅장함이 잘 나타났다고 생각합니다. 쉬지 않고 계속 연주되는 태평소 소리가 두드러지게 들렸는데, 이 태평소 소리가 웅장함 보다는 구슬프거나 숙연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태평소의 연주를 많이 들어보지 않아서 이렇게 느끼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이 대취타에서는 태평소가 이상하게 웅장함 보다는 구슬픈 느낌과 숙연해지게 만드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두 번째 음악은 비나리입니다.
처음 아이리쉬휘슬과 바이올린이 짧게 단독으로 연주하는데 게임에서 들어볼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더 알아보니 전통 고사소리인 ‘비나리’에 아이리시풍의 음악을 더했다고 합니다. 아이리시풍 음악을 더 들어보니 중세시대 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중세시대 배경인 게임에서는 이러한 음악을 게임 시작쯤에 많이 들었다. 그래서 새해를 시작하는 데에 더 어울리고 활기찬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반주 악기들이 국악기가 아닌 서양악기입니다. 서양음악에 더 익숙하고서양 악기가 반주라서 그런지 점점 차오르거나 절정으로 가는 듯한 느낌이 더 설득력 있게 다가왔습니다. 퓨전 국악을 거의 듣지 않았는데 이 음악을 통해서 조금 더 알아보거나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 번째 음악은 해령입니다.
해령은 풀어서 연주한다는 궁중음악이라고 합니다. 나쁜 기운과 안 좋은 일들을 풀어버리기를 기원한 무대라고 합니다. 안 좋은 것들을 풀어버린다는 것을 생각하니 절에서 절을 할 때 나올 법한 음악 같았습니다. 절을 하며 스님들이 목탁을 치는 소리가 편종, 편경을 치는 소리 같았습니다. 그리고 아쟁 피리 소리 등이 구슬픈 느낌을 줬습니다.
네 번째 음악은 처용무입니다.
궁중 연례에서 악귀를 몰아내고 평안을 기원하던 궁중무용이라고 합니다. 앞서 해령에서 안 좋은 것들을 다 털어버리고 이제 처용무를 통해 복을 기원하는 무대라고 합니다. 무용단이 입으신 옷이 팔이 엄청 긴데, 팔을 굽협다가 펴는 동작이 악귀를 몰아내는 모습을 표현한 것 같습니다. 처용무는 무대 뒤로 사라질 때까지 춤을 추는데 악귀를 물리치는 춤이 아닌 악귀를 물리치는 친 것이 기뻐 추는 것 같았습니다.
다섯 번째 음악은 구음시나위와 살풀이입니다.
처음에 대금만 연주하며 무용단의 한 여성분만 춤사위를 하시는데 굉장히 멋있었습니다. 춤사위를 하시는 분이 흰 천으로 무엇인가 맺고 풀어버리는 동작을 하셨습니다. 이러한 동작이 나쁜 기운을 없애는 동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춤사위를 돋보이게 해주는 것은 악기 연주도 있었지만, 구음을 하시는 분이 돋보이게 해줬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춤사위를 보이시는 분의 마음을 나레이션으로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끝부분을 가면 춤사위를 하시는 분의 표정이 밝아지고, 반주의 리듬도 빨라집니다. 이러한 부분들이 여러 부분이 희노애락을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여섯 번째 음악은 대감놀이입니다.
굿에서 대감신을 모시고 놀이를 펼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처음에 징을 치면서 노래를 부르실 때 방울 종을 흔드는 부분에서 굿을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여성 3분이서 노래를 하시는데, 중간에 갑자기 일어나서 공수라는 것을 합니다. 공수가 무엇인가 해서 알아봤더니 ‘무당의 입을 빌려 신이 인간에게 의사를 전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말하시는 내용이 작년에 힘들었으니 올해는 복이 올 것이라는 말씀을 하십니다. 서로 콩콩 뛰시며 굿하는 행위를 묘사한 부분도 흥미로웠습니다. 그리고 하얀 천으로 된 깃발 같은 것을 고르게 하는 듯한 모습도 흥미로웠습니다. 서로 즐기시는 모습이 가장 잘 보였던 무대였습니다.
일곱 번째 무대는 아리랑 환상곡입니다.
먼저 아리랑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이 연주하는데 소위 말하는 ‘국뽕’이 차올랐습니다. 처음에는 잔잔하게 흘러가며 내가 아는 아리랑처럼 진행하다가 갑자기 짧은 소금 독주부터 조가 바뀌며 비극적인 느낌으로 흘러갔습니다. 거문고가 이러한 비극적인 느낌을 더 효과적으로 만들어줬습니다. 그러다가 다시 활기찬 리듬과 분위기로 흘러가며 마무리됩니다. 이 공연의 취지처럼 나쁜 기운을 나타내는 초반부, 그러한 것들이 다 사리지고 복이 오는 후반부를 잘 나타냈다고 생가합니다.
마지막 무대는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입니다.
뱃노래답게 나각과 나발로 뱃고동 소리를 내면서 시작합니다. 초반부에는 빈번하게 나각과 나발소리가 나오는데 이것이 닻을 올려 출항하는 듯한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이 노래가 바다의 다양한 모습을 소리로 형상화 했다는데, 들으면서 ‘원피스’라는 만화가 생각났습니다. 주인공인 ‘루피’가 자신의 동료를 모으고 목표인 원피스를 찾기 위한 여정들을 한국식으로 표현한 느낌이었습니다. 후반부에는 점점 차오르면서 지휘자분이 열정적으로 끝내시는 모습에서 소름이 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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