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2016 정기공연 ‘무원’을 보고

어제 한국전통무용의 종가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2016 정기공연 ‘무원’을 보고서 기대감과 아쉬움에 글을 남깁니다.

국립국악원 공연이라 기대감에 부풀어 갔으나 실망감만 한껏 안고 왔습니다. 국립국악원장의 모시는 글에는 분명 “국립국악원 예술단의 정기공연은 전통공연예술의 원형을 올곧게 전승함은 물론이고, 그 정체성을 살려 미래 한국예술의 발판으로 삼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준비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 무용단만의 정체성도 찾아볼 수 없고, 또 미래도 확인하기 어려웠습니다. 오히려 공연 구성이나 의상, 음악 등을 보면, 지난 4월 국립무용단에서 성황리에 공연한 ‘향연’과 흡사한 또 다른 ‘향연’이었습니다. 국립국악원이라고 하면 오직 국립국악원만이 할 수 있는 공연이어야 할 텐데, 정기공연에서 기존의 여느 무용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채춤, 한량무, 장구춤, 산조춤, 살풀이, 오고무를 편성하고 현대적 무용까지 포함한 것은 정기공연의 취지와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 더욱이 변두리 가무단을 연상시키는 의상과 안무 그리고 무용수의 인원으로 승부하려는 구성은 전혀 특별할 것 없는 무대였습니다.

아울러 국립국악원은 원 내에 여러 우수한 연주단이 함께 있기에 수준 높은 반주음악에 대한 기대 또한 큽니다. 그러나 이번 공연 중 일부는 생생한 반주음악 대신에 MR로 대체해 국립국악원 공연의 장점인 뛰어난 연주와 음악의 생동감 또한 전혀 느낄 수 없어 아쉬웠습니다.

정기공연은 그 단체가 지향하는 바를 보여주는 무대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정기공연은 궁중무용의 깊은 멋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눈 요기꺼리의 쇼만 보여주어 그다지 감동을 느낄 수 없었습니다.

본질이 없는 변화는 짝퉁이거나 변질일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부터인지 국립국악원에서는 오직 국립국악원만이 가지고 있는 전통음악의 깊은 멋과 울림은 사라지고 얕은 흥미위주의 공연으로 바뀌고 있는 것 같아 아쉬움에 글을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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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영석 2016-06-19

    넓은의미로 손색없는 전통춤에 조흥동선생님의 특유 매력까지 듬뿍보인 무대로 국립국악원만의 세련된 현대적 변화, 큰 시도에 박수를 한껏 쳤습니다. 이번 정기공연이야말로 국립국악원의 조심스러운 매력이 돋보이지 않았나, 속이다 후련한 무대로 매우 언제나 수고해준 무용수, 안무자, 예술감독,음악자분들,제작진들께 또한번 박수를 주고싶었었습니다. 얕은 흥미라고 보기엔 정말 깊은 노력들이 보이지 않았나 생각되어 댓글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