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국립민속국악원의 '작은판 춘향이야기'를 보고 나서


국립민속국악원이 남원에 소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자연스럽게 춘향전에 특화된 국악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은 몇가지 점에서 내가 봤던 여러 춘향전에서 다른데..

먼저, 1인 다역이다. 여자 창극단 멤버가 4명 (김현주, 김송, 정승희, 방수미)나오는데, 한 사람이 1~2가지 배역, 특히 춘향은 보통 한 사람이 맡는데, 여기서는 춘향을 여러 사람이 나눠서 맡았다. 여러 사람이 전해주는 춘향의 이야기라고 할까. 다양한 명창들의 춘향을 볼 수 있는 유쾌한 무대였다.

두번째, 연출의 중요성이다. 각 대목, 즉 사랑가와 이별가 대목, 십장가, 농부가, 쑥대머리, 어사출도 등은 각 대목의 특성에 맞게 1인 독창 또는 다함께하는 병창으로 이어졌다. 사랑가는 춘향과 이몽룡의 춤사위가 멋있고, 이별가의 애잔함. 십장가의 비통함. 농부가의 노동요 특유의 유쾌함. 쏙대머리의 비장함, 어사출두의 호탕함 등이 연출에 의하여 잘 묻어났다.

세째, 기악단의 연주가 북을 치는 고수와 함께 마치 없는 듯하면서도 창을 빛내주었다. 연주 소리가 창을 가리지 않고, 창을 돋보이는 기악단의 멋진 무대였다.

네째, 창의 한 대목이 끝나면 인사를 하고, 자연스럽게 박수를 유도한다. 보통 판소리 대목이 언제 끝나지 몰라서 박수를 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렇게 인사를 하고, 박수를 유도하는 것은 고객에 대한 배려 차원에서 바람직하다고 본다. 다른 공연에도 퍼졌으면 좋겠다.

다섯째, 모든 공연자들이 나와 있는것도 특이한 점이다. 무대 좌우에 3명씩 있고, 역할을 맡은 배우는 가운데 있다. 앉아서 기다리다가, 자기 역할 순서가 되면 가운데 나와서 공연한다. 일반적으로는, 무대 뒤로 들어가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다. 신선한 시도라고 생각한다. 메인 배우를 가리지도 않고, 잦은 등장을 부드럽게 하는 역할이었다.

남원 내려가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국립남도국악원이다. 이곳에서 공연 있는 날에 맞춰 갈 예정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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