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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창제
작성자
이재용
작성일
2018-10-14
조회수
1064
작성자
이재용
조회수
1064
작성일
2018-10-14
관람공연
소리극 까막눈의 왕
아침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오후 1시 청주에서 남부터미널로 향하는 시외버스에 탑승하였다. 국악 공연을 처음 보러 가기도 하였고, 처음 가보는 곳이라서 설렘과 두려움이 마음 속에서부터 피어났다. 오늘 보러가는 공연은 국립국악원에서 주최하는 ‘까막눈의 왕’ 이라는 소리극이였다. 인터넷에서 여러 국악 공연을 찾아보다가 세종대왕 즉위 600돌 기념으로 하는 공연이라는 타이틀이 눈에 들어왔다. 수업시간에도 세종의 여러 업적을 다뤘던 것이 기억나기도 하고, 세종이라는 왕을 좋아하는 이유도 있었기 때문에 해당 공연을 망설임 없이 꼭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표는 2만원 정도였는데, 인터넷에서 예매를 했고 학생이면 할인이 된다. 그래서 본인은 1만4천원으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
오후 2시 30분쯤에 남부터미널에 도착해서 네이버 지도앱을 켜고 국립국악원을 두발로 찾아갔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거리에 있었고 건물이 굉장히 컸고 디자인만 보아도 이곳이 국립국악원이다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 내가 오늘 관람하게 될 ‘까막눈의 왕’이라는 공연은 ‘예악당’ 이라는 곳에서 진행되는 모양이다. 예약당은 넓고 컸고 예악당 앞에는 작은 잔디 밭이있었다. 주변에는 여러 건물들이 있었고 기와식의 한국의 전통 건물의 모습을 현대화한 것 같았다. 예매를 할 때 생각보다 많은 석이 이미 매진이 되어있어서 좋은 자리를 선점하지 못했다. 공연장의 구석에서 관람을 하게 되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국악 공연에 와서 국악을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장에는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까막눈의 왕’ 은 세종의 훈민정음 창제를 담아낸 뮤지컬식 소리극이였다. 무대 뒤편에는 국악기를 연주하는 연주자들과 지휘자가 있었고, 무대에는 다양한 소리꾼들이 등장하였다. 평소 국악이라는 것은 정적이고 조용하며 재미없는 것으로만 여겼는데, 오늘 본 공연은 굉장히 동적이면서도 정적이고 멋스러우며 풍부했던 국악이였다. 까막눈의 왕은 이야기가 전개되면서 다양한 노래가 등장하는 소리극이였다. 백성들이 글을 몰라 슬퍼하는 이야기부터, 세종의 어린시절 이야기, 그리고 훈민정음을 창제하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들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훈민정음을 창제하고 반포한 이야기. 그 속에서 겪는 다양한 갈등들과 세종의 내면의 모습을 참 아름답고도 멋지게 표현해 낸 것 같다. 특히 작중에서 ‘까막눈’ 이라는 말이 나오는데, 처음 이 공연을 보기 전에 까막눈이란 것에 별로 큰 의미를 두지 않아서, 그냥 세종의 이야기라고만 생각했었다. 까막눈은 당시 조선사회에서 글자를 모르던 백성들을 은유한 것이였다. 그래서 세종을 까막눈의 왕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여튼 백성들이 글을 모르는 것을 어여삐 여긴 세종은 명나라의 반대와 사대부들의 반대에 좌절을 경험하기도 하지만 결국에 일어서서 백성을 위한 글자, 백성을 위한 바른 소리를 만들어 낸다. 작중에 등장하는 소품들도 굉장히 매력적이고 멋있었다. 소리꾼들이 입고 있는 하얀색 복장은 백의 민족을 떠올리기 해주었고, 특히 작중에서 마지막 장면에서 하늘에 달린 28개의 한글은 참 인상 깊었다. 또한 중간 중간 공연장에 관람객들의 시각을 자극 시켜주는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 조명이라던지 천장에 달린 천이라던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멋있고 세련되 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공연에서는 소리꾼들이 노래를 부르고, 연주자들이 무대 뒤편에서 연주를 했기 때문에 제대로 연주자들이 연주하는 악기들은 보이지 않았는데, 대금, 혜금, 가야금, 피리, 거문고, 아쟁, 태평소, 소금, 해금 등의 다양한 소리들이 들려와 조화를 이루었다 또한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북, 장구, 징, 소고, 꽹가리등도 공연 중간에 등장하였다. Tv나 인터넷으로만 들었던 국악기를 실제로 들어보니 또 느낌이 사뭇 달랐다. 우리 음악도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되었다. 또한 공연자들의 멋드러진 춤사위 역시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정적인 듯 때로는 동적인 듯한 움직임이 시각을 현혹시켰고, 아름답게 울려펴지는 국악기와 노래 가사는 청각을 현혹시키기에 알맞았다. 또한 세종 역할을 맡으신 정회석씨와 손재영씨 그리고 항선 역할을 맡은 윤석기씨의 콤비가 참 재미있었다.
본 공연을 보고난 간단한 소감 및 시사점은 국악도 이렇게 좋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알게 해주었다. 다양한 볼거리와 음악과 노래가 어우러진 풍성한 식탁 앞에 앉아있는 기분이였다. 평소 국악에 대해 별로 관심도 없었고 고리타분한 것으로만 생각했던 나의 인식에 전환점이 돼 주었고 국악에 좀더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것같다. 겨울방학을 이용하여 좀더 다양한 국악 공연을 보고 싶다는 마음도 들었고, 공연 중에 구슬프게 들려오던 악기들의 소리를 다시한 번 듣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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