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판굿

  • 작성일2014-11-16

【정의】농악패나 걸립패, 남사당패 등이 갖가지 놀이를 순서대로 짜서 판놀음에서 솜씨를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놀이판.

내용판굿은 농악패나 걸립패, 남사당패 등이 ‘판’을 벌여서 갖가지 놀이를 순서대로 짜서 연행자들의 예능적 솜씨를 보여주기 위해 벌이는 농악이다. 농악을 치는 굿패들은 세시명절을 맞아 마을의 평화와 풍년을 기원하기 위해 마을굿을 거행한다. 마을굿은 대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신 당산(堂山)에서 벌이는 당산굿으로 시작하여 집집마다 돌면서 고사를 지내는 마당밟이(뜰밟이, 지신밟기, 걸립굿이라고도 함)를 벌인다. 밤에는 마을의 넓은 장소에서 마을 사람들에게 연행자들의 예능적 솜씨를 보여주기 위해 갖가지 놀이를 순서대로 짜서 연행하는 놀이판인 판굿을 벌인다.

판굿을 벌이던 전통에서 전문가들이 생겨나서 여기저기를 떠돌아다니면서 행하(行下:놀이가 끝난 뒤에 주는 보수)를 받고 판을 벌이는 놀이패들이 만들어졌다. 이들을 남사당패짠지패포장걸립패 등으로 부른다. 1960년대에는 여성만으로 구성된 여성 농악단이 판굿을 치면서 전국을 순회공연하는 경우도 성행했다. 요즘 각종 축제나 경연 대회 등에서 농악 공연을 하는 것은 대부분 판굿이다.

판굿의 구성은 굿패마다 각자 다르지만, 보통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① 질굿: 본래는 당산 등으로 이동할 때 길(질)에서 치는 굿이다. ② 채굿: 상쇠가 이끄는 대로 돌면서 일채부터 칠채 가락을 치는 굿이다. ③ 진(陳)놀이: 굿패가 열을 지어 갖가지 도형인 진을 만들면서 노는 굿이다. ④ 재능기: 각각의 악기를 맡은 이들이 자신의 예술적 기량을 마음껏 펼치는 개인 놀이이다. 상쇠의 상쇠놀음 또는 부포놀이, 장구잽이의 설장구놀이, 소고잽이의 소고놀이 또는 벅구놀이, 북잽이의 북춤, 무동이 벌이는 무동놀이 또는 동고리, 긴 끈이 달린 상모를 돌리면서 벌이는 열두발 상모돌리기 등이 있다. ⑤ 소리굿: 굿패들이 민요를 합창하면서 벌이는 소리판이다. 마을에 따라서는 재담으로 연극을 벌이는 도둑잽이를 하기도 한다.

【필자】이용식

참고문헌이용식. [민속, 문화, 그리고 음악]. 서울: 집문당, 2006.

정병호. [농악]. 서울: 열화당,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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