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단가

  • 작성일2014-11-16

【정의】판소리를 부르기에 앞서 목을 풀기 위해 부르는 짧은 노래.

이칭영산(靈山), 허두가(虛頭歌)

【유래 및 역사】송만재(宋晩載, 1788~1851)가 지은 [관우희(觀優戱)]에는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영산(靈山)’을 불렀다는 기록이 있고, 그 내용이 오늘날의 단가인 <진국명산(鎭國名山)>과 같다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조선 시대에는 단가를 영산이라고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신재효(申在孝, 1812~1884)가 남긴 15편의 단가는 ‘허두가(虛頭歌)’라고 한다. 이로 미루어 판소리가 완성되던 18세기~19세기부터 본격적으로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짧은 노래인 단가를 불렀음을 알 수 있다.

정노식(鄭魯湜)의 [조선창극사](1940)에는 명창들이 즐겨 부른 단가를 기록했다. 순조(1800~1834, 재위) 때의 명창 송흥록(宋興祿, 1801~1863)은 <천봉만학가(千峰萬壑歌)>를 잘 불렀고, 철종 때의 명창 정춘풍(鄭春風)은 <소상팔경(瀟湘八景)>을 지었으며, 고종 때의 명창 정정렬(丁貞烈, 1876~1938)은 <적벽부(赤壁賦)>에 곡조를 붙여 불렀다고 한다. 근래에는 송만갑(宋萬甲, 1865~1939)이 <진국명산>을 잘 불렀으며, 정정렬(丁貞烈)이 <적벽부>를 잘 불렀고, 김창룡(金昌龍, 1872~1935)이 <장부한>을, 임방울(林芳蔚, 1904~1961)이 <호남가>를 잘 불렀다고 한다. 또한 가야금 명인이기도 했던 심상건(沈相建, 1889~1965), 오태석(吳太石, 1895~1953) 등은 가야금병창으로 단가를 많이 불렀다.

내용단가의 내용은 주로 중국의 고사나 명승고적, 인생의 감회를 담고 있다. 단가는 대부분 중모리장단에 부르고, 더러 중중모리장단으로 부르기도 하며, 판소리의 한 대목을 부르는 경우도 있다. 단가로 유명한 곡은 <진국명산>, <장부한>, <소상팔경>, <만고강산>, <호남가>, <강상풍월>, <죽장망혜>, <편시춘>, <고고천변>, <운담풍경>, <백수한>, <장부가>, <적벽부>, <백발가>, <사시풍경가> 등이 있다. 단가는 가야금을 함께 연주하면서 가야금 병창으로 부르기도 한다.

 단가에는 특별한 부침새를 쓰지 않는 것이 원칙이나 요즈음에는 부침새를 여러 가지로 쓴 것도 있다. 따라서 부침새를 별로 쓰지 않고 평조로 부르는 곡은 오래된 것이며, 부침새를 구사하는 곡과 계면조로 된 곡은 근래에 생긴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판소리를 갑자기 부르면 목이 잘 트이지 않을 염려가 있어 먼저 부르는 곡인만큼, 보통 빠르기 장단에 평조와 평이한 선율로 되어 목을 서서히 풀어 나가는 것으로 음악은 화평하고 담담한 느낌을 준다.

【필자】이용식

참고문헌백대웅. [다시보는 판소리]. 서울: 도서출판 어울림, 1996.

정노식. [조선창극사]. 서울: 조선일보사 출판부,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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