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길꼬냉이

  • 작성일2014-11-16

【정의】진도 지방에서 농사를 지을 때 부르는 들노래.

【이칭(異稱)】길군악, 질꼬내기, 길꼬내기, 질꾸내기, 질꾸래기, 질꼬래기, 질꼬냉이, 길노래, 제화소리, 장원질소리, 풍장소리

【유래 및 역사】도 지방에서 오랜 세월 농사를 지으며 불러왔던 들노래는 1973년 남도들노래라는 이름으로 중요무형문화재 제51호로 지정되어 오늘날 전승되고 있다.

【내용】<길꼬냉이>는 <길군악(-軍樂)>의 발음이 변하여 전래된 것이다. 일반적으로 논농사를 지으면서 논의 김을 세 차례에 걸쳐 매는데 마지막 세 벌 김매기를 할 때에는 ‘만물’ 또는 ‘만드리’[만두레]라 하여 제대로 갖춰진 농사 축제를 벌인다. 마을에 풍물패가 있으면 풍물꾼들도 풍물 복색(풍물 의상)을 제대로 갖추어 입고서 농기, 영기 등 깃발을 앞세워서 들로 나간다. 김매기 노래를 부르며 김을 맨 후에는 그 해 가장 농사가 잘된 집의 상머슴을 뽑아 ‘장원(壯元)’이라 하고, 그를 소 등에 태운 후 풍물패를 앞세워 길게 줄지어 마을로 돌아 오면서 춤을 추며 <길꼬냉이>를 부른다. 일꾼들은 장원이 타고 가는 황소의 코뚜레에 흰 천을 양편에 묶어 잡고 행진을 한다. 또한 소의 몸에는 흰 천을 감고 거기다가 칡넝쿨 또는 담쟁이넝쿨을 감기도 하고, 장원의 얼굴에는 까만 그을음을 칠하고, 풀잎 안경을 쓰며 등에는 진흙으로 손바닥 도장을 찍고 어깨에 삽을 멘다고 한다.

 농사, 과거, 활쏘기, 씨름 등의 장원이 정해졌을 때는 ‘지화자 소리’를 불러서 축하를 해주며 <길꼬냉이>의 가사에도 ‘지화자’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길꼬냉이> 소리가 끝나는 곳은 장원으로 뽑힌 머슴의 주인집 대문 앞이며 그 집에서는 마을 사람들을 모두 먹일 술과 닭죽 등 음식을 내놓고 밤을 새워 논다. 지역에 따라 장원례의 의식 노래로 길에서 부른다 하여 ‘장원질소리’라 부르는 곳도 많고, 풍물패를 앞장세우고 소리한다 하여 풍장소리라고도 한다.

 진도 지방 <길꼬냉이>는 엇청으로 솔-라-도-레-미 평조 선율로 진행되다가 ‘지화자자자 헐싸’ 하는 마무리 대목에 이르면 본청의 남도 계면조 선율로 돌아가서 매듭짓는 독특한 가락으로 되어 있다. 장단은 <자진육자배기>와 같은 느린 세마치장단이나 3연음적인 느린 중모리장단에 맞는다.

 선소리꾼이 느린 중모리 2장단에 해당하는 소리를 힘차게 메기면, 나머지 일꾼들이 같은 길이의 받는소리를 받는다.

 농사꾼들은 노래를 부르며 팔을 양옆 어깨높이로 올려 덩실덩실 춤을 추다가 노랫말 ‘지화자자자’ 다음의 ‘헐싸’ 하는 대목에서는 두 손을 만세 부르듯이 높이 들어 올렸다가 내린다. 장엄하고도 흥겨운 분위기를 함께 느낄 수 있는 노래이다.

진도지방 <길꼬냉이>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받는소리 :

에헤야 에헤야 얼씨허 어허얼사 지와자자

아하 얼시구나 지와자자자 헐싸 좋네

메기는소리 :

- 내돌아간다 내돌아간다

정든 임 따라서 내가 돌아를 가는고나야

- 오동추야 달도 밝고

임 생각이 하 내가 절로만 나는고나야

- 뽕 따러간다 뽕 따러간다

뒷동산으로 내가 뽕따러 가는구나야

- 인제가면 언제올까

아무리해도 내가 못오겠구나야

 

필자】김현숙

【참고문헌】『진도속요와 보존』진도민요보존회,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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