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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국립국악원 목요풍류 - 작은 춘향이야기
작성자
정영진
작성일
2018-04-02
조회수
1426
작성자
정영진
조회수
1426
작성일
2018-04-02
관람공연
목요풍류
흔히들 주변에서 서양 클래식(classic )은 고상하며 품격이 있는 음악이지만 국악은 고리타분하고 나이 드신 분들의 음악으로, 판소리는 지루하고 이런 걸 왜 좋아하지 모르겠다 한다. 또한 국악이나 서양클래식이나 훌륭한 고전음악인데 서양클래식은 고급음악이고 국악은 가치를 인정하고 싶지 않는 음악이라는 인식이 우리들의 일반적인 견해이다.
6.25 전쟁 이후 우리 사회를 지배해 버린 서양문화의 영향과 이 영향 속에서 자리 잡은 잘못된 우리 음악교육의 형태와 여기에 병행한 삶의 환경이 만들어낸 어찌하기 어려운 결과이다. 하지만 지금 쉽고 편하며 익숙하다 하여 버리고 매장시키면 안 되기에 국악을 살리고 보급하며 발전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쉼 없이 세상 속으로 파고들어야 하는 것이다.
전북 남원에 자리 잡은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반주에 창극단이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목요풍류 무대에서 보여준 작은 춘향이야기는 작금(昨今)의 국악과 판소리 현실에서 한줄기 서광(曙光)이며 나아가야할 길의 또 하나의 방향 제시 의미가 담긴 즐거움, 기쁨, 행복을 가득 채워준 훌륭한 작품이었다.
꾸밈이 없는 멍석마당 같은 무대 위에 3명의 남성, 4명의 여성, 7명의 소리꾼이 올라와 1명 고수의 북장단에 소리너울 위를 파도 타듯 거닐다, 가야금, 거문고, 해금, 선율에 둥둥 떠다니고, 대금 소리 따라 계면조(界面調)의 애달고 슬픈 고갯길을 살며시 넘어가던 무대는 마치 찰리채플린의 판토마임(pantomime)에 좋은 소리가 함께한 것 같은 최고의 무대 이었다.
길게는 8시간 이상 걸리는 춘향가 완창을 만첩청산, 사랑과 이별, 십장가, 농부가, 쑥대머리, 어사출도 등 눈 대목 소리를 중심으로 현대적 감각에 맞게 1시간 조금 넘은 작품으로 창작하여 창극(唱劇) 형식으로 펼쳤다. 이끌고 나아가는 도창(導唱), 떼로 부르는 입체창(立體唱), 나누어 부르는 분창(分唱)등을 7명의 소리꾼이 배역 단독 고정 없이 소리의 진행 흐름에 따라 배역을 바꿔가며 주고받고 전달하며 쳇 바퀴 돌 듯 돌아가는 극의 흐름은 신선함과 흥미 재미를 듬뿍 선사 했다.
모두 다 명창이다 하여도 손색없는 창자들의 소리는 잘한다, 좋다, 저절로 추임새가 튀어 나왔다, 소리 따라 몸을 움직여 감정을 표현하는 몸짓 발림은 유명 연극배우의 뛰어난 연기 이상의 표현력으로 관객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소리의 사이사이를 이어주는 아니리가 고전과 현대를 혼합한 언어의 마술이었다. 이 모두가 하나가 되어버린 객석은 웃음이 넘쳐났고 희열(喜悅)의 충만감으로 가득 찼다.
판소리의 뛰어난 가치와 소리미학의 진정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를 가르쳐 주었고, 우리가 우리 것을 소홀히 하는 부끄러움을 깨달게 하였다. 해금 울림을 배경삼아 애잔한 감정 속으로 끌어들이던 ‘방수미’ 명창의 “숙대머리”는 감탄, 감동이 이어져 숨소리마저 멈추게 하던 생생함이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작은 춘향 이야기를 위해 수고 하신 모든 분들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올리며 내가 누린 즐거움, 기쁨, 행복을 많은 사람들이 함께 누릴 수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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