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즐거운 한국의 악가무

최근에 가야금 공연을 처음 보고 감동받아, 국립국악원의 토요명품공연을 예매했습니다. 10월 20일자 공연을 관람하였는데, 모든 무대가 알차고 재미있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일 인상깊었던 것들은 처용무, 부채춤, 사물놀이 앉은반이었습니다.

처용무는 악귀를 쫓고 평화를 기원하거나, 새해 전날 행운을 빌기 위해 추던 궁중무용이라고 합니다. 그 이름에 맞게 파랑, 빨강, 노랑, 검정, 흰색 등 오방색의 옷을 입고 탈을 쓰신 무용수님들이 사뿐사뿐하며 절도있는 춤을 보여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 탈이 무시무시하기보다 귀걸이와 장식 등으로 인해 화려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의식을 거행하는 춤이라서 지루할 것이라 예상했는데, 국악기의 연주소리와 어우러져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손짓 발짓 하나하나에 집중시키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에 노란 옷을 입은 무용수님을 중심으로 (관객입장에서) 앞쪽에 검은색, 왼쪽에 파란색, 뒤쪽에 빨간색, 오른쪽에 흰색을 입으신 무용수님이 서서 이 차례대로 노란옷을 입으신 분과 한분씩 인사를 하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공연을 보기 전에 복장과 이러한 장면들의 의미를 알고 보면 더욱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부채춤은 '곡선의 미'라는 단어가 바로 떠올랐습니다. 한복과 부채가 어우러져 부드러운 느낌이 드는 무대였습니다. 처음에 가야금이 '도로롱도로롱'하는 느낌으로 시작되는데, 마음이 편안해지고 좋았습니다. 한번 집중해서 들어보세요.ㅎㅎ 까꿍하는 모습의 춤은 귀엽고, 파도처럼 넘실거리는 춤은 역시 부채춤의 묘미라고 생각했습니다. 처용무와 마찬가지로 음악과 매우 잘 어울렸고, 부채로 미세한 떨림을 표현하실 때 팔이 아프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마지막에 퇴장하실 때 소소한 깜짝 요소가 숨겨져있는데 무대로 직접 확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미리 말하면 무대보실 때 스포당한 느낌이 들 것 같습니다.)

사물놀이 앉은반은 말 그대로 사물놀이였습니다. 징, 꽹과리, 장구, 북만으로도 공간을 꽉 채우며 함께 놀지 않으면 안 될 것만 같았습니다. 실제로 악기를 연주하시는 분들 모두 표정들이 밝으셔서 진정으로 무대를 즐기는 것이 보였습니다. 점점 빨라지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마지막에 흥이 폭발하는데, 끝나는 것이 아쉬울 정도였습니다.

토요명품공연에서 국악은 지루하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그 매력을 알게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절대 후회하지 않고, 생각 이상으로 즐거운 문화생활이 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국악이 음반과 음원이 활성화되어 생활속에서도 함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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