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제83회 남원 춘향제 기념 공연 - 창극 '춘향전' 감상 후기

코로나 기간 국악 공연을 감상하고 싶었는데 유튜브에 올려진 국립 민속 국악원의 창극 춘향전이 있었고, 국악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 이 공연을 감상하게 되었다.
창극이란, 고수의 북 장단에 맞추어 한 사람의 소리광대가 부르던 판소리를 배역에 따라 분창하고 무대배경과 의상 및 연기를 추가한 것이다. 창극 춘향전은 판소리의 다섯 마당 중의 한 마당인 춘향가를 창극으로 만든것이다.

춘향전의 내용은 이몽룡이 남원의 광한루에서 춘향이를 보고 반하게 되며 춘향과 이몽룡이 사랑에 빠지지만, 이몽룡이 한양의 벼슬길에 오르면서 둘은 이별하게 되고 변학도가 남원의 사또로 부임하며 춘향에게 수청을 요구하는데 춘향이 이를 거절하고 옥에 갇히게 된다. 하지만 이몽룡이 과거에 급제하여 암행어사가 되어 변사또를 심판하며 결국 춘향이와 이몽룡이 다시 만나서 사랑하는 내용이다.
이 내용에 맞춰서 창극이 진행하게 되는데, 춘향과 이몽룡이 서로 사랑하는 것을 표현할 때 춘향가의 유명한 대목인 ‘이리 오너라 업고 놀자’인 사랑가를 불렀다. 항상 사랑가의 도입부분만 들었지 완곡으로 들은 적은 이번 공연을 통해서 처음 듣는데, 곡이 정겹고 즐거웠다. 그리고 국악이 접근하기 어려운 음악이 아니라 사람을 즐겁게도 하고, 슬프게도 할 수 있는 음악이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이몽룡과 춘향이가 헤어지는 부분에서는 춘향이가 ‘이별이 왠 말이냐’라고 하며 정말 애가 타도록 소리를 하는데 이 부분을 보고 같이 가슴이 아파왔고, 연기를 배우 못지않게 잘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신재효가 말한, 판소리를 할 때 조건인 사설치래, 인물치래, 득음, 마지막으로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뜻의 너름새가 필요하다고 한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알 수 있게 되었다.
창극 춘향전에서는 중간중간 재미 요소도 빠뜨리지 않았는데, 향단이와 방자가 주고받는 부분과 이몽룡이 암행어사에 급제하였지만, 거지 행색을 하고 춘향 엄마에게 나타났을 때 춘향 엄마가 이몽룡이 거지가 되었다는 사실을 믿고 싶지 않아서 부정하는 상황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여 재미를 더해주었다.
마지막에 이몽룡이 암행어사로서 변사또를 심판할 때는 보는 사람이 정말 통쾌했고, 춘향전 속에 선조들이 바랬던 사필귀정의 의미가 더해져 있다는 것 또한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춘향이와 이몽룡이 다시 만나면서 사랑가로 극이 마무리되었다.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공연을 하는 것이 국악의 또 다른 특징인데 이것이 영상에 잘 담겨있어서 너무 좋았고, 코로나가 종식되면 직접 창극을 관람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이 힘든기간 창극 춘향가를 통해서, 평소에 국악이 어렵고 지루하게 느낀 분들이 있다면 이 공연으로 국악이 더욱 가깝게 느껴지고 즐겁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유튜브에 있는 이 공연을 보고 국악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국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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