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2021 국립국악원 새해국악연 " 벽사진경 " 감상 후기

감상문 과제를 받고, 여러 공연들을 찾아보던 중 아직 국악이 익숙하지 않은 나에게 그나마 많이 들어본 듯한 단어들이 제목에 있는 새해국악연 ‘벽사진경’ 공연이 눈에 띄었고, 2021 새해를 맞아 열린 공연이어서 더욱 더 풍성한 공연을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이 공연을 선택하게 되었다. ‘벽사진경’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경사로운 일을 맞이한다는 뜻이다.
공연은 대취타 / 비나리 / 해령 / 대감놀이 / 아리랑환상곡 /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로 구성되었다.
첫 공연인 대취타는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공연하였다. 대취타는 크게 불고, 때린다는 의미로 조선시대 왕이 성문 밖으로 행차할 때, 또는 군대의 행진 등에 사용되었다고 한다. 왕이 성문 밖으로 행차할 때, 또는 군대의 행진 등에 쓰인 음악인 만큼, 시작부터 끝까지 크고 웅장한 느낌이 들었다. 그냥 소리만 들었을 때에는 태평소와 자바라, 징 소리가 뚜렷해서 별로 많은 악기가 사용되지 않은 줄 알았는데, 태평소와 자바라 외에 나발, 나각, 장구, 북 등 굉장히 여러 가지 악기가 쓰인 것이 의외였다. 자바라 소리와 함께 쿵 하는 소리가 그저 한 악기의 소리인 줄만 알았는데 여러 가지 악기들의 소리가 합쳐진 것이었다. 공연의 첫 시작을 알리는 곡으로 탁월한 곡이었다고 느꼈다.
다음 곡은 두 번째 달과 채수현 님의 ‘비나리’였다. 평소 퓨전국악을 좋아하는 편이어서 공연의 프로그램들 중 가장 흥미롭게 본 공연이었다. 바이올린과 드럼, 키보드, 베이스, 기타의 선율에 얹어진 징 소리와 판소리가 위화감 없이 잘 어울려서 현대 음악 같으면서도 한국의 멋이 드러나 인상깊었다. 중간 중간 징을 치는 소리가 곡의 신나는 분위기를 더욱 고조시켰다. 소원성취를 비는 곡인만큼 곡을 들으면서 복이 들어올 것 같은 느낌을 주었다. 미래에 교사가 된다면 국악의 멋을 보다 친근하게 알리기 위해 서양음악과 국악을 결합한 퓨전 국악 밴드를 만들어 보고 싶다.
다음 공연은 국립국악원 정악단이 연주한 ‘해령’이었다. 나쁜 기운과 맺힘을 풀어버리길 기원하는 무대였다. 해령은 여민락 영의 가락을 바탕으로 장식적인 가락을 추가하여 변주한 음악이라고 한다. 이 곡 또한 왕의 행차에서 위엄을 돋우는 곡으로 화려하면서도 근엄하고 장중한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특히 종을 여러 개 늘여놓은 듯한 악기와 ㄱ자 모양을 여러 개 정렬해놓고 치는 악기는 처음 보는 악기여서 신기했다.
그 다음 공연은 국립국악원 민속악단이 공연한 대감놀이였다. 대감놀이는 서울과 경기 지역에서 대감신을 모시는 재수굿으로, 액운과 액살을 풀어내고 복을 전하며 모두의 평안을 기원하는 곡이라고 한다. 대감놀이는' 부정거리', '노랫가락', '공수','창부타령' 으로 구성되었다. '부정거리'에서는 다른 악기의 연주 없이 징 소리만을 이용해 노래를 하였다. 다른 가락 악기 없이 징 소리 만을 이용하여 노래를 하니 집중력을 높이게 하였고, 가사에만 더욱 집중이 되었다. 부정거리가 끝난 후, 다른 단원의 '노랫가락'부분이 시작되었다. 여러 악기들과 함께 노래가 시작되었다. 대금과 피리 소리를 중심으로 노래를 이어갔다. 그 후 '공수' 부분이 시작되었다. 세 명의 단원이 함께 일어나 주고받듯 노래와 추임새를 시작하였다. 한 명이 소리를 낼 때, 옆에 두 단원들은 추임새를 해주는 부분이 마치 역할극을 보는 듯 흥미로웠다. 코로나 시국을 반영하여 의료진에게 감사를 전하는 가사와 가정의 행복을 비는 가사가 정말로 한 해가 잘 풀릴 듯한 기운을 주었다. 그 후 '무가 창부타령'이 시작됐다. “도와주세요” 라는 말과 함께 빌며, 오방기를 뽑는 모습이 실제 굿을 보는 듯 했다. 그 후 '창부타령'이 시작되었다. 세 명의 단원들이 다 함께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마을 잔치의 마무리를 연상케 했다. “사시풍경 좋은 시절 아니 놀고 어이 하리”라는 가사가 인상깊었다. 굿으로 마을의 기원과 안녕을 비는 옛 사람들의 모습이 생생하게 그려진 무대였다.
다음 곡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아리랑환상곡’이었다. 도입부분에서 해금의 연주와 피리의 독주 부분이 마치 풀숲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하였다. 해금의 연주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하였다. 해금이 멜로디 부분을 연주하다가, 피리와 대금이 멜로디를 연주했다. 그 후 모든 악기가 다함께 주선율을 연주하는데 소름이 돋았다. 은은하게 진행이 되다가 시작된 양금의 연주가 은은함과 대조되는 웅장함을 더해주었다. 피리의 독주로 곡이 마무리 되는 듯 하였으나 대금과 아쟁이 처음 들어보는 새로운 멜로디를 연주해 나갔다. 앞에서의 희망차고 밝은 분위기와는 달리, 마이너한 음색이 아리랑의 정서를 더욱 잘 표현한 것 같고, 서양의 타악기를 함께 사용해 무게감이 느껴졌고, 마치 사극의 슬픈 장면에 나올법한 느낌이었다. 단조의 진행 후, 다시 원래의 밝은 선율이 진행되었는데, 반주의 변형으로 도입에 나온 느낌과는 다르게 마치 놀이공원 퍼레이드에 나올 법한 신나는 느낌이 들었다. 퍼레이드가 끝난 후의 느낌처럼 대금, 가야금, 아쟁, 피리가 반주없이 멜로디를 잔잔하게 연주한 후 대금의 독주로 곡이 끝이 났다.
마지막 곡은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오케스트라 아시아를 위한 뱃노래’였다. 뱃고동 소리를 나타내는 나각의 소리로 시작되었다. 나발의 우렁찬 소리가 출발하는 배의 느낌을 내주었다. 중간중간 나는 나각 소리가 배가 떠나는 듯한 모습을 더 현실감 있게 해주었다. 마디마디마다 나는 가야금 소리가 출렁이는 바닷물을 나타내는 듯 하였다. 노래를 들으면서 정말 바다에서 배가 힘차게 움직이는 모습이 상상되었다. 대해의 모습과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역동적인 배의 모습을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게 하는 공연이었다.

국악 공연을 제대로 집중해서 본 적은 없었는데, 온라인으로 국악 공연을 생생하게 볼 수 있어서 좋았고, 이번 기회로 국악이 조금 더 친숙해진 느낌이 든다. 국악이 현대 사회에서 크게 보편화되지 않았는데, 앞으로의 음악 교육은 학생들이 국악을 어렵지 않게 생각하고, 국악이 사회적으로 보편화 될 수 있도록 퓨전국악과 같이 다양한 음악들과의 융합을 통해 친밀하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교육이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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