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2015 ‘목요풍류 : 안숙선의 판소리’ 감상후기

‘목요풍류 : 안숙선의 판소리’

202011020 윤준성

Ⅰ. 계기

2015년 3월부터 9개월에 걸쳐 열린 이 공연은 판소리를 비롯해 가야금, 아쟁, 해금 등 그야말로 국악의 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2015년이면 중학교 2학년인 해인데, 예술의전당 등 학교에서 여러 공연을 보여주러 체험학습을 많이 다녀왔던 때이다. 오페라, 뮤지컬, 국악, 연극 등 가릴 것 없이 모두 즐겁게 보았던 기억이 난다. 국악은 판소리를 들었고, 그 나이에 무슨 뜻인지 잘은 모르지만 북치는 고수의 추임새에 괜히 웃기기도 하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뮤지컬, 오페라 등은 접할 기회가 많았지만 판소리를 볼 기회가 없었고, 내가 굳이 찾아가서 볼 필요도 없다고 느꼈었다. 그래서 과제 겸 시청을 넘어서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 돌아가보고, 또 그 때 들었던 판소리와 지금 어느 정도 성숙해서 듣는 판소리는 어떤 차이가 있는 지 내가 직접 느껴볼까 하는 마음에 국악 공연 중에서도 판소리를 택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가야금병창이라는 장르를 알게 되고 흥미로운 마음에 이 공연을 시청했다.

Ⅱ. 공연 소개

‘목요풍류’는 2015년부터 올해에까지 현재진행형으로 열리고 있는 국악 시리즈 공연이다. 본래는 주로 서초구에 위치한 ‘풍류사랑방’이란 건물에서 공연했지만, 현재 코로나 사태로 인한 대면 공연이 어려워져 유튜브에 온라인으로 유료 공연을 하고 있다. 풍류사랑방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여러 국악 단체들이 국악의 다양한 장르를 많이 공연한 국악공연 전용 홀이다. 상주 단체는 정악단, 민속악단, 무용단, 창작악단이다. 130석(장애인석 포함 140석)의 아담한 소극장이지만 그만큼 청중들이 더 가깝고 생생하게 공연을 볼 수 있고, 사이드에 악기와 연주자들이 배치되는 적당한 넓이의 공간도 있다. 다만 본 스탠드에서 많은 악기들을 올려서 연주하는 장면은 드물고, 연주자들 간 간격이 매우 좁아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공연은 어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했듯 내가 소개할 공연은 목요풍류 중 가야금병창 공연인 ‘안숙선의 판소리’이다.
가야금병창은 소리꾼이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부르는 장르이며, 일제강점기 시절 대중적으로 특히 유행했었다. 소리꾼이 가야금도 같이 연주하기 때문에 가야금의 실력도 철저히 보장되어야 하며, 보통 가야금산조에도 능숙한 모습을 보인다. 특히 ‘석화제’라고 이름을 붙여, 부르고 듣는 것이 모두 편한 것을 중시하여 대중들과의 소통을 우선시하는 장르가고 볼 수 있다.








Ⅲ. 내용 및 소감

이 영상 속 공연에서는 가야금병창 말고도 판소리, 남도민요 등 다양한 곡도 선보였으나, 가야금병창이 주를 이루므로 이에 대해서 더 자세히 소개하고 싶다.

먼저 ‘제비노정기’이다. 제비라 하면 역시 흥부전이 떠오르게 마련이다. 흥보에 대한 내용은 맞지만, 이 곡은 어디까지나 박씨를 물어다주는 제비의 여정을 네 파트에 걸쳐서 소개하는 노래이다. 시작으로, 역시 다리가 부러진 제비를 흥부가 ‘다리가 왜이리 부었노’ 와 같은 말을 하며 치료해준다. 제비는 고맙단 인사와 함께 강남에서 출발하여 중국을 구경하면서 ‘중국노정기’가 시작된다. “~~ 거중에 둥실 높이 떠 두루 사면을 살펴보니 서촉 지척이요 동해창망하구나.” 하면서 본격적인 시작을 알린다. ‘떠’ 부분을 높고 길게, 그리고 강조하듯 크게 처리하여 제비가 하늘 높이 나는 모습을 마치 눈앞에서 보는 듯 생동감 있게 전달한다. 조선에서 중국으로 나는 제비는 올라오면서 많은 유적과 경치를 보는데 이와 관련있는 한시와 고사를 언급하며 지명을 하나하나 부르면서 제비가 그만큼 흥에 취해 있다는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언급된 지명으로는 축융봉, 회양봉, 황릉묘, 봉황대, 황학루, 금릉, 종남산, 이수, 계명산, 남병산...... 등등이 있다.

다음 곧 한양으로 내려오는 ‘북방노정기’ 역시 제비가 지나는 곳들을 나열하면서 동선을 직접 드러내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현실감과 생동감을 전달한다. “요동 칠백리를 순식간에 다 지내여 압록강을 건너 의주를 다다라 영고탑 통군정을 올라보고 안남산 밖남산 석벽강 용천강 좌호령을 넘어 부산파발 할마고개 강동다리를 건너...” 와 같은 식의 가사로 이루어져있다.

세 번 째로 ‘남방노정기’는 흥부네로 돌아오는 여정을 나타낸다. 곡의 외부적 요소에서 특이한 점은 춘향가의 (어사노정기)의 앞부분을 이용했다고 한다. 또한 “흥보집을 당도하여 안으로 펄펄 날아들어 들보 위에 올라 앉어 제비 말로 운다 지지지지 주지주지 거지연지 우지배요 낙지각지 철지연지 은지덕지 수지차로 함지표지 내지배오 삐드드드드”와 같이 흥보네로 오면서 제비 소리로 우는 의성어 가사가 귀에 생생히 박힐 만큼 묘미를 자랑한다.

그리고 네 번 째 부분에서 박씨를 물어주고 떠나가는 제비와 흥부의 대화로 끝이 난다.

제비노정기는 빠른 중중모리장단, 또는 늦은 자진모리장단으로 부르면서, 주인공인 제비가 빠르고 높고 경쾌하게 날아다니는 모습을 표현하였다. 특히 악센트와 리듬을 적절히 조합하면서 제비가 이리저리 활강하며 다니는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가사 중에 나오는 중국의 여정은 장소의 순서가 여기저기여서 현실적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어느 부분에선 사람의 행보와 거의 흡사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가사가 아닌 소리꾼의 여정을 적절히 녹였다는 평가가 있다.

악기는 가야금병창인만큼 소리꾼이 가야금을 연주하면서 노래부르며, 고수가 북이 아닌 장구로 연주하고 있다. 많은 분석에서 일종의 판소리거나, 판소리와 같은 부류라는 내용을 부정하듯 설명하고 있어 판소리로 보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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