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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류기행 – 인천편 관람후기
작성자
정영진
작성일
2022-09-30
조회수
283
작성자
정영진
조회수
283
작성일
2022-09-30
풍류기행은 한국문화재재단에서 평소에 접하기 힘든 전국 각 지역의 전통예술의 멋과 아름다움을 국가무형문화재 전수회관 풍류극장 무대를 통하여 관객들에게 선물하는 기획공연으로 오늘 공연은 인천 편이었다. 인천지역 전통문화유산의 명맥을 전승해 오고 있는 명인들이 관객에게 좀 더 사실적으로 보여주고 이해를 돕기 위해 한판의 공연과 VCR 영상, 이에 따른 전문가의 해설과 이야기로 특별하게 꾸며졌다.
1963년 설립된 인천국악원 ‘경아대(景雅臺)’ 근처에서 1959년 태어나 아동기를 거쳐 자연스럽게 ‘국악’을 접하며 성장한 국악계 최고 평론가인 인천 사람 윤중강이 사회와 해설을 맡아 생소한 인천국악이 친근감 있게 다가와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물 빠진 인천 앞바다 드넓은 갯벌이 무대화면 가득 영상으로 펼쳐지면서 윤중강은 관객에게 눈을 감고 영상 속 인천을 그려 보라한다. 눈을 뜨자 무대위에서 매김 소리꾼 3명이 궁시렁거리며 부르는 소리라 하는 ‘군음’을 노래하고 10명의 아낙이 부지런히 굴과 조개를 캐고 있다.
구성진 소리에 실린 바닷가 여인들의 어렵고 고된 생활을 하소연으로 풀어내는 노래였지만 맑고 깨끗하여 애잔함을 넘어 한 서린 삶이 보였다.
붉은 노을빛에 감싸인 등대가 외로운 바다 화면을 배경으로 무속장구와 물 채운 자배기(물허벅)에 바가지를 엎어 놓고 가느다란 나무가락과 또아리로 두들기는 물장구 장단에 “나나나나 산이로구나, 아니 놀고 뭘 할 소냐.” 흥겨운 노래 가락에 어깨가 저절로 덩실거렸고 갯가 아낙들의 어설픈 춤사위가 안타까워 엉덩이마저 움찍거리게 한 ‘나나니타령’ 이었다.
화면에는 일제강점기 인천 모습을 시작으로 인천의 변천 모습이 비춰지며, 1920년 국악동호인 모임 이우구락부(以友俱樂部)가 조직되어 매주 토요일 해광사 사찰 등에서 인천국악을 연습을 하고 한국최초의 감리교회인 인천내리교회에서 발표하며 인천국악의 맥을 이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사라져버렸다. 이를 안타까워한 인천 국악인들이 모금운동을 하여 1963년 인천국악원 “경아대(景雅臺)”를 설립하였고 이두칠-김응악-인천줄풍류보존회로 이어지는 인천국악로드를 윤중강이 들려주었다.
이어 지리적으로 서울과 매우 가깝지만 1920년부터 인천 사람으로 구성되어 서울과 다르게 독특하게 자리 잡은 인천 고유풍류 ‘인천줄풍류(인천향제줄풍류) 염불도드리’가 연주 되었다.
박복임 경기민요 명창의 태평가•양산도•밀양아리랑이 인천줄풍류로 다소 가라앉던 객석 분위기에 열기를 부어넣었고, 세피리의 울음과 신디사이저 소리를 바닥 음으로 3대의 장구 궁편과 채편을 손바닥으로 파도가 출렁이듯 두들기다 한 흐름이 지나자 궁채와 편채가 ‘덩덩 궁덕쿵’ 신명을 불렀다. 세피리와 신디사이저는 더욱더 허공을 향해 울부짖었고 장구를 두들기는 ‘덩따’ 소리는 가슴을 깊게 파고들었다. 현란하게 춤을 추는 손놀림을 따라 점점 빠르게 커지는 장구소리의 파도가 천둥을 치다, 일순간 멈춰버린 전통연희단 잔치마당 설장고 시나위였다.
“인천 제물포 모두 살기 좋아도 왜인 위세로 난 못 살겠네, ~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알션 아라리아” 인천 지역에서 거의 불리지 않고 그 존재조차 모르다, 최근에 발굴된 일제강점기 일제에 대한 저항성 감정이 담긴 ‘인천아리랑’를 들을 수 있는 행복을 누린 것은 행운이었다.
약 70여분의 공연시간 동안 인천지역의 전통예술의 멋과 아름다움을 체험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허허’하고 웃음을 지을 수 있지만 한국문화재재단의 각고의 노력이 없었다면 오늘 이 소중한 시간은 없었을 것이다. 급격한 현대사회의 변화 속에서 사라져가는 우리전통문화를 전승 보전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든 이와 한국문화재재단에 따뜻한 고마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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