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보허자

  • 작성일2014-11-16

【정의】 고려 때 송나라에서 들어온 사악(詞樂) 중에 한 곡으로 <관악보허자>와 <현악보허자>가 있음.

【이칭(異稱)】 <관악보허자>의 아명은 <장춘불로지곡>이고, <현악보허자>의 아명은 <황하청>임. <관악보허자>를 <보허자> 또는 <당악보허자>라고 하고, <현악보허자>를 <보허사> 또는 <향악보허자>라고 함.

【유래 및 역사】 [고려사] 악지 당악조에 <보허자>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당악정재의 하나인 <오양선>의 창사와 함께 연주되던 악곡이다. <보허자>의 최고(最古)의 형태는 [대악후보]에서 찾을 수 있다. ??대악후보??의 <보허자>는 미전사와 미후사가 있고, 환두 형식의 악곡이다. [대악후보] <보허자>의 음역(音域)은 당악기 음역인 한 옥타브 반이고, 거문고의 문현 용법이 없다.

1572년에 편찬된 [금합자보]에 실려 있는 <보허자>는 향악화 과정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향악화 과정의 내용은 첫째, [대악후보] <보허자>는 미전사와 미후사가 모두 기록되어 있으나 [금합자보] <보허자>는 미전사와 미후사의 환두 부분만 기록되어 있다. 둘째, [금합자보] <보허자>의 적보(笛譜)는 당악기 음역인 한 옥타브 반을 유지하고 있으나 거문고 악보에는 음역이 두 옥타브에 이를 정도로 넓어진다. 거문고 악보에 문현과 청현의 용법이 첨가된다.

1680년에 편찬된 [신증금보]의 <보허자>에는 미전사와 미후사가 모두 전한다. 그러나 가사 붙임에 잘못된 점이 많다. 이런 점은 <보허자>의 기악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을 보여준다. [신증금보]의 <보허자>에는 거문고의 청(淸)법을 중심으로 장(章)의 구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신증금보]의 <보허자>는 음역이 넓어지고, 문현 용법을 규칙적으로 사용한다. [신증금보]의 <보허자>는 환입 끝에 환두 가락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은 지입과 환입이 독립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그 독립한 환입이 <도드리>의 원형이다.

1724년에 편찬된 [한금신보]에는 <보허자>의 가사가 완전히 탈락하고, <보허자>의 파생곡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한금신보] <보허자>는 미전사와 미후사의 환두까지의 악곡이다. 이것은 <현악보허자>에 해당하는 악곡이다. [한금신보] <보허자본환입>은 <보허자>의 환입 이하 선율을 변주한 것으로서, 현행의 <도드리>에 해당한다. [한금신보] <보허자삭환입>은 <보허자본환입>을 한 옥타브 올린 것으로 현행 <웃도드리>에 해당한다. [한금신보] <보허자제지>는 보허자의 가락을 덜어낸다는 뜻이다. [한금신보] <보허자제지>는 현행 <우조가락도드리>에 해당한다.

??한금신보?의 <보허자본환입>, <보허자삭환입>, <보허자제지>는 10박 계통의 장단을 유지하면서 그 속도만 달라진 악곡들이다. 1800년경에 편찬된 [유예지]에 <보허사>라는 악곡명이 처음으로 나타난다. [유예지] <대현환입>은 [한금신보] <보허자본환입>을 변주한 악곡이다. [한금신보] <보허자본환입>은 10박 계통의 악곡이었으나 [유예지] <대현환입>은 6박 계통의 음악으로 변하여 현행 <도드리>와 같은 장단으로 된 악곡이다.

1841년에 편찬된 [삼죽금보]에 <양청환입>이 처음으로 나타나는데, <양청환입>은 <웃도드리>를 변주한 악곡이다. <보허자>를 7장으로 구분한 것은 1800년경에 편찬된 [유예지]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현행 <현악보허사>의 초장, 2장, 3장, 4장은 한 장단이 20박으로 되어 있고 5장, 6장, 7장은 한 장단이 10으로 되어 있다. 5장, 6장, 7장은 초장, 2장, 3장, 4장보다 빠른 속도로 연주된다. 5장, 6장, 7장이 빨라지는 것은 1724년에 편찬된 [한금신보]에서 처음으로 나타난다. [속악원보]에는 <관악보허자>와 <현악보허자>가 모두 기록되어 있다.

현행 <관악보허자>는 [속악원보] <관악보허자>의 7편중에서 1편, 3편, 4편에서 발췌한 악곡이다.

【내용】<관악보허자>는 궁중의 연향과 정재 반주에 많이 사용되었다. <관악보허자>는 3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장 6장단, 2장 6장단, 3장, 17장단으로 모두 29장단이다. 악기 편성은 당피리, 대금, 당적, 해금, 아쟁, 장구, 좌고, 편종, 편경이다. 정재 반주일 때는 당피리를 향피리로 바꾸어서 연주하기도 하고 대금 해금, 장구 좌고이다. 출현음은 황(黃), 태(太), 중(仲), 임(林), 남(南)의 5음이 주요음이다. 응(應)은 3장 8째 장단과 11째 장단에 출현한다. 응(應)이 출현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황종평조이다. <장생보연지무>에서 <관악보허자>의 초장과 2장의 선율에 맞추어 창사를 부르는 것을 <수악절창사>라고 한다.

<현악보허자>를 보허사로 부르게 된 것은 영조 이후이다. 무용 반주 음악으로 쓰인 <관악보허자>와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현악보허자>는 전부 7장 구성되며, 초장부터 4장까지는 한 장단이 20박으로 되어 있는 느린 악곡이고, 5장, 6장, 7장은 한 장단이 10박으로 되어 있는 악곡으로 한 장단 20박의 악곡보다 빠르다. <현악보허자>는 초장 10장단, 2장 10장단, 3장 6장단, 4장 18장단, 5장 10장단, 6장 18장단, 7장 16장단으로 구성된 전 7장의 악곡이다. 악기 편성은 거문고, 가야금, 양금, 장구이다. 출현음은 황(黃)·태(太)·중(仲)·임(林)·남(南)의 5음이며, 6장 9째 장단에 무역(無역)이 출현한다. 무(無)가 출현하는 부분을 제외하면 황종평조이다.

【필자】 임병옥

【참고문헌】 이혜구, [보허자고], [한국음악연구] 서울: 국민음악연구회, 1957.

장사훈, [보허자논속고],[한국전통음악의 연구]. 서울: 보진재, 1982.

장사훈, [보허자논고], [국악논고]. 서울: 서울대학교출판부, 1966.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성남: 한국학중앙연구원,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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