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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수정의 동편제 박록주바디 심청가 복원 발표회 후기

채수정의 동편제 박록주바디 심청가 복원 발표회

2021년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월 22일 오후 5시부터 8시경 까지 약 3시간 동안 서울남산국악당에서 판소리계의 한 획을 긋는 또 하나의 역사가 이루어졌다. 1979년 판소리명창 박녹주 타계 이후 세상에 묻혀버린 ‘박녹주바디 동편제 심청가’가 판소리 박사 1호이자 임방울 국악제 대통령상 수상 명창 채수정에 의해 40여년 만에 완판 판소리로 복원되어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 행복한 길이 열렸다.

‘심청가’는 애잔함이 가슴을 파고들며 구슬프게 이어지기 때문에, 입을 여는 첫 음 소리가 묵직하며 진지하고 통성으로 웅장하면서 호탕한 동편제 우조(羽調)소리보다는 슬프고 애타는 듯 한스러운 처절한 느낌의 계면조(界面調)소리 서편제와 더 어울려 동편제 심청가는 점점 도태되었다. 이런 환경에서 박녹주는 ‘동편제 흥보가’ 국가 무형문화재 전승보유자(인간문화재)로 ‘동편제 심청가’를 세상에 내세우기에 어려움이 있어 말년(1976년)에 본인이 직접 테이프 녹음을 하였고 창본(唱本)도 함께 기록으로 남겨 두었다.

박녹주의 제자로 스승인 판소리 동편제 명창 ‘박송희’로부터 창본을 이어받은 채수정이 이를 정리하다 서른 갓 넘은 시절 ‘국악음반박물관 노재명’관장을 통해 들었던 ‘박녹주바디 동편제 심청가’ 테이프 녹음 본 의미를 깨달고 2013년 복원의 불씨를 지폈다한다. 서편제 일종인 ‘박유전 강산제 심청가’를 ‘성우향’ 명창에게 배워 제자들에게 가르치고 있던 채수정은 이미 익숙해진 강산제 소리로 녹음소리 ‘박녹주바디 동편제 심청가’를 완창으로 복원하는데 긴 시간이 걸렸으나 이제 시작이니 부족함을 채워가며 발전시킬 것이다.

40여년 만에 빛을 본 ‘박녹주바디 동편제 심청가’는 채수정의 우렁찬 통 소리에 녹아 시원했다. 채수정 강산제 심청가에 담겨있는 서편제의 세세한 소리의 기교가 접목되어 풍요로움이 넘쳤다. 복원 완창 발표회 시작 전 들었던 박녹주의 소리이지만 채수정의 개성이 가미되고 관중들을 이끌고 가는 즉흥성이 타고난 목소리에 천재성 넘치는 채수정의 능력이 돋보였다. 왜 명창이라 불리우는지 분명하게 확인되었다.

소리의 사설(辭說)이 서편제에 비해 단조로운 듯 하며, 아니리도 야간 밋밋하고 발림 또한 덜 화려한 것 같아 보이지만 ‘박근영’ 고수의 장단 소리위에서 노는 커다란 청음에 석여 쏟아지는 거친 소리는 푸른 바다위에 넘실거리는 파도 같았다. 살짝 지르다 빠져나가는 아니리는 감질 맛에 여운을 남겼으며, 무대를 휘어잡는 궤적으로 관객의 가슴을 파고드는 힘차며 기상 넘치는 발림은 채수정만이 표현 할 수 있는 ‘박녹주바디 동편제 심청가’ 채수정 심청가의 폭발하는 매력이 넘쳐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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