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농악

  • 작성일2014-11-16

【정의】농민들이 꽹과리, , 장구, , 소고 등의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

이칭지역에 따라 풍물굿, 풍장굿, 매구, 두레굿 등으로 부름.

연행 주체나 목적에 따라 마을굿, 당산굿, 걸립굿, 판굿, 지신밟기, 마당밟이(뜰밟기), 난장굿 등이라고도 함.

연행 시기에 따라 대보름굿, 백중굿, 호미씻이 등이라고도 함.

유래 및 역사농악의 역사는 중국의 진수(陳壽, 233~297) 가 쓴 [삼국지(三國志)] ?위지(魏志)? ?동이전(東夷傳)?에 보이는 고대국가의 제천의식에서 찾을 수 있다. 각종 타악기를 연주하고 노래와 춤을 연행하면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의식에 대한 당시의 기록이 농악의 오래된 형태라고 할 수 있다.

농악대 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도 하는데, 농악패가 여러 모양의 진(陳)을 짜면서 연행하는 것은 군대의 훈련에서 비롯된 것이다. 농악패의 기수가 드는 깃발도 군대의 깃발에서 비롯된 것으로 여겨지는데, 특히 예전에 명령을 전달하는 전령(傳令)이 들고 다니던 영기(令旗)는 농악패에서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의물이다. 농악패의 복장도 군대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데, 특히 상모 혹은 벙거지라고도 부르는 전립(戰笠)은 전통 사회에서 군인이 쓰던 것이다. 농악패의 악기도 군대와 관련된 것으로 징은 군대가 전진할 때, 북은 후퇴할 때 알리는 악기였다. 나발은 군대의 신호용 악기로 사용되며 멀리까지 소리를 내서 사람을 모으거나 명령을 전달하는 악기였고, 태평소도 군대에서 연주하던 악기로서 군대의 행진음악이었던 대취타(大吹打)를 연주할 때 유일한 선율악기로 사용한다. 이렇게 농악패에 남아있는 전통 사회의 군대의 흔적은 농악패가 조선 후기 군대의 음악 문화에서 기원했다는 점을 뒷받침한다.

내용농악은 농민들이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 등의 각종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이다. 농악은 전통 사회에서 농민들이 풍물을 치면서 풍농을 기원하고 일 년의 액운을 막기 위해 제의를 행하고 고된 농사일을 덜기 위해 행하는 제반화 연행을 의미한다.

농악패의 구성원을 ‘재비’ 혹은 ‘치배’라고 한다. ‘재비’란 용어는 악기를 ‘잡는다’라는 의미의 ‘잽이’에서 비롯된 것이고, ‘치배’란 용어는 악기를 ‘치는 패(牌)’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고 불가에서 범패승을 일컫는 용어인 ‘차비(差備)’ 혹은 ‘채비’의 와음(訛音: 잘못 전해진 글자의 음)일 수도 있다. 농악패의 구성은 악기를 연주하는 재비(앞치배)와 여러 종류의 분장을 하고 춤을 추면서 흥을 돋우는 잡색(뒷치배), 그리고 각종 깃발을 드는 기수로 구성된다.

앞치배는 쇠(꽹과리, 깽매기, 꽹쇠), 징, 장구, 북, 소고의 순서로 편성된다. 마을에 따라 소고보다 크기가 약간 큰 법고(벅구 또는 버꾸)를 편성하는 곳도 있는데, 최근에는 소고를 법고라고 부르는 마을도 많다. 또한 태평소(호적, 날라리, 새납)나 나발, 혹은 나무로 만든 영각(令角)을 편성하는 곳도 많다. 이들 중에서 쇠를 치면서 농악패를 주도하는 이가 상쇠인데, 상쇠는 농악패의 음악과 행렬을 주도하는 역할 외에도 굿을 하면서 집안의 가신(家神)을 위한 고사소리나 덕담도 할 줄 알아야 한다. 주로 마을굿을 치는 이를 ‘두렁쇠’라 하고, 걸립굿을 다니는 전문적인 예능인을 ‘뜬쇠’라고 한다.

잡색(뒷치배)은 대포수(포수), 양반, 무동, 농구, 각시, 호미중(조리중) 등이 편성되는데, 마을에 따라 잡색의 수는 다양하다. 대포수는 잡색을 주도하는 역할을 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상쇠 대신에 고사소리나 덕담도 해야 하는 중요한 인물이다. 농악패의 깃발은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는 글자가 적힌 긴 농기(農旗)와 ‘영(令)’이라는 글자가 적힌 작은 영기(令旗)가 기본이고, 마을에 따라 용(龍)을 그린 용기(龍旗)를 편성하는 곳도 있다.

농악은 전승 과정에서 지역에 따라 의식 구성, 편성, 복색, 음악, 춤사위 등이 각 지역의 문화에 맞게 발전했다. 현재 지역별로는 호남좌도농악, 호남우도농악, 영남농악, 경기농악(웃다리농악), 영동농악 등으로 구분하며, 각 지역을 대표하는 임실필봉농악(제11-마호), 이리농악(제11-다호), 진주삼천포농악(제11-가호), 평택농악(제11-나호), 강릉농악(제11-라호), 구례잔수농악(제11-바호)이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전승되고 있다.

【필자】이용식

참고문헌이용식. [민속, 문화, 그리고 음악]. 서울: 집문당, 2006.

정병호. [농악]. 서울: 열화당,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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