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ㅣ"산조본색(散調本色)"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ㅣ"산조본색(散調本色)"

11.5(토) / 16:00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루 대공연장

거문고/ 김무길
대금/ 심상남
아쟁/ 서영호
고수/ 조용안
징/ 김성주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창극단, 무용단

[프로그램]

1. 세상사 희노애락, 시나위로 풀어내다.
2. 전 바탕 연주의 미학, 산조 합주

#공연리뷰

시나위

거문고 김무길 명인과 대금 심상남 명인, 아쟁 서영호 명인, 고수 조용안 명인의 연주와 남원 국립민속국악원 창극단, 무용단이 함께 어우러져 꾸며진 무대는 그동안 접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형식의 공연이었다. 어찌 보면 이어서 연주된 산조합주의 기본 틀을 미니멀하게 보여준 것이었다고 본다. 자칫 단조로울 수 있는 시나위 형식을 창극단과 무용단의 단원들이 자연스레 음의 공간 사이를 파고들어 관객들의 시선과 울림을 풍성하게 메워주었고 훌륭한 연주와 더불어 세련된 퍼포먼스를 완성해주었다.

산조 합주

산조는 본래 기악 독주곡이나, 장단의 변화에 따라 여러 악기가 함께 산조를 연주하는 것을 '산조 합주'라고 한다. 그리고 산조는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남도지방의 무악인 '시나위'를 바탕으로 하며 판소리의 영향을 받아 정립된 기악곡이다. 오늘 공연은 '산조'를 국악 관현악의 형태로 재편성해 산조 연주 형식에 새로운 도전(합주)을 시도한 것이다.

가야금, 아쟁, 해금, 거문고, 대금, 피리, 타악으로 구성된 국립민속국악원 기악단 단원들은 약 50분에 이르는 귀한 '산조 합주'를 선사했다. 모든 단원이 총주를 이루다가 각 파트가 순차적으로 고유의 음색을 들려주는 산조 합주는 자신들의 연주가 시작되면 눈부신 고난도의 테크닉으로 화려하게 타올랐다. 전통 기악 합주에서 이토록 장대한 러닝 타임과 다양한 기능성을 지닌 음악은 만나기 쉽지 않은데 기악단의 모든 단원들이 암보로 혼연일체가 되어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국악의 고장, 전주에서도 쉽사리 접하기 어려운 참 귀한 무대가 아닐 수 없었다. 다양한 장단의 변화와 독주부의 능수능란한 기교, 각 악기가 지닌 독특하고 농밀한 음색, 무엇보다 단단한 앙상블이 이뤄내는 장쾌함은 대단했다. 장구 가락과 추임새로 단원들을 독려하고 전체의 흐름을 이끌어간 서은기 단원의 역할은 또한 중요했다. 긴 시간, 장대한 합주가 끝나자 관객들은 열광했다. 열아홉 명의 기악단 단원들도 서로 얼싸안고 기쁨을 터뜨렸다. 연습 과정이 얼마나 고된 시간이었을지 눈앞에 선하게 보이는 듯했다. 눈부시게 찬란한 가을날의 풍경처럼 오늘의 이 순간이 참으로 정겹고 소중하다. 그들의 예술혼도 깊은 가을처럼 그렇게 물들어 가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

#국립민속국악원 #국립민속국악원기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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