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자진사랑가

  • 작성일2014-11-16

사랑가

 

【정의】판소리 춘향가 중 이 도령과 춘향의 사랑 놀음을 노래한 대목.

【유래 및 역사】사랑가 중 ‘만첩청산 늙은 범이’로 시작되는 <긴사랑가>는 조선 후기 순조 때의 명창인 송광록의 더늠이고, <자진사랑가>는 순조와 철종 때의 명창인 고수관의 더늠이다. 더늠이란 특정 명창이 자신의 스타일로 새롭게 구성한 판소리의 한 대목을 말하는 것으로, 노랫말이나 음악적인 면에서 뛰어난 더늠은 후세 창자들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판소리에 삽입되어 불린다. 판소리는 유파에 따라 소리 대목의 구성이나 노랫말이 조금씩 다른데, 송광록과 고수관의 더늠은 오늘날 전승되고 있는 모든 춘향가에 삽입되어 있다.

【형태, 기능 및 특징】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은 이 도령과 춘향의 사랑이 더욱 깊어지면서, 사랑 놀음을 노래한 대목이다. <긴사랑가>에서 <자진사랑가> 이하로의 진행이 느린 진양조장단으로 시작하여 중중모리장단, 자진모리장단으로 점점 빨라지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와 같은 장단의 변화는 이들의 사랑이 더욱 농익어 감을 음악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노랫말 역시 점점 노골적이고 대담해진다. ‘느림-중간-빠름’의 점층적인 전개는 예로부터 우리나라 음악에 많이 사용되었던 빠르기 형식이다.

【내용】판소리 춘향가 중 사랑가 대목은 동편제와 서편제 춘향가가 조금 다른 구성을 보인다. 서편제 춘향가에 해당하는 정정렬제와 김연수제 춘향가는 진양조장단의 <긴사랑가>와 중중모리장단의 <자진사랑가>로 구성되고, 동편제 춘향가에 해당하는 김세종제와 박봉술제는 <긴사랑가>, <자진사랑가>, <정자 노래>, <궁자 노래>로 구성되며, 박봉술제는 여기에 <승자 타령>이 더해진다.

 김세종제 춘향가를 기준으로 각 대목을 간단히 설명하면, <긴사랑가>는 이 도령이 점잖은 분위기로 춘향과의 사랑을 범, 봉황, 흑룡 등등에 빗대어 묘사하고, 사후 기약으로 꽃과 나비, 종루인경인경마치 등이 되자 노래하는 대목이다. 느린 진양조장단에 우조로 선율이 구성된다. <자진사랑가>는 이 도령이 춘향을 업고 노는 대목으로, 중중모리장단에 주로 추천목을 사용하던 것이, 오늘날에는 계면조로 부르거나 계면조 중간에 추천목 또는 경조를 섞어 부르는 형태로 되어 있다. “니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을 먹으랴느냐”하고 이 도령이 물으면, 춘향이가 “아니 그것도 나는 싫소”하고 대답하는 형태의 노랫말이 반복적으로 사용된다. <정자노래>는 송군남포불승정/ 무인불견송아정/ 하남 태수의 희유정”의 형태로 각운에 ’ 자를 맞추어 노래하며, 중중머리장단으로 거뜬거뜬 부른다. <궁자노래> 역시 각운에 ’ 자를 맞추어 가며 노래하는데, 자진모리장단으로 매우 빠르게 부른다.

【필자】신은주

【참고 문헌】

「판소리 사랑가 더늠 군의 구성과 음악적 변화」(배연형, 『한국문학연구』제41집,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한국문학연구소, 2011)

「판소리 춘향가 중 고수관제 자진사랑가 연구」(성기련, 『한국음반학』제6집, 한국고음반연구회, 1996)

고수관 더늠 <자진사랑가> (『조선창극사』)

사랑 사랑 내 사랑아 어허둥둥 내 사랑아 어화 내 간간 내 사랑이로구나. 여봐라 춘향아 저리 가거라 가는 태도를 보자. 이만큼 오느라 오는 태도를 보자. 빵긋 웃고 아장아장 걸어라 걷는 태도 보자. 너와 나와 맛난 사랑 허물없는 부부 사랑. 화우동산 묵단화 같이 펑퍼지고 고은사랑. 영평 바다 그물 같이 얼키고 맺인 사랑. 녹수청강 원앙조격으로 마조 둥실 더 노는 사랑. 네가 모두 사랑이로구나. 어화둥둥 내 사랑 내 간간아. 네가 무엇을 먹으랴느냐 울긋불긋 수박 웃봉지 떼 떠리고 강릉백청을 다르르 부어 반간지로 더벅 질러 붉은 점만 네 먹으랴느랴. 아니 그것도 내사 싫소.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시금 털털 개살구 애기배면 먹으랴느냐. 아니 그것도 나는 싫어. 그러면 무엇을 먹으랴느냐. 생율을 주랴, 숙율을 주랴, 능금을 주랴 앵도를 주랴 돗 잡어 주랴 개 잡어 주랴. 내 몸둥이 채 먹으랴느냐. 여보 도련님 내가 사람 잡어먹는 것 보았소. 예라 요것 안될 말이로다 어화 둥둥 내 사랑이지. 이리 보아도 내 사랑 저리 보아도 사랑이 모두 내 사랑 같으면 사랑 걸려 살 수 있나. 어허둥둥 내 사랑 내 간간이로구나.

 

 

 

http://www.gugak.go.kr/site/gugak/menu/1417.do?configNo=202&cmd=read&contentNo=60161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