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예술계의 고집스런 이단아들!
오는 3월 13일, 국립국악원 <금요공감> 무대,
프로젝트 그룹 ‘나무와 바람’ 멤버들의 이색적인 이력 눈길 끌어,
현대무용+수묵화+거문고+정가의 즉흥 퍼포먼스로 꾸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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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위 줄 왼쪽부터 현대무용가 '홍승엽', 만화계 장인 '백성민'
아래 줄 왼쪽부터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정가 가객 '박진희>
□ 현대 무용수의 움직임에 따라 연주하는 거문고 선율, 유유히 흐르는 가락에 춤추는 붓놀림으로 완성되는 수묵화가 관객의 눈과 귀를 홀린다.
□ 오는 3월 13일(금) 저녁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 <금요공감> 무대에 펼쳐질 풍경이다. ‘홍승엽’ 대구시립예술단 예술감독을 주축으로 결성한 프로젝트 그룹 ‘나무와 바람’이 ‘소나무 흔들어 하늘을 닦는다’라는 이름으로 <금요공감>의 무대를 장식한다. 총 4명으로 구성된 이들의 독특한 이력이 눈길을 끌어 더욱 주목되는 무대다.
공학도 출신, 무용 입문 2년만의 콩쿨 대상, 최초의 국립현대무용단 감독 ‘홍승엽’!
□ 섬유공학과 81학번으로 대학교 2학년 때 처음 무용을 시작한지 2년 만에 84년 동아무용콩쿠르에서 대상을 차지하면서 세상을 놀라게 했던 ‘홍승엽’ (현)대구시립예술단 예술감독은 현재 한국 무용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 중 하나다.
□ 1990년 유니버설 발레단의 발레리노로 입단했지만 현대 무용에 대한 정체성을 고민하면서 3년 후 자신만의 무용단인 ‘댄스 시어터 온’을 창단했다. 이후 창단 공연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속옷 CF 광고도 출연도 마다하지 않았고, 무대의상을 만들기 위해 청계천을 누비는 등 작품 제작에도 열을 올렸다.
□ 그 결과 창단 7년 만인 2000년에는 국내 안무가로는 최초로 ‘프랑스 리옹 댄스비엔날레’에서 전액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현지에 초청되었다. 이때 제작한 작품은 ‘데자뷔’로 현지의 큰 호응을 얻어 본래 3회 공연이 전석 매진되면서 5회로 연장해 일찌감치 고정된 스케줄로 움직이는 세계적인 페스티벌에서 이례적인 풍경을 자아내 화제를 모았다.
□ 이후 그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초대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으로 역임하게 되면서 창단 3년 만에 독일 공연을 펼쳤고, 현재는 대구시립예술단의 예술감독으로 부임해 한국 현대 무용계의 지평을 넓히는 중이다.
펜, 컴퓨터 대신 ‘붓’ 고집하는 만화계 장인! 만화계 후배들이 가장 존경하는 ‘백성민’ 화백
□ 홍승엽 예술감독과 함께 수묵 퍼포먼스를 펼치는 백성민 화백은 고집스런 화풍으로 한국 만화계의 장인으로 불린다. 만화 업계가 대량 생산과 복제, 웹툰 등으로 산업화 되어있는 구조 속에서 그의 만화는 펜과 컴퓨터가 아닌, 오로지 붓을 이용한 한국적인 선으로 그려진다.
□ 1973년 ‘권율장군’으로 데뷔한 백 화백은 이후 황석영 원작의 ‘장길산’ 등을 통해 역사 만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장식에 치중하고 네모 칸 안에서 얽매이는 정직하지 않은 만화에 회의를 느껴 오랜 기간 동안 하나의 소재에 집중해 한국적인 만화를 그리는데 집중하고 있다.
□ 재능있는 젊은 작가들이 가장 존경하는 선배로 꼽는 백 화백은 붓 선의 즉흥성에도 심혈을 기울인다. 비싼 붓은 의도하는 대로 그려지지만 싼 붓은 그리다 의도하지 않은 기가 막힌 선이 그려진다고 그는 말한다. 30자루 넘는 그의 붓통에 2천원에서 3천원하는 학생용 붓이 빼곡한 이유다.
술대 대신 활로 연주하고 기타를 치듯 화음 내는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 함께 무대를 꾸미는 거문고 연주자 박우재 역시 자신만의 연주법으로 음악 세계를 넓히는 주인공이다. 자신이 개발한 독자적인 술대를 이용해 스트록 주법(stroke: 여러 줄을 내려치거나 올려치는 주법)으로 연주하거나 활을 사용해 음을 내기도 하고 괘(현을 받치는 나무지지대)를 제거한 현을 밀고 당기며 연주하기도 한다.
□ 이러한 그의 실험에 대해 전통으로부터의 일탈 등을 염려하는 일부 의견도 있지만 그는 이러한 시도를 거문고 연주의 다양성 빈곤에 대한 극복 그리고 음악적 한계의 확장이라 생각한다. 자신만의 창의적 음악 세계를 만들고 거문고 연주의 경계를 넓히는 그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선정한 차세대 예술전문인력으로, 거문고연주뿐만 아니라 작곡자와 음악감독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음악극 ‘공무도하’의 ‘순나’가 돌아왔다! 젊은 차세대 가객 ‘박진희’
□ 깨끗하고 맑은 음색으로 무대를 환히 빛낼 젊은 가객 박진희도 주목된다. 아정한 노래의 의미를 담은 ‘정가’를 부르는 박진희는 지난해 국립국악원의 음악극 ‘공무도하’(연출 이윤택)의 여주인공인 ‘순나’역을 맡아 정가 창법의 노래와 대사로 큰 주목을 받은바 있다.
□ 박진희는 현재 국립국악원 정악단 소속 단원으로 2012년 정가극 ‘이생규장전’의 여주인공도 맡아 소리는 물론 연기까지 인정받은 재주꾼이다. 전통의 맛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젊고 개성 넘치는 연기와 창법, 다양한 예술장르와의 실험 무대로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이들의 합동 무대는 모두 즉흥으로 꾸며진다. 홍승엽의 움직임에 맞춰 박우재, 박진희의 연주와 백성민의 그림이 즉흥적으로 만들어진다. 관객들에게는 이날 특별한 차도 제공한다.
□ 이들의 <금요공감> 공연은 오는 3월 13일, 저녁 8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에서 만날 수 있다. 전석 2만원, 예매는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 인터파크 (ticket.interpark.com) 또는 전화 (02-580-3300)로 가능하다. (문의 02-580-3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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