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2021.12.04 토요명품 '세계가 인정한 우리음악' 공연 관람 후기

국악 공연을 직접 보러 간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국악의 소리를 직접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었다. 클래식 오페라나 뮤지컬 등의 공연은 보았어도, 국악 공연은 처음이기 때문에 많은 기대가 되었다. 첫 국악 공연을 유튜브 영상으로만 보았던 국립국악원에서 볼 수 있어서 영광이었다. 여러 건물들 사이에서 우리나라 특유의 멋을 갖추고 있는 국악원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내가 본 토요명품 공연은 국립국악원의 우면당에서 진행되었다. 공연장에 입장하자, 생각보다 가까운 좌석과 무대 간의 거리에 놀랐다. 예매를 할 때에 좌석이 무대와 멀까봐 걱정하였지만, 좌석과 무대가 매우 가까워 공연을 생생하게 볼 수 있었다.
팜플렛을 보니, 국악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상태이지만, 익숙한 제목들이 있어서 반가웠다. 국악 수업을 하면서 많이 들어본 처용무, 태평가, 아리랑, 강강술래 등의 제목을 보고 더욱 기대감이 커졌다.
첫 번째 공연은 전폐희문이었다. 종묘제례악중 한 곡이다. 종묘제례악은 국악 수업을 하면서 정말 많이 들어본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음악이다. 그렇기에 더욱 집중해서 볼 수 밖에 없었다. 전폐희문에서 전폐는 조상신에게 예물을 올리는 제례 절차이고, 희문은 이때 연주하는 보태평 중 한 곡을 말한다. 축, 어, 편종, 편경, 장구, 해금, 대금 등 익숙한 악기들이 등장하였다. 사진으로만 보았던 악기들을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소리를 영상으로만 듣다가, 직접 체감하니 장엄하고 웅장한 소리에 좌중이 압도당하는 느낌이었다. 서양음악과는 또 다른 깊이감이 느껴졌다. 다양한 악기 소리 중 나는 종소리 같은 편경의 소리가 가장 눈에 띄었다.
두 번째 공연은 처용무였다. 처용무는 사람 형상의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궁중무용이다. 처음 가면을 쓴 다섯 명의 무용수가 등장하였을 때, 신선함에 놀랐다. 화려한 오방색의 옷도 눈에 띄었다. 다섯 무용수의 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딱딱 맞는 것 같은 느낌에 쾌감이 들었다. 수려한 선이 두드러지는 여성들의 춤과 달리 남성들이 추는 춤은 굵은 선과 장엄한 느낌이 느껴졌다.
세 번째 공연은 태평가였다. 태평가는 가곡 중 하나이다. 그 중 남녀 창자가 함께 부르는 유일한 곡이 태평가이다. 관현악 반주에 맞춰 노래를 하는데, 여유롭고 차분한 느낌이 인상깊었다.
네 번째 공연은 판소리 수궁가 중 고고천변 대목이었다. 소리를 하는 소리꾼과 북을 치는 고수가 무대를 꾸몄다. 나는 북을 치는 고수에게 더욱 눈길이 갔다. 고수가 북을 치면서 추임새를 하는 것이 인상 깊었고, 그저 반주자가 아닌 또 한 명의 소리꾼이라고 느껴졌다. 고수의 완급 조절과 소리꾼의 호흡은 환상궁합이었다.
다섯 번째 공연은 아리랑이었다. 우리나라의 자랑이자 가장 익숙한 곡이기 때문에 더욱 기대가 되었다. 한 가지 아리랑이 아닌 여러 아리랑을 들을 수 있었다. 세 명의 여성분들이 노래를 하였다. 노래를 하면서 약간의 손짓과 몸짓을 하셨는데, 세 분의 호흡이 정말 딱딱 맞아서 인상 깊었다. 또한 익숙한 아리랑이 나올 때마다 반가웠고, 같이 따라부르고 싶었다.
마지막 공연은 강강술래였다. 이 또한 너무나 익숙한 것이기 때문에 가장 기대가 되었고, 어떤 무대를 보여줄지 궁금했다. 가장 흥미진진하게 보았던 공연이었다. 노래, 무용, 음악이 한 데 어우러져 눈과 귀가 가장 즐거웠다. 두 가지 색깔의 한복을 입고, 똑같이 땋은 머리 모양을 한 여성들이 무대를 꾸몄는데 춤을 통해 드러난 두 가지 색깔 한복의 색 조화도 인상 깊었다.
또한 여성들의 동작이 정말 딱딱 맞아서 신기했다. 무대의 배경으로 달이 그려져 있는 화면이 띄워졌는데, 강강술래의 분위기를 더욱 실감나게 만들어주었다. 놋다리 밟기도 중간에 나왔는데, 보면서 밟히시는 분들이 걱정되었다. 관객들이 함께 박수 치며 즐겼던 신나고 재밌는 공연이라 외국인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공연이었다.
이번 관람을 통해 국악의 멋과 흥을 제대로 체감할 수 있었고, 우리의 음악이 더욱 자랑스러워졌다. 아직 배경 지식이 풍부하지 않아서 모든 무대를 깊이 이해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앞으로 배경 지식을 더 쌓아서 무대를 보면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댓글등록 현재 0자 (최대 1,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