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재미와 감동 모두 기대 이상이었어요!

지인의 추천으로 아이와 함께 본 꼭두,, 처음엔 그냥 긴 연휴동안 공연 하나쯤 보면 좋겠단 생각으로 예매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어요. 공연이라면 질색하는 초2 아들도 호기심을 갖고 봐서 더 뿌듯했습니다.

어렸을 때, (생각해보니 그때 제 나이가 제 아들의 지금 나이인 9살쯤 이었나 싶네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실 때 꽃상여를 처음 봤던 기억이 났습니다. 시골집 사랑방에 할아버지를 모시고 3일장을 했던 것, 상여를 매고 곡을 하는 것 등 그냥 신기한 풍습 정도로만 생각했고 어린 나이에 좀 무섭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저승길 편히 가시라는 의식이라고 생각하니 그 모든 장면들이 새롭게 다가옵니다. 더구나 든든한 네명의 꼭두가 할아버지를 도왔을 거라니요. 우리 조상님들은 참 따뜻하고 사려깊었구나 싶어요.

마흔을 넘기면서 주변에 부모님이 많이 아프시고 돌아가시는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이 할머니의 꽃신을 찾기 위해 그 먼길을 떠나는 것이나 할머니가 손주들을 찾는 장면, 마지막엔 각자의 운명에 따라 갈길을 가게 되는 그 과정 모두 더 와닿았던 것 같아요. 실은 저러다 아이들이 죽으면 억울해서 어쩌나 싶은 마음도 들었었는데요, 할머니가 아이들을 찾아 안고 '괜찮다'라고 반복해서 말씀하시는 그 대목에서 눈물이 났어요. 죽음은 결국 삶의 한 과정일 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순리를 따르는 거지.. 싶다가도 이별은 언제나 슬픈가봐요. 그 모든 만남과 이별의 순간을 잘 애도하는 것이 삶의 과제가 아닐까 싶었어요.

꼭두역할을 해주신 네 분의 연기는 물론이고 두 아이도 할머니도 모두 너무 연기를 잘하셔서 작품에 더 잘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평소 국악에 별 관심이 없었는데 춤과 노래에 푹 빠져 본 건 신기한 경험이기도 했어요. 영화와 국악의 만남이라는 신선함도 참 좋았고요. 연출하신 김태용감독님, '가족의 탄생'부터 팬이었는데...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고^^ 여러모로 잊을 수 없는 날이었네요! 좋은 공연 준비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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