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행사

감동을 함께 나누고픈 꼭두


별 기대 없이 남편이 한번 보자고 권해서, 꽉 막힌 도로를 뚫고 토요일 5시 공연을 보게 되었습니다.
무용공연에 영상이 더해진 환타지… 내 상상력으로는 어색하게 겉도는 여러 장르가 어떻게 조화를 이루며 무대에서 전개될 지 그려지지 않았습니다.

자리에 앉아 꼭두들이 나의 시선을 무대 위로 조금씩 끌어 모을 때는 여느 연극 무대를 보는 것처럼 생각하고 있었지요.

영상에선 시골 장터에서 할머니 신발과 맞바꾼 귀여운 강아지를 안은 여자아이와 강아지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착하게 누나 뒤를 따르는 착한 남동생이 여름 햇살을 받으며 일렁이는 푸른 논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참 정겨운 장면이다.. 라고 생각하며 그들과 푸른 논을 눈으로 쫓아가다 보니 정말 멋지고 감동적인 한 바탕 공연이 끝나 버렸습니다. 뭉클한 여운을 남기고..

아이들이 할머니 꽃신을 찾으려다 어디론가 떨어진 뒤, 무대에 펼쳐진 화려한 의상의 군무가 느린 화면처럼 움직일 때 저도 또한 아이들과 같은 세계로 빠져들며 이전에 몰랐던 궁중무용의 멋을 처음으로 발견했습니다.

화려하고 속도감 있게 눈길을 끄는 부채춤과 무대 높이 피어 오르는 꽃을 보며 잠시 축제에 함께 간듯했고, 무명색 의상의 무용수들이 춤을 추며 공연을 마무리하는데, 할머니 상여와 오버랩 되며 뭉클해지더군요. 옆에서 훌쩍이는 소리도 들리고..

감독과 출연진 모두가 애쓰신 덕분에 훌륭한 작품을 보게 되어 감사드립니다. 국악과 무용, 영상, 연극이 서로를 더 돋보이게 연출이 잘 되어서, 지금까지 잘 몰랐던 국악과 우리무용의 멋을 발견하게 된 듯 싶네요. 앞으로 자주 국악원의 공연을 챙겨 보고 싶다는 마음도 갖게 되었구요.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집에 돌아와서 친구들에게 끝나기 전에 보라고 적극 권했습니다.^^
바라건대 전국 공연 및 세계 공연까지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댓글등록 현재 0자 (최대 1,000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