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후기

6월 마지막날의 선물같던 공연

국악을 즐겨듣기 시작하면서 국악라디오를 들을때나 국립국악원에 와서 공연을 볼때도 창작음악보다는 궁중음약이나 민속악을 듣기 좋다고 스스로 선을 긋고 있었습니다. 왠지 창작 국악은 뭔가 정서에 안맞는거 같기도 하고 재미있게 국악을 변형했다는 생각에 다가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국악공연을 한번도 보지 않은 친구가 국악공연을 보고 싶다고 하길때 창작국악이 친구가 국악에 다가가기가 좀 더 좋지 않을까,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때마침 6/30 토요일 마지막 토요명품공연이 창작음악 공연이라 함깨 보러가기로 했습니다.

친구와 시간 맞춰 도착해 예악당으로 공연을 보러 들어갔습니다. 공연이 시작되자 전통복식인 한복도 아닌 검은색의 의상으로 생각보다 많은 연주자분들이 무대 준비를 하셨고, 심지어 지휘하시는 분도 계셔서 의외였습니다. 연주가 시작되자 제가 생각하는, 가끔 라디오에서 들었던 창작국악하고도 달랐습니다.

시작부터 힘있는 연주에 해금, 가야금, 거문고, 아쟁 외에도 다양한 타악기의 합주가 예악당 전체를 울렸습니다. 국악기들의 합주가 이렇게 힘이 있고 다양한 리듬으로 함께 연주되는 것이 듣는 재미남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소리가 작아 졌다가도 다시 재미나게 연주가 되다가 어느순간 딱! 하고 연주가 끝나면서 첫번째 곡을 어느순간에 끝이 났습니다.
-뜨거운 감자/ 원일 작곡

첫번째 곡과 함깨 달리다 보니 두번째 곡에 대한 기대감도 생겨 더 집중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두번째 곡은 첫번째 곡보다 더 다양한 리듬을 보여주는 것 같았습니다. 음악이나 국악 전문가가 아니라 어떤 리듬인지, 어떻게 이렇게 다양한 리듬을 낼 수있는지 모르겠지만, 그동안의 국악은 서정적이면서도 차분하면서 운치있는 선율의 아름다움으로 즐겨 들었다면 창작국악은 휠씬 역동적이면서도 그속에 다시 차분한 선율을 보여주고, 그리고 다시 악기마다의 고유한 소리를 들려주다가도 다시 합주를 하며 조화로움 속에서 느껴지는 국악의 다양성을 뽐내면서 품은 매력을 다양한 리듬을 통해 들려 주었습니다.
국악에게 이런 매력이 있었다니요.
정말 들으면서도 흥이 났습니다.
-국악관현악/ 타령 주제에 의한 9변주곡/ 박경훈 작곡

그리고 나머지 곡들은 대금의 연주자가 평소처럼 앉지 않서 서서 연주를 하시면 다같이 협주를 하는 신선한 무대를 보여 주었고, 국악중에 거문고 연주를 가장 좋아하는데 거문고 협주곡을 들으면서 거문고의 느낌을 이렇게 낼수도 있구나 하며 거문고의 새로운 연주소리를 들을수도 있는 인상깊은 무대였습니다.
-서용석류 대금산조 협주곡
-거문고 협주곡/ 침묵

4곡을 듣고서 마지막 곡이 다가오니 시간이 정말 빨리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만큼 창작국악이 생각보다, 기대보다 휠씬 재미있게 즐겁게 듣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 곡인만큼 해금의 쟁쟁-거리는 소리도, 아쟁의 징징-거리는 소리도 거문고의 맑고도 낮은 소리도, 갸야금의 맑고도 영롱한 소리도, 피리의 얇으면서도 묵직한 소리도 각 악기의 연주 부분마다 귀를 기울여 들으며 마음껏 만끽하였습니다. 그리고 태평소의 힘있으면서도 멀리 퍼지는 깊이 있는 소리가 곡을 이끌어 갈때는 정말 듣기 즐거웠습니다.
(여담이지만 악기 중에 거문고를 가장 좋아하지만 태평소 소리를 들고 있자니 기회가 되면 꼭 한번 태평소를 배워 보고 싶다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태평소 최고!)
그렇게 공연이 끝나고 나오면서 친구의 반응도 너무나 궁금했습니다.
친구도 생각보다 즐겁게 들었다며 웃고 있는 표정을 보니 함께 흐뭇했습니다.
-청산/김대성 작곡

친구를 생각해서 창작국악공연을 보러온 것이 오히려 저에게 선물같은 공연이 되었습니다.
국악의 새로운 면도 만날수 있었고 국악을 좀 더 다양하게 들을수 있었던 정말 반짝반짝 보석같은 시간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되면 또 창작국악공연을 보러 꼭 올거라고 스스로에게 기분좋은 다짐을 해 봅니다.

항상 좋은 국악공연으로 잠들어있던 감성을 깨워주면서 아름다운 국악 선율을 마음껏 즐길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선사해 주는 국립국악원이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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