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생아재(天生俄才) 쓸데없어 세상공명(世上功名)을 하직하고
양한수명(養閑守命)하여 운림처사(雲林處士) 되오리라 구승갈포(九升葛布) 몸에 걸고
삼절죽장(三節竹杖) 손에 들고쥐고 낙조강호(落照江湖) 경(景) 좋은데 망혜완보(芒鞋緩步)로 나려가니
적적송관(寂寂松關) 닫았는데 요요행원(寥寥杏園) 개 짖는다 경개무궁(景槪無窮) 좋을시고
타고난 재능 쓸데없어 부귀공명 이별하고
한가로이 천명 지켜 숨은 선비 되리라 칡베 옷 몸에 걸치고
세 마디 대지팡이 손에 들고 저녁놀 물든 물가 경치 좋은 곳으로 짚신 신고 천천히 내려가니
고요히 소나무 문 닫혔는데 그윽한 살구나무 동산에 개 짖는다 끝없이 아름다운 경치 좋을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