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체육관광부 국립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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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조선시대 문인들의 공동체적 음악 '영산회상'

작성일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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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정악단 정기공연: 정악사색[04.06.]
  • 설명

    ○ 2023 정악단 정기공연 '정악사색'[04.06.]의 세 번째 프로그램 ○ 팸플릿 수록 내용 조선시대 문인들은 음악 연주를 통해 심신을 수양했다. 거문고를 교양으로 배워 그 수준이 일정한 경지에 이르도록 노력해서 음악을 향유하고, 음악의 이상적 세계를 체험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양있는 문인은 반드시 거문고 실력을 갖추었다. 그런데 조선 후기가 되면 문인들 사이에 또 하나의 새로운 흐름이 감지되기 시작한다. 조선 전기 문인들이 주로 혼자서’ ‘수신의 음악’을 연주했다면 조선 후기 문인들은 ‘여럿이’, ‘더불어 함께’ 연주하는, 공동체적인 문화 향유 방식으로 음악을 연주하는 경향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또 조선 전기 문인들 대부분이 ‘거문고’라는 악기를 주로 탔다면, 조선 후기 문인들은 거문고 외에도 가야금, 양금, 생황, 해금, 단소, 퉁소와 같은 다양한 악기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혼자 연주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서로 공동체를 이뤄 줄풍류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여럿이 함께 음악을 연주하기 위해서는 연주 실력을 어느 정도 확보해야 했다. 거문고 일색이 아닌 여러 악기임에도 문인들은 저마다의 실력을 갖추었고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이면 줄풍류 음악을 일정 경지까지 연주할 수 있게 되었다. 이들 중에는 마니아급 연주 수준을 지닌 이들도 있었다. 현악영산회상은 바로 그와 같은 분위기를 대변하는 음악인 것이다. 이들은 둘이면 둘, 셋이면 셋, 또 여럿이면 여럿이 다 함께 모인 합주까지 함으로써 다양한 형태의 영산회상을 연주했고, 이들의 연주 활동은 18세기 조선 후기 사회에 새로운 문화 운동처럼 등장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줄풍류 음악’이라는 새로운 연주 양식을 창출해 내었다. 조선 후기 문인들의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음악 활동은 영산회상과 같은 줄풍류 음악의 위치를 확고하게 만들었고, 문인들의 음악활동의 결과물인 줄풍류 음악은 이후 우리나라의 여러 지역에 두루 전파되어 향제 줄풍류문화를 확산시켰다. 지난 날 전국의 여러 지역에서 연주되던 향제 줄풍류 연주 모임에 참여한 신분들도 대개 진사, 사헌부 감찰, 중추원 위관 등이 보이는 것으로 보아, 여타 지역의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향제 줄풍류를 연주하는 이들의 신분적 구성 또한 줄풍류 음악이 처음부터 음악 전문가들의 음악이 아닌, 문인들의 음악이었음을 알려준다. 조선 후기 서울 지역의 문인들에 의해 큰 발달을 보이게 된 줄풍류 문화를 대표하는 음악, 영산회상은 조선 후기 문인들이 추구했던 ‘함께 나누는’ 공동체적 음악문화의 하나였다. 그것은 이념의 무게를 덜고 문화의 자유로운 호흡을 추구한 결과로서 만들어진 것이었다. 지난 날 문인들이 가꾸었던 줄풍류 현악영산회상이 지금은 전문가의 음악으로 자리하게 되었고, 전문가들의 손길에 의해 더욱 세련된 음악으로 거듭나고 있다. 오늘 연주될 영산회상은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더리-삼현도드라-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까지 9곡을 모두 연주하되 각 곡마다 주요 가락을 취해 짧게 구성해서 올린다.

  • 인물정보

    ○ 피리/김철·민지홍, 대금/박장원·김휘곤, 단소/이승엽, 해금/류은정·김용선·한갑수·박시현·김영은·문빈 ○ 가야금/장경원·이종길·김윤희·강효진·정지영·이명하·박나영·박다훈, 거문고/윤성혜·이방실·고보석·이웅·김소연·박지현·김민주·박지수, 양금/조유회, 장구/안성일

  • 출처

    국립국악원

  • 소장기관 등록번호

    V021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