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푸는 소리, 모음창, 사구성, 음소리, 아아훔소리, 허드레 소리
범패(梵唄)의 <짓소리>나 일부 <홑소리>를 부르기 전(前)이나 곡 중간(中間)에 부르는 독창(獨唱) 형식의 도입부(전주) 또는 간주(間奏).
<영산재>나 <수륙재>처럼 장시간에 걸쳐 의례를 행할 때, <짓소리>를 시작하기 전 서주(序奏)를 부르거나 선율 중간에 '모음창(사구성)'을 삽입하여 의례를 장엄하게 하고 시간을 늘리는 기능이 필요했다. 또한, 승려 대중이 제창(동음창)으로 긴 소리를 이어갈 때, 어장의 지시로 한 사람이 '허덜품'을 독창하면 다른 승려들이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휴식의 기능도 수행했다. <허덜품>은 크게 곡의 '전주(前奏)' 역할과 '간주(間奏)' 역할로 구분할 수 있다. 짓소리의 <단정례(單頂禮)>나 <일체공경(一切恭敬)>와 홑소리의 <종성(鐘聲)>, <창혼(唱魂)>, <보장취(褒奬偈)>, <오덕사(五德詞)> 등의 서두에 의미 없는 모음창을 독창으로 노래하는 것을 전주의 역할이며, <보례(普禮)>를 비롯한 여러 <짓소리> 중간에 삽입되는 것을 간주의 역할로 볼 수 있다. 가장 보편적으로 하용되는 간주는 '사구성(四口聲)'이라고도 불리며, 가사의 끝 모음을 길게 늘여 부르는 형태이다. 선율이 무한정 늘어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동일 선율을 반복하며 미세한 변화를 준다. <허덜품>은 범패가 엄격하게 고정된 악곡이 아니라, 의례 현장의 상황에 따라 시간을 늘리거나 줄이는 것이 가능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다. 또한 '아아훔소리'나 '사구성' 등은 단순한 장식을 넘어, 소리를 관(觀)하여 수행의 경지로 들어가는 명상 음악으로서의 기능도 함께 지녔다. 비록 '허드레 소리'라는 명칭 때문에 현재는 그 용어의 사용이 줄었으나, 범패의 즉흥성과 수행성을 동시에 보여주는 독특한 음악 양식이다.
윤소희, 『범패의 역사와 지역별 특징』, 민속원, 2023. 윤소희, 「짓소리 연구Ⅰ-삼귀의 절차와 지심신례(두갑) 분석-」, 『한국음악사학보』 58, 2017. 한만영, 「허덜품에 關하여」, 『한국 불교음악 연구』,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0.
윤소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