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선이 만든 피리산조
피리 산조 중 가장 앞선 산조로, 경기도 출신인 이충선이 한주환 대금가락과 피리시나위가락을 기반으로 만든 것이다. 피리 산조 중 유일하게 굿거리 장단이 구성되어진 점이 특징적이다.
〇 역사적 변천 과정 이충선(李忠善, 1901~1989)은 경기도 광주 출신 세습무악계 음악인이다. 1960년대에 국립국악원 악사로 근무하며 성금연(成錦鳶, 1923~1986)과 심상건(沈相健, 1889~1965) 으로부터 배운 가야금 산조를 바탕으로 대금산조와 피리산조를 구성하였다. 그의 연주를 채보한 여러 본의 악보가 전한다. 대표적인 것은 1960년대초 김기수, 1969년에 정재국, 1971년에 서한범 등의 채보악보 이다. 〇 음악적 특징 1960년대 초 김기수의 기록에 의하면 그의 산조는 진양-중모리-자진모리로 세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기도 하고, 진양-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의 네 개의 악장으로 구성되기도 했다. 또, 서한범(徐漢範, 1945~)의 기록에 의하면, 진양-중모리-중중모리-굿거리-자진모리의 다섯 악장으로 기록되기도 했다. 임규수의 『이충선류 피리산조연구』(2022)에 의하면 이충선의 피리산조의 다양한 이보 중에 가장 다양한 악장 구성을 보이는 서한범 채보본에 의하면, 진양과 중모리는 우조-평조-계면조로, 중중모리는 평조로 일관하며, 굿거리와 자진모리는 계면조로 일관한다. 이충선류 피리산조는 계면조가 주를 이루며 우조와 평조선율을 반복적으로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특히 중중모리에서 굿거리로 넘어가는 돌장 두 장단은 F평조, C계면조의 진행으로 전환구를 구성하여 굿거리의 C계면조로 자연스럽게 연결한다.
피리산조에 굿거리 악장이 포함된 것은 주목되는 일이다. 이충선이 가야금 산조의 영향을 받아 굿거리 장단을 피리산조에 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임규수, 「이충선류 피리산조에 관한 연구-김기수, 정재국, 서한범, 박문규 악보의 변천과정을 중심으로-」,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21. 최명화, 「피리산조의 음악적 특징 연구 -이충선‧정재국‧박범훈‧서용석류를 중심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2. 임규수, 『이충선류 피리산조연구』 은하출판사, 2022.
안은경(安銀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