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목포와 광주에서 수학한 이매방(李梅芳, 1926~2015) 류 살풀이춤은 첫 박에 호흡을 들이마시며 끌어올렸다가 풀어나가는 춤사위로 시작하며 반원이나 태극으로 디뎌 나가는 곡선의 디딤새로 원형적인 춤의 형태를 갖고 있다. 휘젓는 사위, 채는 사위, 수건 돌리기, 뒤로 젖혀 뿌리는 사위, 걸치기, 잉어걸이, 완자걸음, 까치걸음, 어르는 사위 등의 기교적인 춤사위는 대삼소삼이 분명하고 화려한 춤사위가 조화를 이루며 교태미를 자아내는 특색이 있다.
경기도 재인청 계열의 이동안(李東安, 1906~1995) 류 살풀이춤은 두 개의 수건을 들고 추는 서사적인 춤이다. 병들어 누워 있는 아버지를 상징하는 하나의 수건은 무대중앙 뒤에 두고 하나의 수건을 들고 춤을 진행하다가 장단의 변화에 따라 들고 있던 수건을 떨어뜨리고 다시 들어 올린 뒤, 무대중앙 뒤에 있던 수건을 들어서 “자신의 생명과 병든 아버지의 액운을 교차하여 살을 푸는” 태극의 춤사위를 춘다. 어깨걸치기, 펴서 뿌리기, 감아 뿌리기, 위로 감아 뿌리기, 틀어 뿌리기, 다시 제쳐 뿌리기, 늘어뜨리기-제쳐 뿌리기 등의 춤사위를 하고 아버지의 병이 나았음을 상징하는 양손 수건 던지기 사위를 하며 마무리 한다. 세련된 멋보다 소박한 형태의 춤사위가 연속으로 이어지며 투박한 춤사위를 그대로 갖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대전 지역의 김숙자(金淑子, 1927~1991) 계열의 김란류 살풀이춤은 오른손에 접혀진 수건을 잡고 사선 중앙으로 걸어 나오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른 유파 살풀이춤들이 무대 중앙에 서서 첫 동작을 하거나 수건을 떨어뜨리는 사위가 없다. 한쪽 팔에 수건을 짧게 돌려 수건의 반을 걸치고 한 손은 치마를 잡고 호흡과 함께 좌우새를 하는 걸친 사위, 오른손의 수건을 앞이나 뒤 사선 방향으로 던지며 왼손으로 수건을 받들어 잡는 사위가 있다. 주요 춤사위로는 잡아끄는 사위, 감추고 제치는 사위, 뒤로 돌려 잡는 사위, 우돌림 사위 등이 있다.
영남지역 박지홍 계열의 권명화 살풀이춤은 전라도 씻김굿에서 나오는 고풀이 동작이 있는 살풀이춤이다. 긴 수건으로 고를 매고 풀어내는 고풀이 춤사위와 사방으로 이동하며 수건을 뿌리면서 풀어내는 연풍대 춤사위가 특징이다. 주요 춤사위로는 상체를 세우고 무릎을 많이 굽히는 큰 폭의 발 디딤새와 강직하고 투박한 크고 높은 팔사위가 있다. 고를 매고 푸는 호남의 무속적 요소와 영남의 지리적, 역사적 맥락이 반영된 투박한 춤사위의 특색이 조화를 이룬다.
전라도 전주지역 추월계열의 최선(1935~ )류 호남살풀이춤은 다른 살풀이춤들의 주요 동작인 수건을 떨어뜨리고, 떨어진 수건을 엎드려서 어르다가 다시 잡고 일어나는 구성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시원스런 뿌림사위의 동작과 변화의 폭이 큰 춤사위가 많다. 주요 상체 사위로 감아 걸치기, 꼬아 감기, 던져 풀기, 들쳐 매기, 머리 감기, 멍석 모리, 채켜쓰기, 휘어 감기, 학체 펴기, 굴려 뿌리기, 꺾음 사위, 굴려 걸치기, 여며 풀기 등으로 반듯한 자세에서 나오는 춤사위가 담백하다. 하체 사위로는 갈팡질팡 걷기, 구름 날기, 구슬 차기, 겅중 돌기, 게발걸음, 반 무릎 돌기 등이 있다. 특히 양손에 잡은 수건을 머리 위로 멍석을 말듯이 한 바퀴 말아 올리는 멍석 모리는 무거운 춤의 분위기를 신명나고 밝게 전환하는 특색있는 춤사위이다.
군산에서 활동한 도금선의 춤을 계승한 장금도는 맨손으로 민살풀이춤을 춘다. 장금도(張錦桃, 1928~2019)의 민살풀이춤은 인위적이지 않고 자유롭게 넘나드는 발동작, 무릎굴신이 많은 동작과 이에 따른 팔동작을 특징으로 하며, 동작의 완성보다는 동작의 흐름이 주가 된다. 긴 사선의 동선보다 태극이나 반원의 동선과 제자리에서 장단을 먹고 좌우로 얼러주거나 어깨춤을 추는 춤사위, 한손 엎고 뒤집는 사위, 날개사위, 한손 뒤로 매는 사위, 양손 교대로 엎고 뒤집는 사위, 꽃봉우리 사위, 가지사위 등의 춤사위들이 있다. 호남 지역의 다른 유파와 달리 몸통을 비틀거나 상체를 뒤로 재치지 않고 담백한 춤사위를 구사한다. 장단과 공간의 범위 안에서 호흡을 예측하기 어려운 즉흥적 춤사위가 물 흐르듯 펼쳐지는 멋이 있다.
조갑녀(趙甲女, 1923~2015)류 민살풀이춤은 고종 때 참봉직을 받은 이장산의 마지막 제자인 남원 출신의 조갑녀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중앙에 위치한 돗자리 위에서만 추며 도입부에는 비정비팔 모양의 발사위로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잔 기교의 춤사위보다는 장단에 머무르는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확하게 박을 지키고 발동작은 무겁고 깊게, 팔사위는 가슴 높이 위로는 거의 올리지 않는다. 손목을 제쳐 손바닥이 밖을 향하는 손사위와 땅바닥에 박듯 바닥을 딛는 발동작의 힘차고 명확한 춤사위가 주를 이룬다.
○ 반주 음악 살풀이춤의 반주 음악은 호남지역 무속음악인 〈시나위〉이다. 〈시나위〉의 전형적인 악기 편성은 피리, 해금, 대금, 장구, 북의 삼현육각 편성이지만 지역과 상황에 따라 다양한 편성으로 연주한다. 오늘날에는 대금, 장구, 징, 가야금, 해금 또는 아쟁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살풀이춤 반주음악은 기본박자의 틀 안에서 각 악기들이 즉흥적 가락을 구성하는 〈시나위〉 합주로 진행되며, 춤꾼 역시 장단 안에서 즉흥성을 발휘하는 특징이 있다. 애조 띤 ‘느린 살풀이 가락’으로 시작했다가, 가락이 빨라지면서 ‘자진 살풀이’로 기쁘게 승화되고, 다시 ‘느린 살풀이’로 조용하게 끝을 맺는 3단계 구성이 일반적이다. 다만 조갑녀 민살풀이춤에서는 마지막 느린 살풀이장단이 없이 2단계 구성으로 전개되며, 이동안류 살풀이춤과 장금도 민살풀이춤에서는 느린 살풀이와 자진 살풀이 중간에 동살풀이 장단을 더하여 4단계의 구성으로 연주한다. 또한 이매방류 살풀이춤과 최선류 살풀이춤, 권명화류 살풀이춤에서는 구음을 곁들여 춤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기도 한다. ○ 복식ㆍ의물ㆍ무구 한영숙류 살풀이춤의 복식은 자주색 고름에 흰색이나 옥색의 치마ㆍ저고리를을 입고, 폭 35cm, 길이 150~180cm 크기의 흰색 수건을 든다. 이매방류 살풀이춤의 복식은 남성의 경우 흰색 저고리ㆍ바지를 입고, 여성의 경우 녹색 치마, 자주 고름의 녹색 저고리를 입는다. 그 위에 안은 대추색이고 겉은 연분홍색으로 된 쾌자, 그 위에 동정을 뒤로 젖힌 옥색 무동복을 입고, 남성은 머리에 남바위를 쓰며, 여성은 머리에 조바위나 아얌을 쓴다. 폭 55cm, 길이 175cm 크기의 흰색 얇은 갑사 수건을 든다. 이동안류 살풀이춤은 흰색 옷고름에 흰색 치마ㆍ저고리를 입으며 허리를 묶는다. 250cm 길이의 흰색 수건 두 개를 사용한다. 최선류 살풀이춤은 남자는 흰 바지와 조끼형 저고리를 기본으로 하고 속 두루마기 위에 속 쾌자를 입고 그 위에 쾌자형 겉 두루마기의 고름을 뒤에서 리본으로 묶어 앞을 개방하여 입는다. 머리에는 깃털과 금술 및 보석으로 장식한 초립 갓을 착용한다. 여자는 자주색 삼회장 백색 저고리에 남색 끝동을 달고 깃ㆍ고름ㆍ곁마기ㆍ끝동부분에 은박을 찍고 옥색치마를 입는다. 흰색 동견쑥고사 재질의 수건을 든다. 권명화류 살풀이춤은 수건으로 고를 메는 춤사위가 있어서 다른 유파보다 긴 흰 명주수건을 들고, 흰색의 저고리ㆍ치마를 입는다. 김란류의 살풀이춤은 완자무늬의 은박, 금박을 찍은 흰색이나 적색 고름에 흰색 치마ㆍ저고리를 착용하고, 폭 37cm, 길이 210~220cm의 흰 수건을 든다. 장금도류 민살풀이춤의 무복은 따로 정해진 것은 없으나 흰색 치마ㆍ저고리에 남색의 옷고름을 맨다. 조갑녀 민살풀이춤은 흰색의 치마ㆍ저고리ㆍ고름을 기본 의상으로 착용한다. 별도의 머리 장식이 없이 여성은 쪽을 지고, 모든 무용수는 버선을 신은 채 춤을 춘다. ○ 역사적 변천 및 전승 살풀이춤은 20세기 중후반에 독자적으로 전형을 갖추었고, 1990년에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각 지역 춤꾼들이 수건춤으로, 허튼춤으로 추었기에, 수건을 들고 자신의 구성으로 살풀이춤을 추면서 전국적으로 다양한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김경숙(金敬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