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북놀이의 기법을 바탕으로 양손에 쥔 북채를 이용해 들고 북을 치며 다양한 춤사위를 표현하는 예술적 양식의 춤.
진도북춤은 진도 지역의 모북과 설북놀이에서 비롯된 북놀이 문화를 바탕으로 형성된 예술적 춤이다. 이 춤은 전통예인 박병천이 가·무·악에 통달한 역량을 바탕으로 예술적으로 구성하였으며, 1980년대부터 공연과 교육을 통해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자진모리, 굿거리, 동살풀이, 휘모리 등 장단의 흐름에 따라 춤이 구성되며, 즉흥성과 신명을 중심으로 역동적인 춤사위가 펼쳐진다. 다채로운 동작과 공간 활용, 음양의 조화는 전통춤의 미의식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다. 복식과 무구는 실용성과 장식성을 겸비하며, 북채와 북끈 또한 춤 동작에 적합하도록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이처럼 진도북춤은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진도북놀이와 함께 전승되며, 예술적 양식의 전통춤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진도북춤은 모내기 때 북으로 신호를 주던 모북(모방구)과 농악 판굿의 설북놀이에서 유래한다. 모북은 들노래에 맞춰 흥을 돋우며 모내기를 지휘하는 역할을 했고, 설북놀이는 개인기가 강조된 즉흥적 춤사위와 북가락을 보여준다. 진도에서는 장구 대신 북을 활용한 놀이문화가 형성되었으며, 박병천은 이를 바탕으로 향토적 색채와 전통춤의 어법, 음양의 원리 등을 담아 예술적 춤으로 발전시켰다. 1984년 국립극장 공연과 1986년 아시안게임 문화축전에서 ‘진도북춤’이라는 명칭으로 구성과 특징을 갖추었다.
○ 개요 진도북춤은 채편과 북편을 넘나들며 북가락과 다양한 춤사위를 구사한다.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전개되며, 맺고 얼렀다 푸는 형식으로 흥과 신명을 고조시킨다. ○ 절차와 구성 박병천의 진도북춤은 장단의 변화에 따라 입장 자진모리- 굿거리- 자진모리- 동살풀이- 호성- 마무리 굿거리로 구성되어 있다. 1. 입장 자진모리 자진모리 장단에 북가락과 춤사위를 구사하며 춤판에 입장하여 춤의 시작을 알리는 도입부에 해당한다. 북가락과 춤사위가 합일되어 표현됨으로써 흥과 신명을 일으키며 즉흥적인 요소가 강하다. 2. 굿거리 굿거리 장단에 맞추어 북을 치며 춤사위를 표현하고 굿거리1조와 굿거리2조로 구성되어 있다. 1조와 2조의 마무리에는 북가락 중심으로 구성하고 있어 단락을 맺어주는 효과를 준다. 3. 자진모리 자진모리 장단에 맞추어 북가락을 중심으로 춤사위를 엮어가며 음·양의 짝을 이루며 춤사위가 진행된다. 첫부분은 외꼭지 장단으로 맺고 두번째는 품앗이꼭지 장단으로 맺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4. 동살풀이 동살풀이 장단에 맞추어 다양한 보법의 춤사위가 나타난다. 동살풀이 1부와 동살풀이 2부로 나뉘는데 1부의 마무리는 다스름 장단으로 2부의 마무리는 휘모리장단으로 맺음으로 신명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5. 호성(虎聲) 호성은 ‘호랑이 성음’이라는 뜻으로 북가락을 치며 호성을 표현한다. 동살풀이 장단으로 신명을 고조시켜 휘모리장단으로 맺은후 긴장감을 주며 호성가락을 연주한다. 6. 마무리 굿거리 굿거리 장단으로 춤을 맺는 부분으로 굿거리 부분의 춤사위를 바탕으로 하여 춤을 진행시키다 맺음가락으로 춤을 맺는다. ○ 연행적 특징 춤사위는 세습무가에서 전승된 동작과 노동·놀이에서 유래된 동작, 발동작 등이 포함된다. 주요 춤사위로는 겨누기, 바람막이, 꽃봉오리, 게걸음, 새끼꼬기, 발차기, 맷돌갈기 등이 있다. 무대 공간은 앞뒤·좌우·상하를 고루 활용하며 원형, 태극선, 갈지자, 사선 등 다양한 이동반경을 보여준다. ○ 반주 음악 반주악기는 꽹과리, 장구, 북, 징 등 타악기와 선율악기인 태평소로 구성되며 태평소가 시나위를 연주하고 구음(口音)으로 시나위 가락을 곁들이기도 한다. 장단은 굿거리 장단, 자진모리 장단, 동살풀이 장단, 휘모리 장단으로 구성되어 있다. ○ 복식ㆍ의물ㆍ무구 - 복식 진도북춤의 복식은 남성의 복식과 여성의 복식이 다르게 나타난다. 남성은 흰 저고리와 흰바지를 착용한다. 여성은 흰색 혹은 미색 저고리와 흰색 혹은 붉은색, 감물색 치마를 착용하거나 치마, 저고리 위에 쾌자를 착용하고 삼색띠를 매기도 하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버선이나 흰색 미투리를 착용한다. 반주는 꽹과리, 장구, 북, 징, 태평소 등으로 구성되며, 태평소는 시나위를 연주하고 구음을 곁들이기도 한다. 장단은 굿거리, 자진모리, 동살풀이, 휘모리로 구성된다. - 무구 북은 대부분 소나무로 만들고 가죽은 소가죽을 사용하고 북채는 박달나무, 탱자나무, 흑단과 같은 단단한 나무를 사용하여 만든다. 북채는 왼쪽북채가 오른쪽북채보다 짧으며 손잡이 부분이 얇고 북채끝을 둥굴게 제작하여 양손으로 북가락을 연주하기 적합하게 변화시켰다. 북끈은 2개로 흰색으로 제작하여 하나는 왼쪽 어깨에 메고 북을 가슴 아래에 두고 하나는 허리에 메어 북을 고정시킨다. ○ 춤의 요소와 미적표출 굿거리장단은 춤사위를 중심으로 가락을 엮어나가는데 굿거리에 추어지는 춤사위는 9대째 이어오고 있는 세습무가(世襲巫家)에서 전승된 굿거리 춤사위를 바탕으로 하고 있어 섬세한 호흡과 발디딤, 유연한 동작과 정재된 멋이 담겨 있다. 자진모리장단은 노동의 동작들이 춤사위에 나타나며 춤과 가락이 일체된 형상으로 춤을 진행하여 흥을 고조시킨다. 굿거리장단에 비해 빠른 장단에 춤사위가 진행되지만 강유(剛柔)와 대삼소삼(大衫小衫), 직선과 곡선, 음ㆍ양의 조화를 통해 점층적으로 흥을 몰아가는 방식으로 맺고 어르고 풀어낸다. 동살풀이장단에는 다양한 보법의 춤사위가 나타나며 익살스럽고 놀이적인 요소를 담아내는 춤사위로 구성되어 있고 마지막 부분을 휘모리장단으로 맺음으로 신명의 경지에 이르게 한다. ○ 역사적 변천 및 전승 진도북놀이는 1987년 전남무형문화재로 지정이 되어 양태옥, 박관용, 장성천에 의해 전승되고 있으며 전통예인(藝人)인 박병천이 예술적 양식의 춤으로 구성한 진도북춤은 1980년대 무용계에 알려지면서 박병천에 의해 전문무용단, 예술학교, 대학 무용과에 교육되며 전국적으로 확산되었다.
진도북춤은 북연주와 춤이 결합된 독특한 예술형식으로, 즉흥성과 공간 활용을 통해 관객과 신명을 공유하는 춤이다. 박병천은 진도 지역의 북놀이를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전통춤의 어법과 미의식을 담아냈으며, 진도북춤은 놀이를 넘어선 예술적 전통춤으로 자리매김하였다.
국립남도국악원, 『진도의 농악과 북놀이』, 국립남도국악원, 2009. 강인숙, 「박병천 전통춤이 공연예술에 미친 영향」, 『대한무용학회논문집』75, 2017. 김영희, 「박병천류 진도북춤의 공연 현황」, 박병천류전통춤보존회, 2016 노동은ㆍ임수정ㆍ이수정, 「박병천과 신청음악」, 『민족음악의 이해』3, 1994. 이미영, 「진도북춤 춤사위에 나타난 미적 특성」, 『한국무용사학』 3, 2004. 임수정ㆍ박시종, 「박병천류 전통춤의 유형별 고찰과 보존에 관한 제언」, 박병천류전통춤보존회, 2014.
임수정(林守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