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리감기
농악에서 머리에 고깔을 쓴 연희자가 소고를 쥐고 손목을 ‘8’자 모양으로 돌리며 앞면과 뒷면을 번갈아 소고채로 치는 춤사위.
꾸리북은 농악의 고깔소고춤에서 연희자가 소고를 ‘8’자 모양으로 돌리며 앞면과 뒷면을 번갈아 치는 대표적인 춤사위이다. 실꾸리를 감는 손동작에서 유래하였으며, 전라남도 영광과 장성, 전라북도 고창 무장 지역의 ‘영무장 농악’에서 발전하였다. 굿거리, 삼채, 이채 장단에 따라 네 박자로 구성되며, 장단의 빠르기에 따라 유려함과 기교를 표현한다. 반주는 꽹과리, 징, 장구, 북, 태평소로 이루어지며, 연희자는 고깔을 쓰고 소고채를 들고 춤을 춘다. 꾸리북은 단순한 북놀림을 넘어 농악의 미학과 춤꾼의 기량을 집약한 예술적 표현으로 평가된다. 현재는 전라북도 무형유사으로 지정된 고창농악의 고깔소고춤에서 우수한 꾸리북의 연행을 살필 수 있다.
‘꾸리북’이라는 이름은 실타래를 실꾸리에 감을 때 손이 그리는 ‘8’자 모양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전라남도 영광, 전라북도 고창 무장, 전라남도 장성을 일컫는 이른바 ‘영무장’ 농악에서 고깔소고만으로 연희하는 과정에서 춤사위로 발전하였다.
〇 세부 동작 및 특징 꾸리북의 세부 동작은 굿거리, 삼채, 이채 장단의 네 박자 구조에 따라 구성된다. 첫째 박에서는 무릎을 굴신하며 배꼽 부근에서 소고 앞면을 치고, 몸 쪽으로 둥글게 돌리며 팔을 들어 올린다. 둘째 박에서는 호흡을 끌어올리며 얼굴 높이에서 소고 뒷면을 치고, 소고를 세워 회전시킨다. 셋째 박에서는 얼굴 부근에서 다시 앞면을 치고, 소고를 천천히 회전시킨다. 넷째 박에서는 소고의 앞면을 마주 본 상태에서 뒷면을 친다. 장단이 느릴 경우에는 소고를 두 번 또는 네 번 치며 유려한 곡선미를 강조하고, 빠를 경우에는 치기를 생략하거나 연속으로 치면서 역동성과 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한다. 이러한 동작은 춤꾼의 손목을 중심으로 소고를 ‘8’자 모양으로 회전시키며 이루어지며, 장단의 흐름과 춤꾼의 기량에 따라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꾸리북 동작을 빠르게 할 경우 1박에 소고를 치고 빨리 돌려 두 번째 치기를 생략할 수 있다. 또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치기를 바로 붙여서 칠 수 있다. 이때 소고가 빨리 돌아가면서 번쩍번쩍 하는 모양이 나온다. 농악에서 소고춤은 소고를 잡는 방식이나 소고의 크기, 그리고 각 농악에서 소고가 맡은 역할에 따라 놀림 방식에 차이를 보인다. 채상소고춤의 경우 소고 놀림이 비교적 단순하고 직선적인 반면, 고깔소고춤의 꾸리북 동작은 상하로 둥글게 회전시키며 앞면과 뒷면을 부드럽게 전환하는 특징을 지닌다. 느리게 돌릴 때는 부드러운 곡선을 표현하고, 빠르게 돌릴 때는 강약을 조절하며 힘과 기교를 동시에 드러낸다. 또한 꾸리북은 소고잽이에 따라 변형 동작이 다양하며, 특히 매도지(연희자가 기량을 펼치는 자유 표현 구간)에서 각 소고잽이의 멋과 기교를 낸다.
〇 반주 음악 꾸리북은 꽹과리, 징, 장구, 북, 태평소로 구성된 농악패의 굿거리, 삼채, 이채 연주에 맞춰 연행된다.
〇 복식·의물·무구 연희자는 농악 복식을 갖추고 꾸리북을 연행한다. 복장은 흰 바지저고리와 파란 조끼, 삼색 띠로 구성되며, 머리에는 종이꽃이나 색실로 장식된 고깔을 쓴다. 소고는 왼손에 들고, 오른손에는 소고채를 잡는다. 사용되는 소고는 춤의 성격에 따라 막대 손잡이가 달린 소고와 북 틀에 끈을 꿰어 손으로 잡고 치는 끈소고 중에서 선택된다.
꾸리북은 단순한 북놀림을 넘어 농악의 미학과 춤꾼의 기량을 집약한 예술적 표현이다. 느린 장단에서는 유려한 곡선미를, 빠른 장단에서는 힘과 기교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으며, 춤꾼의 숙련도에 따라 다양한 변형 동작이 가능하다. 이러한 점에서 꾸리북은 소고의 동작을 다양하게 표현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으며, 소고춤의 정서와 미학을 담은 대표적 춤사위로서, 지역 전통과 공동체 예술을 계승하는 중요한 문화적 자산이라 할 수 있다.
『기완별록(奇玩別錄)』 신재효, 〈박흥부가〉
고창농악보존회, 『고창농악』, 나무한그루, 2009. 김영희, 『고창농악 고깔소고춤』, 작품 오늘, 2004.
김영희(金伶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