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굿에서 무당이 푸너리장단에 맞춰 자유롭게 추는 춤
동해안별신굿은 화려한 무악(巫樂)과 무가(巫歌), 그리고 굿춤(巫舞)이 결합된 제의이자 종합적인 예술행위이다. 별신굿에 포함된 굿거리는 대개 푸너리장단으로 시작해 청보 혹은 제마수 장단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푸너리춤은 굿거리의 서두에 연주되는 푸너리장단에 맞춰 추는 춤이다. 이 춤은 굿거리의 시작을 알리는 기능을 담당하면서 청신(請神)의 과정에서 연행된다. 주무는 먼저 쾌자를 걸쳐 입고 가슴띠를 두른 뒤에 부채와 손수건 등을 쥔 상태에서 푸너리춤을 추다가 마지막에는 굿상을 향해 인사를 한다.
이어서 청보장단에 맞춰 가창하는 무가와 무가 사이에서도 무구(巫具)를 쥐고 춤을 춘다. 이 춤은 앞의 푸너리춤과 매우 유사하지만, 무가와 관련된 발림이 더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주무는 악사(주민)와 굿상(신) 사이를 오가면서 또는 제자리에서 돌면서 푸너리춤을 춘다. 여기서 돌머리무관은 직선적인 공간 활용의 단조로움을 보완해주고, 굿상(신)과 주민들이 갖는 제의적 관계성을 이어주는 역할을 한다. 푸너리춤의 발사위는 모둠발, 앞디딤, 뒷디딤, 옆디딤, 감아딛기, 뒷잔걸음 등으로 구성된다.
팔사위에는 펴기형과 굽히기형, 그리고 감기형이 있으며, 부채를 중심으로 한 붙이기형이 있다. 부연하자면, 팔 굽히기와 벌리기, 감기와 메기 등의 동작이 있으며, 부채를 접고 펴는 동작을 비롯하여 팔과 등에 붙이듯이 부채를 들기도 한다.
푸너리는 굿거리가 시작할 때 연주되는 굿춤의 반주 장단이다. 이 장단은 총 3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푸너리1~3장(가진푸너리) 또는 2~3장(민푸너리) 등으로 연주한다. 푸너리1장은 2소박 8박자(8/4), 푸너리2장은 2소박 4박자(4/4), 푸너리3장은 2소박 2박자(2/4)로 구성되어 있으며, 징은 매 첫 박에 한 번씩 친다. 푸너리장단은 각 장의 장단 구조는 같으나, 징의 타점(打點) 수를 달리하여 장이 구분된다. 반주 악기로는 장구, 징, 꽹과리, 제금 등이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치마저고리 위에 남색 쾌자를 덧입고 연두색 가슴띠를 두른다. 머리는 큰머리에 흰색 천으로 만든 끈과 꽃으로 치장하는데, 성주굿에서는 그 위에 갓을 착용한다. 기본적으로 사용되는 무구(舞具)로는 부채와 손수건 등이 있다. 하지만 세존굿의 경우, 손수건 대신 고깔을 들고, 심청굿과 손님굿에서는 손대를 사용한다.
푸너리춤은 동신(洞神)을 모시러 가는 당맞이굿이나 신의 강림(降臨)을 확인하는 대내림, 그리고 놀이적 성격이 강한 탈굿·범굿·거리굿·꽃노래굿·뱃노래굿·등노래굿 등을 제외하고는 모든 굿거리에서 추어진다. 뿐만 아니라 푸너리춤은 청보장단, 거무장단에 맞춰 추는 춤사위 일부를 포함하므로 동해안굿의 기본춤이라 할 수 있겠다. 이와 같이 푸너리춤은 동해안굿의 보편적 전승 맥락 속에 있는 것이지만, 보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굿을 담당하는 무집단과 무당에 따라 굿춤의 연행에 차이가 있다. 즉 무당은 동해안굿의 기본적인 춤사위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푸너리춤을 추는 것이다.
동해안별신굿: 국가무형문화재(1985)
손정일, 「김용택 전승의 동해안 무속장단 연구」, 계명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윤동환, 「동해안 무악과 무무의 상관성:푸너리장단과 푸너리춤을 중심으로」, 『공연문화연구』 44, 2022. 전성희ㆍ한양명, 『동해안별신굿의 굿춤』, 민속원, 2017. 전성희, 「동해안지역 굿춤의 전승과 변화」, 안동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정병호 외, 『무무(巫舞):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8)』, 예능민속연구원, 1987.
전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