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안굿에서 무당이 푸너리장단에 맞춰 자유롭게 추는 춤
푸너리춤은 동해안별신굿에서 굿의 시작을 알리는 제의적 춤으로, 푸너리장단에 맞춰 무당이 부채와 수건을 들고 연행한다. 춤은 느린 장단에서 시작해 점차 빠르게 진행되며, 공간 동선과 장단의 변화에 따라 춤사위가 확장된다. 춤사위는 장단의 3단계 구조를 모두 갖춘 '가진푸너리'와 일부만 선택되는 '민푸너리' 장단으로 진행된다. 무구는 굿의 종류에 따라 부채·수건·고깔·손대 등이 사용된다. 푸너리춤은 굿의 진행에서 생략되지 않고 연행되는 핵심 춤으로, 지역 굿춤의 정체성과 상징성을 내포하고 있다.
○ 개요
푸너리춤의 명칭은 '푸너리 장단'에 맞춰 추는 춤이라는 뜻으로 장단의 이름이 춤의 명칭으로 확장된 예이다. ‘푸너리’의 유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바이다. 동해안별신굿의 각 굿거리들은 대개 푸너리장단으로 시작해 청보 혹은 제마수 장단으로 이어진다. 푸너리 장단은 청신의 과정에서 굿의 시작을 알리는 음악적 신호이자, 무당과 악사, 그리고 제의 공간을 연결하는 중요한 예비 장단의 성격을 지니며, 푸너리춤은 각 굿거리의 서두에 연주되는 푸너리장단에 맞춰, 청신(請神)의 과정에서 연행된다.
○ 구성 푸너리춤은 보통 세가지 유형으로 진행된다. 첫째는 무당이 부채와 수건을 들고 푸너리장단에 맞춰 춤을 시작하며, 느린 장단에서 점차 빠르게 몰아간다. 둘째는 무당이 원형, 8자형, 오방진 등의 동선으로 공간을 확장하며 춤 동작을 구현하며, 셋째는 청보장단, 제마수장단에 맞춰 부르는 무가의 반주에 따라 춤사위에 변화를 준다. 푸너리춤의 발사위는 모둠발, 앞디딤, 뒷디딤, 옆디딤, 감아딛기, 뒷잔걸음 등으로 구성된다. 팔사위에는 펴기형과 굽히기형, 그리고 감기형이 있으며, 부채를 중심으로 한 붙이기형이 있다. 부연하면 팔 굽히기와 벌리기, 감기와 메기 등의 동작이 있으며, 부채를 접고 펴는 동작을 비롯하여 팔과 등에 붙이듯이 부채를 들기도 한다. 이 중에서 돌머리무관은 자연스럽게 돌면서 춤을 추며 직선적인 공간 활용의 단조로움을 보완해준다. 나비무관(갈매무관)은 나비처럼 곱고 예쁘게 추는 것을 지향하는 푸너리춤의 춤사위이다.
○ 반주 음악 푸너리춤은 주로 장구, 징, 꽹과리, 제금 등 동해안별신굿의 타악기 반주에 맞춰 춘다. 푸너리 장단의 구성은 3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8/4박자로 느리고 장중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2장은 4/4박자로 중간 속도로, 3장은 2/4박자로 빠르고 경쾌한 리듬으로 진행된다. 푸너리 장단의 구성은 각 절차의 규모에 따라 모두 3장을 갖춰 연주하는 '가진 푸너리'와, 일부만 연주하는 '민푸너리'가 선택된다. 푸너리 장단은 느린 장단에서 빠른 장단으로 몰아가는 구조를 통해 춤의 긴장감과 전개를 유도하는 특징이 있다. ○ 복식 푸너리춤의 복식은 평복인 치마와 저고리 위에 남색 쾌자를 덧입는 형태이다. 여기에 연두색 가슴띠를 두르고, 머리는 큰머리로 틀어 흰 끈과 꽃으로 장식한다. 성주굿과 같은 특정 굿에서는 이 위에 갓을 착용하기도 한다. 무구(巫具)로는 기본적으로 오른손에 부채를, 왼손에 수건을 들고 춤추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굿의 종류에 따라 세존굿에서는 수건 대신 고깔을 들며, 심청굿이나 손님굿에서는 손대가 사용된다.
○ 역사적 전승 푸너리춤은 동해안별신굿의 대표적인 굿춤으로 현재까지 지역 무당들에 의해 활발히 연행되고 있으며, 각 무당의 개성과 전승 계보에 따라 복식과 무구의 세부 양상은 조금씩 달라지는 양상을 보인다.
동해안별신굿의 진행에서 시간을 단축해야 할 때 무가와 춤을 압축하거나 대체하는 경우도 있으나, 푸너리춤의 경우 거의 생략되지 않고 연행될 만큼 중요도가 높다. 뿐만 아니라 푸너리춤은 청보장단, 거무장단에 맞춰 추는 춤사위 일부를 포함하므로 동해안굿의 기본춤이라 할 수 있다. 느림에서 점차 빨라지는 푸너리 장단의 구조와 결합되어 동해안 무속의례의 상징성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그리고 푸너리춤은 동해안굿의 기본적인 춤사위를 바탕으로 무집단과 무당에 따라 자신만의 방식으로 자유롭게 추어진다는 특성이 있다.
동해안별신굿: 국가무형문화유산(1985)
손정일, 「김용택 전승의 동해안 무속장단 연구」, 계명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윤동환, 「동해안 무악과 무무의 상관성:푸너리장단과 푸너리춤을 중심으로」, 『공연문화연구』 44, 2022. 전성희ㆍ한양명, 『동해안별신굿의 굿춤』, 민속원, 2017. 전성희, 「동해안지역 굿춤의 전승과 변화」, 안동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정병호 외, 『무무(巫舞):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8)』, 예능민속연구원, 1987.
전성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