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너리무관
통영 신청(神廳)으로부터 전승되는 《남해안별신굿》과 《오귀새남굿》, 《도신굿》을 구성하는 여러 굿거리에서 ‘대너리’에 맞추어 연행되는 승방(무녀)의 무관(춤)
통영 신청(神廳)에서 전승되는 여러 굿거리에서 대너리에 맞추어 추는 춤으로 주로 장구를 담당하는 산이(악사)의 넋노래 이후 연행되며 신을 청하여 맞이하는 의미를 갖는다.
대너리는 남해안별신굿의 도입부에서 장구를 연주하는 산이(악사)의 넋노래 이후 연주된다. ‘대너리’라는 명칭의 유래는 굿의 시작을 알릴 때 ‘너우~리나’하고 소리를 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는데 이 소리는 ‘이제 크게 시작한다.’, 혹은 ‘이제 굿을 시작하자.’라는 뜻이다. 승방(무녀)은 대너리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음악의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여 대너리무관(춤)이라 한다. 이 무관은 굿의 시작과 함께 신을 정중히 맞이하는 의미가 있다.
아래는 현재 (사)남해안별신굿보존회에서 전승하고 있는 《남해안별신굿》과 《오귀새남굿》, 《도신굿》의 여러 굿거리 중 대너리무관이 나오는 굿거리들을 정리한 것이다.
① 《남해안별신굿》: 들맞이당산굿, 일월맞이, 용왕맞이, 부정굿, 가망굿, 제석굿, 용왕굿
② 《오귀새남굿》: 산맞이, 용왕맞이, 부정굿, 성주굿
③ 《도신굿》: 산맞이, 중천맞이, 용왕맞이, 부정굿, 가망굿, 제석굿
대너리무관의 반주음악은 ‘대너리’이다. 대너리는 장구, 북, 징의 타악기로만 연주되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언급한 굿거리들은 항상 대금 독주인 청신악으로 시작되고, 청신악이 끝나면 장구를 연주하는 산이의 넋노래가 이어진다. 이때 승방(무녀)은 단상을 향해 모셔질 신(神)에게 반절로 허배(虛拜)한 후 돌아서서 같은 방식으로 참여자들(마을 주민, 굿을 의뢰한 가정, 관객 등)을 향해 허배(虛拜)한다. 이후 넋노래가 끝나면 대너리가 시작되는데 넋노래 이후부터 승방(무녀)의 무가(巫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까지가 대너리이다.
《남해안별신굿》과 《오귀새남굿》, 《도신굿》에서 연행되는 많은 춤사위들은 호접사위를 제외하고 개별 명칭을 갖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대너리무관이라고 하여 특별한 춤사위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천천히 시작되어 점차 빨라지는 음악적 구성으로 인해 부채를 펴고 어르는 동작을 시작으로 오른쪽과 왼쪽을 향한 호접사위, 오른쪽으로 돌며 부채와 손전을 태극의 형태로 놀리는 사위, 다시 얼러서 마무리하는 춤사위 등이 차례로 구성되는 특징이 있다.
각 형태별 춤사위 연행에 대해 서술하면 다음과 같다.
대너리무관의 시작은 항상 부채를 펴는 사위로 시작한다. 부채를 편 승방(무녀)은 팔을 어깨높이로 들고 몸통을 뒷사선 방향으로 움직인다. 몸통의 움직임은 어깨, 팔꿈치 손목의 순으로 전달되어 손목놀음으로 표현되고, 이러한 손목놀음에 따라 부채와 손전의 움직임이 다양하게 변화된다. 또 몸통의 움직임은 하체의 중심 이동에도 영향을 주며 발을 딛는 위치와 보폭 등을 결정한다. 이 사위을 빠르게 연결하면 어르는 사위가 된다.
두 번째로 많이 볼 수 있는 춤사위로는 호접사위를 꼽을 수 있다. 호접사위는 꽃에 나비가 날아드는 것과 같은 몸짓으로 양팔을 밖으로 펼쳤다가 모은다. 승방(무녀)은 장단에 맞추어 다양하게 완급을 조절하고 팔의 미세한 높낮이 차이를 두어 호접사위 하나만으로도 다채롭고 풍성해 보이도록 무관을 짓는다.
세 번째로는 부채로 승방(무녀)의 얼굴을 가리고 회전하는 무관을 들 수 있다. 손전을 든 왼팔은 옆으로 들기도 하고, 아래로 내리기도 한다. 또 손전을 위로 올려 부채의 끝과 맞닿게 하는 방식으로 무관을 지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손전과 부채를 놀리는 사위는 승방(무녀)이 반 바퀴 회전하여 방향을 바꿀 때 주로 사용된다. 승방은 회전과 동시에 손전은 위로 부채는 아래로 원을 그리듯이 돌리는데 손전과 부채가 그리는 곡선의 미가 돋보이는 춤사위이고 이러한 회전 뒤에는 보통 호접사위가 뒤따른다.
대너리춤은 굿의 초입에 연행되는 승방(무녀)의 춤으로 신을 맞이하는 의미의 종교적 상징성을 지닌 춤이다. 통영 신청(神廳)으로부터 전승되고 있는 모든 굿거리 중 작은 굿으로 분류되는 잔삭거리의 형식성을 완성하는 데 필수적인 연행이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 대너리무관은 통영 신청(神廳)에서 전승되는 여러 춤사위들 중 가장 기본적인 춤사위들로 구성되는데, 승방(무녀)에 따른 춤사위 표현의 가변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춤사위를 파생시킬 수 있는 동작소를 파악할 수 있다는 점에 무용학적 가치가 있다.
서울역사박물관, 단국대학교 석주선기념박물관, 『(다시 태어난 우리 옷) 환생』, 서울역사박물관: 단국대학교석주선기념박물관, 2006. 송미경,「조선시대 답호 연구 –17세기 전기까지」, 『한국복식학회』59 · 10, 2009. 염순정, 김은정,「조선시대 답호의 조형특성을 응용한 디자인 연구」, 『한국의상디자인학회지』21 · 1, 2019. 정은주(2022), “남해안별신굿 전승과정에 대한 연구: 남해안별신굿 보유자 정영만의 구술생애사를 중심으로”, 전북대학교 인문대학원 석사학위논문, 5-11.
심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