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독우물굿, 남원굿
전라북도 남원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농악으로, 2019년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음
남원 지역 마을농악의 전통으로부터 출발하여 좀 더 발전되어 여러 마을로 원정공연을 떠날 수 있는 기량을 갖춘 걸립농악과 더 나아가 전국을 순회하며 일정한 공연장을 갖추고 매표소를 설치하여 돈을 받는 상업적 연예농악 형태인 〈포장걸립농악〉의 단계를 거친 농악으로서 호남좌도농악의 기본 장단에 변주를 가미하고, 치배 전원이 부들상모와 채상모를 쓰고 공연을 하는 등 난이도를 높인 연예농악이다.
남원농악은 남원시 금지면 옹정리(독우물)의 농악을 중심으로 한 이른바 ‘남원 독우물굿’이 그 유래이다. 〈독우물굿〉은 이 마을의 소박한 마을농악의 상태에 있었으나, 일제 강점기에 이 마을의 상쇠인 류한준(柳漢俊, 1900~1952) 옹이 남원시 송동면 세전리에 거주한 바 있었던 전판이(田板伊, 1869~?)라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상쇠로부터 마을농악보다 발전된 걸립농악 형태의 전문적인 농악 예능을 전수 받아 걸립농악 형태로 발전하여 호남좌도의 여러 지역으로 걸립농악을 하고 다니게 되면서 ‘남원농악’으로서 자리를 잡게 되었고 류한준 옹은 강태문(姜泰文, 1903~1965) 옹에게 상쇠를 물려주었고 강태문 옹은 류명철(柳明喆, 1942~2022, 류한준의 아들)에게, 그리고 2022년 류명철 사망 후에는 이수자인 김정헌이 상쇠를 물려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 연행시기와 장소
[마을농악과 걸립농악]
주로 정월 대보름을 전후로 하여 주간에는 당산굿과 지신밟기 등을 하고 야간에는 마을의 넓은 터에 판을 만들어 판굿을 공연했다. 당산굿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의 상징인 당산(나무, 탑, 돌무더기 등) 근처에서 공연하였고 지신밟기는 공연 장소에 따라 샘굿(우물굿), 문굿, 정지굿, 곳간굿, 장독굿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포장걸립농악]
전국을 순회하면서 넓은 마당에 포장을 둘러치고 매표소에서 돈을 낸 입장객을 대상으로 하여 주간과 야간에 공연을 했다.
절차와 구성
○ 절차 및 주요 내용
① 질굿/길굿 → ② 마을문굿 → ③ 들당산굿→ ④ 지신밟기(동네우물굿→ 집안문굿 → 마당굿 → 조왕굿 → 장독굿 → 곳간굿 → 집안샘굿 → 고사소리 → 술굿 → 인사굿)→ ⑤ 판굿 → ⑥ 날당산굿
○ 판굿의 구성
<전굿>
①어울림굿 → ②질굿 → ③입장굿(인사굿) → ④풍류굿 → ⑤채굿 → ⑥진풀이 → ⑦호호굿 → ⑧영산 → ⑨노래굿 → ⑩미지기
<후굿>
①도둑잽이 중 쌍방울진 → ②상여소리 → ③문굿 중 탐모리와 짝두름 → ④점호굿 → ⑤액막이굿 → ⑥헤침굿
○ 고사소리
남원농악의 고사소리는 <산세내력>, <지세풀이> 등으로 서두를 여는 광대고사소리계통 고사소리에 속한다. 류명철 상쇠는 고사소리를 인근의 무속인 집안의 소리꾼을 자기 집으로 초빙하여 배웠다고 증언하였는데 이는 고사소리와 무가의 관련성을 입증하는 실례라 할 수 있다. 실제로 남원농악의 고사소리에는 <액막이 타령>, <업타령>, <노적타령> 등 무가와 흡사한 대목이 존재하는데 그 사설의 내용과 음악적인 측면에서 많은 부분이 무가와 유사하다. 그밖에 <비단타령>, <패물타령> 등은 아니리와 소리로 구분될 만큼 판소리의 형식을 갖추고 있다.
남원농악 고사소리의 종류는 다음과 같다.
<산세내력>→<집터내력>→<여쭈어라>→<성주풀이>→<비단타령>→<패물타령>→<업타령>→<노적타령>
○ 장단의 종류
남원농악의 장단은 박자를 이루는 박의 수가 짝수로 이루어진 규칙 박자형과 홀수의 박수를 가진 불규칙 박자형, 둘 이상의 박자가 혼합된 혼합 박자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굿거리, 풍류, 질굿, 노래굿 반주가락 등은 굿거리 계통의 장단들로서 느린 12/8박자로 이루어져 있다. 삼채, 된삼채, 잦은삼채, 영산, 잦은 호호굿, 호호굿 도드래미, 재능기, 반풍류, 벙어리삼채, 사채, 오채, 육채, 칠채, 조왕굿 등은 4/박자로 삼채 계통의 장단이다. 느린진풀이는 4/4박자로 우도농악의 오방진과 유사한지만 리듬을 만드는 방식에 차이가 있어 첫 박을 연주하지 않고 쉬는 ‘엇박’ 위주로 리듬이 구성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상여소리 반주가락은 전형적인 중모리 장단을 사용한다. 일채와 열두마치는 불규칙 박자로 판소리 장단의 엇모리와 같이 10/8박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액센트와 리듬 패턴의 차이가 있다. 또 호호굿은 12/8박자와 10/8박자가 혼합되어 있는 혼합 박자형이다.
현재 전승되는 남원농악의 공연상의 주요 특징들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전체적으로 마을농악의 단계에서 벗어나 걸립농악의 단계를 거쳐 〈포장걸립농악(연예농악)〉의 단계에까지 발전한 전문적인 농악이다. 둘째, 판굿은 크게 앞굿과 뒷굿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앞굿’은 음악적인 면이, 뒷굿은 연희적인 면이 강조된다. 셋째, ‘개꼬리상모’라 불리는 부들상모놀이가 다양하게 발달되어 있다. 넷째, 장단의 변주가 많고 전반적으로 빠르다.
전북무형문화재(2006) 국가무형문화재(2019) 국가무형유산(2024)
김정헌, 『남원농악』, 민속원, 2014. 김정헌, 『한국농악의 역사와 이론』, 한국학술정보, 2009.
김정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