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대각, 목고동, 목나발, 목덩강, 땡각, 띙각, 영각, 농각, 박주라, 죽고동
긴 관에 입김을 불어 하나의 음만 내는 농악에서 신호용으로 쓰는 나무로 만든 관악기.
농악에서 신호를 보내거나 연주의 시작과 끝을 알릴 때 사용하는 단음 관악기이다. 본래 조선시대 군영에서 사용하던 목대각(木大角)이 민간에 전해진 것으로, 현재는 주로 경상도 지역 농악에서 쓰인다. 지역에 따라 땡각, 영각, 목나발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며, 긴 울림을 통해 공동체의 주목을 끄는 역할을 한다.
고동이라는 용어는 『병학지남연의』(兵學指南演義, 1798)에 처음 보이며, 여기에서는 바라(哱囉)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바라는 각 계통의 악기이지만, 여기에서는 나각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근래에는 농악 등에 사용하는 각(角) 계통 악기를 고동이라 하며, 언제부터 이 용어를 사용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각의 형태는 고구려 고분벽화에 처음 나타나고, 각이라는 용어는 『삼국사기』에 보인다.
○ 용도
농촌지역에서 두레작업을 할 때 시각을 알리는 신호 용도로 사용되다가 근래에는 농악이나 농청놀이 등에 상용된다.
○ 형태와 구조
현재 전승되는 민속악기 고동은 취구, 관대, 벨(Bell)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긴 대나무 관의 한쪽 끝에는 오동나무 등을 깎아 만든 벨을 끼우고, 반대쪽에는 얇은 대나무로 만든 취구를 꽂아 만든다. 관에는 음정을 조절하는 지공(指孔)이 없다. 때로는 나무 하나를 통째로 깎아 만들기도 한다.
○ 제작법 오동나무를 깎아 한쪽은 굵고 다른 쪽은 가는 나팔을 만든다. 관대는 굵은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어 안에 마디를 제거한 다음 다시 합치고 바깥 부분을 새끼줄로 감아 만든다. 관 한쪽에는 관을 꽂고, 다른 쪽 관 끝마디에 취공을 뚫고 얇은 대나무의 취구를 꽂는다. 나무의 쪼개진 빈틈으로 공기가 새어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있으므로, 물에 담가 나무가 불어 빈틈이 메워지게 한다. 나팔, 관, 취구를 구분하지 않고 오동나무를 깎아 통째로 만들기도 한다. 현재의 고동은 주로 오동나무로 벨을, 대나무로 관대를 만든다. 굵은 대나무를 반으로 쪼개 속 마디를 제거한 뒤 다시 합치고, 공기가 새지 않도록 틈을 메우고 겉을 새끼줄 등으로 감아 고정한다. 연주 전에는 나무가 물을 먹어 틈이 메워지도록 관을 물에 담가두기도 한다. ○ 연주법 고동은 취구에 입술을 대고 힘껏 입김을 불어 소리 낸다. 지공이 없어 하나의 음만을 길게 낼 수 있으며, 입술의 힘과 호흡을 조절하여 소리의 강약과 미세한 높낮이에 변화를 준다. 연주 시에는 소리가 멀리 퍼지도록 벨을 위로 향하게 받쳐 든다.
○ 연주악곡 《청도차산농악》, 《고산농악》, 《욱수농악》, 《마산농청놀이》 ○ 역사적 변천 고동의 역사적 변천은 용어의 측면과 악기의 측면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고동이라는 용어는 병학지남연의(兵學指南演義, 1798)에 처음 보이고, 이 때는 나각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현재는 농악이나 농청놀이네 사용되는 각(角) 계통의 악기를 지칭하는 것으로 변화되었다. 고동의 직접적인 유래는 조선시대 군악기인 목대각이다. 하지만 그 뿌리는 동물의 뿔로 만들어 군영에서 신호용으로 사용하던 고대의 악기 각(角)에 닿아 있다. 고구려 덕흥리 고분 벽화에는 말을 타고 휘어진 각을 부는 기마 악대가 그려져 있으며, 『삼국사기』에도 고구려와 백제의 중요 악기로 기록되어 있다. 고려시대를 거쳐 조선전기에는 크기에 따라 대각·중각·소각으로 나뉘었고, 조선 후기에는 재료에 따라 구리로 만든 동대각과 나무로 만든 목대각으로 나뉘었다. 이 중 목대각은 민간으로 흘러 들어와 농사 공동체의 신호용 악기인 '고동'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고동은 군영의 악기가 민간으로 전래되어 새로운 생명력을 얻은 귀한 사례라는 점에서 중요한 음악사적 가치를 지닌다. 고대부터 이어져 온 군대의 통신·신호용 악기라는 '각'의 핵심적인 기능이 농촌 공동체의 농악 신호용 악기로 고스란히 이어진 것이다. 현재는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되는 독특한 향토 악기로서, 그 긴 울림은 단순한 소리를 넘어 공동체의 시작과 끝, 질서를 상징하는 문화적 상징물로 기능하고 있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세종실록(世宗實錄)』 『국조오례의서례(國朝五禮儀序例)』 『악학궤범(樂學軌範)』 이숙희, 『조선후기 군영악대 취고수ㆍ세악수ㆍ내취』, 태학사, 2007. 김영운, 「한국 토속악기의 악기론적 연구」, 『한국음악연구』 17·18, 한국국악학회,1989 이숙희, 「농악 악기편성 성립의 배경과 시기에 관한 연구」, 『한국음악연구』 54, 2013.
오지혜(吳䝷慧)