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 깽쇠, 깡쇠, 꽹매기, 깽매기, 깽가리, 소금(小金), 정(鉦), 쟁(錚), 광쇠,
농악과 무속음악, 사물놀이 등, 주로 민속음악에서 금속 면을 채로 두드려 소리내는 체명(體明) 악기.
꽹과리는 금속성의 강하고 날카로운 음색을 내며, 주로 민간의 농악 및 무속음악, 사물놀이에서 두루 쓰이는 명칭이다. 농악에서는 수석 꽹과리 연주자, 상쇠가 전체 공연 내용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맡고 있어 흔히 ‘대장악기’로 인식되고 있다. 형태상으로는 궁중의 ‘소금(小金)’, 불교 및 일부 지역 무속음악에서 ‘광쇠’라고 불리는 악기와 유사하나 주법은 차이가 있다.
꽹과리의 유래는 금속타악기를 한자로 표기한 글자 중 정(釘), 소금(小金), 정(鉦), 쟁(錚)을 통해 확인되며, 꽹과리라는 명칭은 17세기 중반 시기의 일화가 전한다. 1624년(인조 2) 1월 이괄(1587∼1624)이 반란을 일으켰는데, 광해군(1608~1623) 때 이 난리가 일어날 조짐으로 "이괄이는 꽹괄이요, 장만이는 볼만하네!…"라는 노래가 생겨났다. 이괄 군이 산 위로 소징을 치며 올라갔는데, 소징을 칠 때 ‘꽹’하는 소리와 이괄의 ‘괄’자를 붙여 꽹괄이로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온다. 이괄의 군이 사용한 소징의 실체가 무엇인지 분명하지 않으나 징 혹은 꽹과리 계통의 악기로 추정된다. 이 노래가 발생한 시기가 광해군 때라는 사실로 미루어 꽹과리라는 용어는 늦어도 17세기 중반 이전부터 사용된 것으로 볼 수 있다.
○ 명칭 꽹과리라는 명칭은 민간에서 금속타악기라는 뜻으로 간단히 ‘쇠’라고 하거나, 칠 때 나는 소리 ‘꽹’ 혹은 ‘깽’과 결합하여, ‘깽쇠’라고도 한다. 이밖에 ‘깽매기’라는 명칭은 연주할 때 두드리고 막으면서 음향을 조절하는 연주법을 반영한 이름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밖에 유사한 형태의 금속타악기가 용도에 따라 다른 명칭으로 불리는데, 궁중에서는 소금, 불교 의례 및 일부 무속음악에서는 광쇠라고 한다. 다만, 세부 장식과 주법 등은 차이가 있다. ○ 형태와 규격 꽹과리는 놋쇠로 만든 곡면체(曲面體)의 울림판으로 얇고 움푹 들어간 그릇 모양이다. 본체의 직경은 보통 19~25cm이다. 농악 연주용으로는 약 20~23cm 크기가 일반적이다. 울림판 위쪽에 구멍을 뚫어 끈을 매단다. 채는 길이 약 25cm, 손잡이 지름 2.3cm이고, 끝부분에 끼우는 공이는 지름 5cm 정도이다. 그러나 지역·제작자·연주자 취향에 따라 규격이 달라질 수 있다. ○ 제작 방법 꽹과리는 먼저 구리와 주석을 섞은 합금인 놋쇠를 녹여 원반 모양으로 주조한 뒤, 망치로 두드려 가운데를 약간 볼록하게 만드는 단조 과정을 거친다. 이때 금속의 밀도가 높아져 날카롭고 맑은 소리가 형성되며, 두께와 형태에 따라 음색이 달라진다. 이후 불에 달구고 식히는 열처리 과정을 반복하여 금속의 강도와 탄성을 조절하고, 마지막으로 표면을 갈아내고 매끄럽게 다듬는 연마 과정을 통해 울림을 고르게 한다. 완성된 울림판에는 끈을 달 수 있도록 구멍을 뚫어 마무리한다. 꽹과리 채는 대나무 뿌리로 만들고, 박달나무 등의 단단한 나무재질로 만든 공이를 끼워 만든다. 손잡이 부분은 가죽이나 헝겊을 감고, ‘너슬’이라고 부르는 천을 달아 장식한다. ○ 용도 농악 및 사물에서 다른 악기들을 지휘하고 쇠가락을 통해 판의 성격과 분위기를 이끌어가며, 이 중 상쇠의 독자적인 ‘상쇠놀음’이나 춤으로 발전된 ‘쇠춤’으로 용도가 확장된 예도 있다. 무속음악에서는 무가나 무무(巫舞)의 반주음악을 반주한다. ○ 음고와 음색 음고와 음색은 제작 방법과 연주법에 따라서 음고와 음색의 차이가 있다. 높고 카랑카랑한 소리가 나는 꽹과리를 숫꽹과리, 낮고 부드러운 소리가 나는 꽹과리를 암꽹과리로 여겨서 농악대 편성 시에 상쇠는 숫꽹과리를 사용하고 부쇠(행렬에서 상쇠 다음으로 서는 쇠잽이)는 암꽹과리를 사용하여 소리의 균형을 맞추는 관습이 넓게 퍼져 있다. ○ 구음과 표기법 손목의 유연한 움직임을 섬세하게 조절해가며 가락을 만들어 내는데, 악기의 성음을 입소리(口音)로 옮겨 부른다. 채를 두드리는 주법과 막쇠/막음새의 적절한 조절로 울려 나오는 소리의 성음을 흉내낸 입소리는 전승 집단의 지식 전통에 따라 다양하게 채록되고 있다. 가장 널리 쓰이는 대표적 입소리는 캔지갱, 깽지갱, 갠지갠, 깽매갱깽, 음매캥캥 등이 있다. 경상도 민요 〈쾌지나 칭칭나네〉의 ‘쾌지나 칭칭’도 역시 꽹과리 소리를 의성화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악보로 표기할 때는 박의 시가와 한배에 맞게 그린 가로쓰기형 정간보 안에 구음을 한글로 옮겨 적거나, 막음없이 개방해서 치는 소리는 ‘○’, 악기 배면을 손가락으로 막고 치는 소리는 ‘●’ 또는 ‘◐’ 등의 기호를 써 적기도 한다.
<악보> 정읍농악 '풍년굿' 쇠가락
| 갱 | 갱 | 그라개 | 갱 | 갯 | 갱 | 갱 | 개개 | 읏그라 | 갱 | 갯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연주 방법과 기법 왼손 엄지와 검지를 기둥처럼 활용해 그 위에 악기를 걸치거나, 별도 끈을 달아 쓰는 경우는 두 손가락에 끈을 감아 연주자의 의지대로 연주할 수 있도록 고정시킨다.(오른손잡이 기준) 악기를 고정하기 위해 사용하는 손가락을 뺀 나머지 손가락은 악기의 배면(背面)에 붙였다 뗐다 하는 ‘막쇠/막음쇠’ 주법을 써가며 악기의 음량, 음색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 역사적 변천 꽹과리라는 민간의 축제와 의례, 일과 놀이에서 다양하게 활용되며 전승되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자로 표기된 궁중 및 군례에서의 용도 외에는 명칭과 용도의 역사적 변천은 상세히 알기 어렵다. 20세기 이후 여러 지역의 민속을 조사한 현장보고서에서 각 지역의 명칭과 용례들이 정리되었고, 현재는 유사 타악기의 대표명칭으로 통용되고 있다.
꽹과리는 동아시아 유사 악기군 중, 한국에서만 타악기 리듬 위주의 독자적인 종합 예술 양식(농악)의 중심으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다. 이 악기는 농악에서 음악적 리듬의 핵심이자 공연을 이끄는 지휘자의 상징으로서도 다른 악기와 차별화된 의미가 있다.
이혜구, 『신역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송혜진, 『한국악기』, 열화당, 2001. 이숙희, 「금(金)과 꽹과리의 전승 관계: 소금과 광쇠를 중심으로」, 『음악과 문화』 30집, 세계음악학회, 2014.
양옥경(梁玉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