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음 기법(連音技法)
연주에서 주된 가락과 가락 사이를 끊어지지 않게 이어주는 기법.
연음 형식은 기악곡에서 피리 등 주악기가 쉬는 동안 대금·소금·해금·아쟁 등이 선율을 이어 연주하는 진행 방식으로, 장단과 장 사이에서 선율을 연결하거나 반복하며 음악의 흐름을 유지하고 긴장·완화를 표현한다. 성악에서는 범패의 허덜품이 연음 형식의 예로 나타난다.
연음기법의 유래는 궁중 및 불교의례가 진행될 때 음악의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실용적 필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나, 이어한 음악현상을 ‘연음’이라는 용어로 그 ‘선율’을 나타내는 개념이 언제 명문화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이 용어는 현대 국악학계에서 연음을 형식의 하나로 정의하면서 개념이 정립되었다.
○ 연주 방식
연음은 주요 음에서 2도 아래의 음을 거쳐 다시 주요 음으로 이어가는 형태로 나타난다. <수제천>과 <상영산>에서는 향피리가 쉬는 동안 대금·소금·해금·아쟁 등이 연음 가락을 연주하며, 그 끝 음을 피리가 이어받아 선율을 전개한다. <해령>에서는 당피리·방향·편종·편경 등이 쉬고, 대금·당적·해금 등이 연음을 맡으며, 이후 피리는 청황종으로 선율을 이어받는다. 이처럼 연음 형식은 악기 간의 선율을 물고 이어가는 방식으로, 음색의 대비와 연결감을 특징으로 한다.
○ 표현과 기능
연음 형식은 피리가 쉬는 동안 다른 악기가 선율을 이어받아 연주함으로써, 음악의 흐름을 유지하고 악기 간의 선율이 대화하듯 연결되는 효과를 낸다. 피리의 강한 음량과 음색은 연음 구간에서 음향적 대비를 형성하며, 음악의 입체감과 긴장·완화를 표현한다. 또한 장단 사이의 구분과 연결을 통해 선율의 선적인 흐름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 악곡별 사례
연음 형식은 <수제천>, <전폐희문>, <동동>, 《관악영산회상》 중 <상영산>, <해령> 등에서 확인되며, 피리가 쉬는 사이 대금·소금·해금·아쟁 등이 연음을 맡아 선율을 이어준다. 성악에서는 범패의 허덜품이 연음 형식으로 기능하며, <짓소리> 사이에 삽입되어 선율을 늘이고 합창자에게 호흡을 조절할 시간을 제공한다.
○ 의의와 가치 연음 형식은 선율의 흐름을 끊기지 않게 이어주는 전통 연주 기법으로, 음악의 연속성과 구조적 완성도를 높인다. 주선율이 멈출 때 다른 악기가 이를 이어받아 연주함으로써 음색의 대비와 입체적 표현이 형성되며, 장단 사이의 연결을 통해 긴장과 완화를 조율한다. 성악에서는 범패의 허덜품처럼 장르를 초월한 표현 방식으로 확장되며, 실연 관행이 구조적 기법으로 발전한 사례로서 한국 음악의 유연성과 공동체적 연주 문화를 보여준다. ○ 교육적 활용 연음 형식은 제7차 음악과 교육과정(1997년 고시)부터 현재까지 교과에서 필수 음악 요소로 제시되고 있으며, <수제천>, <전폐희문>, <동동> 등은 감상 영역의 제재곡으로 교과서에 수록되어 있다.
○ 교과서 제재곡
〈수제천〉, 〈전폐희문〉, 〈동동〉, 《관악영산회상》 중 〈상영산〉, 〈해령〉 등
국립국악원, 『국악용어표준안』, 국립국악원, 2010. 국립국악원, 『피리정악보』, 국립국악원, 2015.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15. 장사훈, 『최신국악총론(最新國樂總論)』,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임현택, 「관악영산회상 중 상령산의 선율 구조 -피리 선율과 대금 연음의 관계를 중심으로-」, 『공연문화연구』 39, 한국공연문화학회, 2019. 한영숙, 「국악의 형식에 대한 논의」, 『국악교육연구』 3(1),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 2009.
정은정(鄭恩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