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의 빠르고 느린 정도를 나타내는 음악 용어.
한배는 한국 전통 기악곡과 성악곡의 빠르기를 나타내는 용어이다. 악곡이 빠르면 ‘한배가 빠르다(짧다)’고 하고, 악곡이 느린 경우 ‘한배가 느리다(길다)’고 표현한다.
한배에 대한 용례는 산조, 판소리, 기악곡, 민요 등에서 살펴볼 수 있다. 판소리의 경우, 첫 박(보통박)인 내드름에서 한배를 잘 잡아야 진양조의 느린 장단의 소리를 잘 표현할 수 있다. 진양조는 느린 6박 장단으로 매우 느린 음악에서 일정하게 6박을 지키는 것이 쉽지 않다.
산조에서는 장단 이름이 악곡명처럼 사용되기도 한다. 산조는 진양조-중모리-중중모리-자진모리(-휘모리) 순서로 음악이 점점 빨라지고 선율이 단순해지며 가락이 덜어진다. 산조 장단의 이름에서 한배를 짐작할 수 있다.
《영산회상》에서 〈상령산〉과 〈중령산〉은 한배가 길다고 표현한다. 〈상령산〉은 1분에 20정간을 연주하고, 〈중령산〉은 1분에 30정간을 연주하여 실제 음악의 빠르기에는 차이가 있지만, 〈상령산〉과 〈중령산〉 악곡을 각각 이야기할 때는 단지 ‘한배가 길다’고 표현한다. 즉 한배는 일정한 기준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대강의 빠르기를 지칭하는 것이며 곡에 따라 상대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민요 중 한배에 따라 긴자진 형식 등이 있다. 예를 들면 <긴아리〉와 〈자진아리〉, 〈농부가〉와 〈자진농부가〉, <육자배기>와 <자진육자배기>, <쾌지나칭칭나네>와 <자진쾌지나칭칭나네>, <뱃노래>와 <자진뱃노래>, <방아타령>과 <자진방아타령>, <긴강강술래>·<중강강술래>와 <자진강강술래>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처음에는 느리게 부르다가 점점 빨라진다.
김인숙(金仁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