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중중모리, 덤부리상장단, 덤부리상장구
민요, 무악 등 민속 음악에 사용되는 보통 빠르기의 3소박 4박자 장단
굿거리장단은 보통 빠르기의 3소박 4박자(4/♩.) 장단이다. 음악의 속도는 M.M.♩.=80~90의 보통빠르기로 자진모리 장단보다 느리다. 장단의 구조는 살풀이장단, 중중모리장단, 타령장단 등과 같이 3소박 4박자이나 음악의 용도와 강세에 따라 음악적 특징이 구별된다. 굿거리 장단은 서울ㆍ경기 지역의 무가인 〈제석타령〉ㆍ〈대감타령〉ㆍ〈창부타령〉 등을 비롯하여 〈한강수타령〉ㆍ〈닐리리야〉 등 대부분의 경기민요와 경기농악, 경기삼현육각 등 경토리권 음악에 널리 사용된다.
굿거리장단이 언제부터 연주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명칭으로 미루어 굿음악에 사용되다가 점차 여러 음악에 확산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박헌봉(朴憲鳳, 1907~1977)의 『창악대강(唱樂大綱)』(1966)에 ‘창악의 장단은 무굿에서 유래된 것 같다. 푸살굿에서 자진모리와 휘모리ㆍ중모리ㆍ중중모리ㆍ굿거리 등의 장단 형태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언급된 내용도 이와 상통한다. 굿거리장단은 판소리ㆍ민요ㆍ경기 삼현육각 등에 쓰이며 특히 경토리권 음악에 많이 사용된다. 전라도 《진도씻김굿》 중 〈제석굿〉의 굿거리장단 부분에 경토리 선율이 나오고, 각 지역 삼현육각의 굿거리장단 부분이 경토리 선율로 되어 있어, 굿거리장단은 경토리권 음악과 관련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 용도
굿거리장단은 민요, 무가, 마을굿 등 경토리권 음악에 보편적으로 쓰인다. 이창배(李昌培, 1916~1983)의 『한국가창대계(韓國歌唱大系)』(1976)에 소개된 경기민요를 보면 〈창부타령〉ㆍ〈베틀가〉ㆍ〈태평가〉ㆍ〈오봉산타령〉ㆍ〈박연폭포〉ㆍ〈한강수타령〉ㆍ〈닐리리야〉 등이 굿거리장단으로 불린다.
서울ㆍ경기 지역의 무가인 〈제석타령〉ㆍ〈대감타령〉ㆍ〈창부타령〉 등도 굿거리장단으로 된 무가이다. <창부타령>에서 창부(倡夫)는 광대들의 신을 가리킨다. <창부타령>은 서울굿 중 창부거리에서 부르던 무가를 경기민요 소리꾼들이 부르면서 대중적으로 변화시킨 노래이다. 흥겨운 굿거리 장단에 얹어 사랑과 이별, 인생의 무상함이나 산천의 아름다움 등을 노래한다.
또한 각 지역의 마을굿(풍물)에서는 모든 지역에 굿거리장단을 공통적으로 연주한다. 《경기 삼현육각》 중 〈굿거리〉도 굿거리장단으로 된 음악이고, 산조 중에는 《성금연류 가야금 산조》에 굿거리장단 대목이 있다. 《진도씻김굿》의 〈남도굿거리〉ㆍ〈성주풀이〉ㆍ〈조상모시기〉ㆍ〈넋풀이〉ㆍ〈넋올리기〉 등에 굿거리장단을 사용한다. 단, 산조ㆍ남도선소리ㆍ남도민요에 쓰이는 굿거리장단은 경기민요의 굿거리장단과는 다른 자진중중모리장단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 음악적 특징 굿거리 장단은 네 개의 보통박(♩.)이 각각 3개의 소박(♪)으로 구성되어 있는 3소박4박자 구조이다. 제1소박(>)과 제9소박(>)에 강세가 있다. 한국음악에서 3소박4박자 장단의 종류가 매우 많은데 이것은 빠르기에 따라 3소박 느린 4박자와 3소박 빠른 4박자로 구분된다. 3소박 느린 4박자로는 굿거리장단, 중중모리, 살풀이, 풍류굿, 덧배기 등이 이에 해당된다. 3소박 빠른 4박자로는 자진모리, 덩덕궁이, 자진굿거리, 무정작궁, 자진살풀이 등이 있다. 굿거리장단으로 된 민요 사설은 3~6자로 되어 있어 사설이 대체로 불규칙하며 장식적 선율과 시김새가 많이 나타난다. 이에 비해 동요나 부녀요에서의 중중모리 사설은 44조에 가까우며 리듬형이 단조롭게 반복된다. ○ 악기편성 굿거리 장단의 민요는 대개 장구로 반주한다. 농악에서는 꽹과리(쇠), 징, 장구, 북, 소고(벅구), 호적, 나발 등이 함께 연주하고, 태평소가 이에 맞춰 굿거리 선율을 연주한다. 서울 등 무악에서는 피리ㆍ젓대ㆍ해금ㆍ장구ㆍ징으로 굿거리를 연주한다.
굿거리장단은 경쾌하고 흥겨운 느낌을 주며 민요ㆍ무악ㆍ농악 등에 널리 사용된다. 특히 경토리권의 통속민요ㆍ삼현육각ㆍ농악 등에서 많이 나타난다. 굿거리 장단의 구조는 살풀이장단, 중중모리장단, 타령장단 등과 같으며 음악의 용도와 강세에 따라 음악적 특징이 구별된다.
국립국악원, 『교육용 국악 표준악보 –향토민요 100선-』, 국립국악원, 2009.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20. 김청만, 『한국의 장단』, 민속원, 2002.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익문화사, 1976. 이보형, 「판소리 사설의 극적 상황에 따른 장단조의 구성」, 『예술논문집』 14, 대한민국예술원, 1975. 이보형, 「한국민속음악 장단의 리듬형에 관한 연구 -중중모리, 굿거리, 타령, 살푸리와 같은 3소박 느린 4박자형 장단을 중심으로-」, 『동양음악』 1, 1975.
김인숙(金仁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