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음족파(梵音族派).
1748년 장흥 보림사의 어산이던 대휘가 예전과 당대의 잃어버린 계보를 수습하여 소목(昭穆)의 본분을 밝히고자 내용을 정리하여 1747년 용암 증숙의 서문을 받았고, 이듬해인 1748년 연담 유일의 서문을 거듭 실어 『범음종보』라는 이름으로 간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원본의 행방은 미상이다. 이 책의 서명과 내용이 알려진 것은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1918) 하편에 수록된 「금마인아선범패성(金馬人雅善梵唄聲)」을 통해서이다. 이밖에 , 다카하시 토오루(高橋亨)의 『이조불교(李朝佛敎)』(1929) 제3편 제6장 범패원류에도 이 내용이 요약 수록되어 전한다.
〇 서지 사항
원본의 서지사항은 미상이다. 단. 『조선불교통사』나 『이조불교』에 수록된 내용은 약 1천백여 자에서 1천3백 자 정도이고, 일반적인 고서 판각 기준으로 환산하면 40면 20장 내외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 구성과 내용
두 역사서에 기술된 『범음종보』의 구성과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서문, 편찬 배경 및 내용
서문 배치: 맨 앞에는 용암 증숙(龍巖增肅)의 「범음족파서」가, 이어 연담 유일(蓮潭有一)의 「범음종보중서」가 배치되어 있다. 연담 유일의 서문에 따르면, 1747년 대휘가 시작한 이 간행 사업은 그의 제자 법천사 치한(致翰)에 의해 완성되었다. 두 서문은 범패가 천년 넘게 이어졌다는 역사성을 강조하며, 분파가 많으나 근원은 하나라는 인식 아래 종보를 편찬했음을 밝히고 있다. 특히 범패를 익힌 8세 어산 법민(法敏)이 심학(心學)을 닦아 선교의 일방종사(一方宗師)가 되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2. 입규(立規) 및 분열 양상
서문에 이어 배치된 「입규(立規)」 네 조문(“첫째, 은사의 종지를 받들어 섬김은 효성과 공경을 다해야 한다. 둘째, 같은 종파는 우애가 화창해야 한다. 셋째, 같은 바람이 멀리서 불고 가까이서 부는 것은 지극히 관대하고 후덕해야 한다. 넷째, 몸과 마음을 재계함을 자비로써 작법해야 한다.) 은 조사와 법손이 서로 전하는 원류를 모르고 다투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 기술된 것이다. 입규를 통해 “한 사람이 나타난 이후에 남북으로 세력이 나누어져 서로 나그네 보듯이 한다”는 내용을 통해 당대 어산계의 심각한 분열 양상을 밝히고 있다. 종보에 등장하는 어산들이 주로 전라남도 지역에서 활동한 점은 이 책이 남쪽 세력에 국한된 기록임을 보여준다.
다음은 주요 계보의 서술이다. 제1세 사조 모범국융(模梵國融)부터 제2세 응준(應俊), 제3세 혜운(惠雲), 제4세 천휘(天輝), 제5세 연청(演淸), 제6세 상황(尙還), 제7세 설호(雪湖), 제8세 법민(法敏), 제9세 혜감(慧鑑)까지의 족보가 수록되어 있으며, 이어 근대 활동 업적이 남겨진 대휘의 노사(老師) 격인 8세 운계당 법민(法敏)이 서산의 선법까지도 이었음을 기록했다. 제9세 혜감의 제자이자 10세 어산에 해당하는 인물인 징광사 순영(狥暎)과 그의 제자 유민(有敏), 유평(有平)이 있다고 하며, 대휘를 포함한 14인(채청(采淸), 찬호(贊浩), 성각(性覺), 축찰(竺察), 이진(怡眞), 풍식(豊湜), 시명(始明), 체운(體雲), 융학(融學), 재방(再芳), 연기(演機), 각선(覺禪), 도인(道認))의 사찰과 이름을 적고 있다. 다음으로는 11세의 어산으로 대휘의 제자 20인, 각선(覺禪)의 제자 16인, 시명과 연기의 제자 각 1인을 포함한 38인의 명단이 적혀있다.
이밖에 『조선불교통사』에는 당대와의 연결을 위해 12세 어산 반열로 볼 수 있는 화엄사 각선의 제자 영관의 후세인 덕홍→취봉오환→급암정오→긍암장로→포월영신(抱月永信)까지의 종보를 원문처럼 삽입해 놓고 있다. 이는 어산 포월 영신이 당대까지 범패의 맥을 잇고 있름을 밝히고자 한 의도로 해석된다. 한편, 『조선불교통사』에 수록된 종보의 내용에는 몇가지 오류가 눈에 띈다. 4세 어산을 대휘라고 하였으나 이는 10세 대휘와 혼동된 것으로 판단된다. 제4세 대휘의 천휘(天輝)의 오자다. 제10세 각휘(覺輝)는 각선(覺禪), 정림사(定林寺) 대휘는 보림사(寶林寺)의 대휘여야 맞가. 이밖에 『조선불교통사』는 10세 어산 중 대휘와 각선 계통의 11세 제자들을 주로 밝혔으나, 『이조불교』에서는 이진, 풍식, 도인 등 혜감의 제자 7인의 활동 사찰을 밝히는 등 수록 내용에 차이가 있다.
○ 역사적 변천
이 책은 원본이 실전되어 문헌적 전승을 상세히 알 수 없다. 20세기 전반기에 이능화의 『조선불교통사』(1918)에 그 내용이 자세히 전재되어 전한다. 이능화는 이 책이 "조선 근세 범패의 원류가 다 여기에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어 다카하시 토오루가 『이조불교』(1929)에 그 내용을 요약하여 수록함으로써 현재까지 그 내용이 전해지게 되었다.두 역사서가 단순히 원본을 그대로 옮기지 않고 범패의 원류를 밝히는 목적에 따라 내용을 재구성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본문의 정확한 모습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이성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