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제례의 초헌례 때 등가에서 연주하는 종묘제례악 《보태평》의 두 번째 곡.
기명은 연향용으로 창제된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계우>를 개작한 곡으로서, 세조 9년(1463)에 종묘제례악 《보태평》 열한 곡 중 두 번째 곡으로 편입되었으며, 종묘제례의 초헌례(初獻禮)에 등가(登歌)에서 연주하는 곡이다. 악장은 목조가 왕업의 터전을 마련한 것에 관한 내용으로 되어 있다.
기명의 선율은 회례용으로 만든 세종실록 소재《보태평》〈계우(啓宇)〉의 1행~5행, 22행~28행, 45행~48행을 발췌한 것이며(1행=16정간 기준), 악장은 《용비어천가》 제3장 〈주국장(周國章)〉과 관련이 있다.
○ 제목, 악장, 선율의 출처
기명의 악곡 명은 악장 중 ‘기아영명(基我永命)’에서 따왔으며, 선율은 세종조 《보태평지무악》의 〈계우〉를 축소한 것이다. 악장은 목조(穆祖, ?~1274)가 전주에서 삼척을 거쳐 오동(斡東)으로 옮겨 왕업의 터전을 마련한 것에 관한 내용으로, 《용비어천가》 제3장 〈주국장〉에 보인다.
기명의 선율은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계우>의 선율을 발췌하여 완전4도 높인 것이다. 기명의 1행~5행은 『세종실록』 <계우>의 1행~3행(16정간까지)의 선율과 일치하고, 6행~12행은 <계우>의 11행(17정간부터)~14행과 일치하며, 13행~16행은 <계우>의 23행~24행과 일치한다.
○ 음계, 박법, 장구점
기명은 황(黃:C4)·태(太:D4)·중(仲:F4)·임(林:G4)·남(南:A4)의 황종 평조이고, 네 글자마다 박을 한 번 치며, 박 넷이 한 곡을 이룬다[四字一拍 四拍一聲]. 『세조실록』 소재 기명은 16행으로 구성되어 있고, 장구점은 박을 기준으로 4행 단위로 하나의 패턴을 이루며, 네 종류가 있다. 각 패턴별로 16행이 한 주기를 이룬다.
현행 종묘제례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 악보의 장구점을 현행 리듬에 적용한 것이다. 국악전집 제18집 『종묘제례악』에 수록된 기명의 장구점은 『세조실록』악보 제15행 9정간의 ‘쌍(雙)’이 ‘고(鼓)’로 바뀌어 있다.
○ 역사적 변천 세조 9년(1463)에 세종 때 연향용으로 창제된 <계우>를 <계우>의 선율 일부를 발췌하여 악조는 탁임종 평조에서 황종 평조로 완전4도 높이고, 가사를 바꾸어 악곡명을 기명이라 하고, 《보태평》의 두 번째 곡으로 편입하여 초헌에 등가에 연주하는 곡으로 삼았다. 『악장요람』(19세기 초)에 기명의 리듬은 1자 1음 형태로 변화되어 기보되어 있으나, 음의 높낮이에는 변화가 없다. 일제감점기에 악장 중 제1구의 ‘於皇聖穆’을 ‘於維我祖’로 바꾸었으나, 현재는 다시 본래의 가사로 부른다.
오황성목(於皇聖穆) 아아! 거룩하신 목조께서는 부해사경(浮海徙慶) 바다에 떠서 경원으로 옮기셨네. 귀부일중(歸附日衆) 귀의[歸附]하는 사람들이 날로 많아져서, 기아영명(基我永命) 우리의 영원한 명운을 터 닦으셨네.
출처: 이세필 편저, 윤호진 역주, 『역주악원고사』, 국립국악원, 2006.
기명은 종묘제례악을 구성하는 악곡의 하나로써 국가무형유산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을 뿐만 아니라, 『세종실록』 소재 《보태평지무악》 <계우>의 선율 일부를 현재까지 전승하고 있는 점에서 역사적 의의가 있다.
『대악후보(大樂後譜)』 『대한예전(大韓禮典)』 『세조실록(世祖實錄)』 『속악가사(俗樂歌詞)』 『속악원보(俗樂源譜)』 『악원고사(樂院故事)』 『악장요람(樂章要覽)』 『악학궤범(樂學軌範)』 『조선악개요(朝鮮樂槪要)』 『종묘악장(宗廟樂章)』 『종묘의궤(宗廟儀軌)』 『춘관통고(春官通考)』
김종수, 『역주 증보문헌비고』, 국립국악원, 1994. 송지원ㆍ이숙희ㆍ김영숙, 『종묘제례악』, 민속원, 2008. 장사훈, 『국악논고』, 서울대학교출판부, 1986. 장사훈, 『증보 한국음악사』, 세광음악출판사, 1986. 조성욱, 「종묘제례악의 장고점 변천의 연구」,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
이숙희(李淑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