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실록악보』, 『대악후보』, 『시용향악보』, 『양금신보』 등의 악보와 『악학궤범』, 『경국대전』, 『대동운부군옥』 등의 문헌에서 세틀형식과 관련된 악곡명이 발견된다. 『세종실록악보』에 〈치화평일ㆍ이ㆍ삼〉과 〈봉황음일ㆍ이ㆍ삼〉, 『대악후보』에 〈진작일ㆍ이ㆍ삼ㆍ사〉와 〈치화평일ㆍ이ㆍ삼〉, 『시용향악보』에 〈대국일ㆍ이ㆍ삼〉의 악보가 기록되어 있다. 『경국대전』에 의하면, 향악 악공의 취재에 삼진작보(三眞勺譜)ㆍ진작사기(眞勺四機)ㆍ봉황음삼기(鳳凰吟三機)ㆍ치화평삼기(致和平三機)ㆍ정읍이기(井邑二機)ㆍ정과정삼기(鄭瓜亭三機) 등의 악곡들이 사용되었다. 『양금신보』에는 대엽(大葉)의 만·중·삭이 과정(瓜亭) 삼기곡에서 나온 것이라 하였고, 『악학궤범』에 의하면 아박무에 동동만기ㆍ동동중기가, 무고에 정읍만기ㆍ중기ㆍ급기가, 학연화대처용무합설에 봉황음일기ㆍ중기ㆍ급기가 사용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악곡명에 사용된 ‘일ㆍ이ㆍ삼’, ‘만ㆍ중ㆍ삭’, ‘만기ㆍ중기ㆍ급기’, ‘일기ㆍ이기ㆍ삼기’, ‘일기ㆍ중기ㆍ급기’ 등은 모두 점점 빨라지는 악곡의 속도 차이를 뜻하는 용어이다. 〈진작〉과 같이 세 틀보다 더 빠른 속도의 악곡을 추가하여 네 틀로 구성된 악곡도 사용되었고, 현행 가곡에 영향을 준 조선시대 가곡 또한 ‘만대엽ㆍ중대엽ㆍ삭대엽’, 세 틀의 형태로 이어져온 것이다. 현행 가곡은 삭대엽에서 파생된 악곡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현행 삭대엽이 느린 속도로 연주되는 이유는 삭대엽이 다양한 변주곡을 파생하는 과정에서 속도가 느려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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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9년(영조35)에 서명응이 편찬한 궁중악보 『대악후보』 권5에 전하는 <진작일> 악보. |
1759년(영조35)에 서명응이 편찬한 궁중악보 『대악후보』 권5에 전하는 <진작이> 악보. |
1759년(영조35)에 서명응이 편찬한 궁중악보 『대악후보』 권5에 전하는 <진작삼> 악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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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는 느린 속도의 악곡으로 가장 복잡한 선율로 되어 있고, ‘이기’와 ‘삼기’로 갈수록 선율이 간단해지고 음악의 속도가 빨라진다. ‘일기’는 불균등한 비율의 장구리듬형을 사용하고, ‘이기’와 ‘삼기’로 갈수록 균등한 비율의 장구리듬형을 사용한다. ‘일기’는 노랫말 한 자에 붙은 음의 수가 가장 많고, ‘이기’와 ‘삼기’로 갈수록 노랫말 한 자에 붙은 음의 수가 줄어든다. 따라서 ‘일기’에는 노랫말을 짧게 붙이고 선율은 길게 늘인 ‘어단성장(語短聲長)’이 잘 나타난다.
강혜진(姜惠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