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렁제, 설렁제, 드렁조, 권마성제(勸馬聲制)
판소리 악조의 하나로 씩씩하고 호탕한 느낌을 주는 악조.
높은 음역으로 질러 내고 큰 폭의 도약 진행을 사용하여 남성적이고 호기로운 느낌을 주는 판소리 악조로, 호걸제보다는 설렁제라 이르는 경우가 많다.
1940년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는 호걸제에 대해 염계달과 김성옥의 법제를 많이 계승하여 경기ㆍ충청 간에서 대부분 유행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호걸제는 유파의 개념보다는 일명 설렁제라고도 이르는 권삼득(權三得, 1771~1841)의 소리제로서, 그가 권마성(勸馬聲) 가락을 차용하여 판소리에 도입한 소리제이다.
호걸제는 호기롭게 거드럭거리는 느낌이라 하여 ‘호걸제’라 하는데, 권마성 가락을 본떴다는 의미에서 ‘권마성제’, 권삼득의 더늠이라 하여 ‘권제’, 침착하지 못하고 가볍게 설렁거리다 혹은 덜렁거리다 라는 의미로 ‘설렁제’ㆍ‘덜렁제’라고도 한다.
판소리 중 호걸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대목으로는 흥보가 중 <놀부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 춘향가 중 <군로사령 나가는 대목>, 심청가 중 <남경선인 외치는 대목>, 적벽가 중 <위국자 불고가> 대목이 있다. 이들 대목은 호기로운 인물이 떠들며 나서는 대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호걸제는 고음역의 ‘라’음을 지속하여 내면서 외치듯이 소리하고, 큰 폭의 상하행 도약진행이 빈번하게 사용되는 선율적 특징이 있다.
정노식, 『조선창극사』, 조선일보사출판사, 1940. 이보형, 「판소리 권삼득 설렁제」, 『석주선교수 회갑기념 민속학논총』, 1971. 이은솔, 「일축조선소리반에 취입된 김창룡창 <놀보제비가>의 음악적 특징과 의의」, 『국악교육연구』, 통권제18권 제2호, 한국국악교육연구학회, 2024, 101~133쪽.
신은주(申銀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