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박 장단의 하나로 보통 속도이고 6/4으로 나타낸다.
엇중모리장단은 판소리 단가의 출현(초기에는 단가를 영산이라고 부름)과 함께 쓰이게 되었다. 도드리장단을 비롯해서 진양조, 긴염불, 가사 장단 등과 박 수가 같으며, 장고 형이나 속도는 장르에 따라 달리 쓰인다.
기악에서 6박 장단은 『한금신보』에 환입(도드리)이 제일 먼저 기록되어 있으나, 노래 곡에서는 단가에 쓰인 것으로 신광수(1712-1775)의 『석북집』(石北集)을 통해서 알 수 있다. 당시(1750) 신광수가 직업 소리꾼 원창(遠昌)의 부채에 써준 시에 “원창이 <우조 영산>(羽調靈山:오늘날 단가로 봄)과 <춘면곡>(12가사)을 불렀다”는 내용이 알려져 있다. 오래된 단가는 도드리장단과 구조가 같고 속도가 빠른 6박(엇중모리장단)에 불렀다고 하나, 6박 주기로는 숨이 짧고 표현에 제약이 있어서(박봉술 談) 오늘날 단가는 12박(중모리장단)에 짜이게 되었다. 그리 흔하게 쓰이지는 않고 판소리의 맨 마지막 대목에서만 나타나는데, 다만 판소리 춘향가 중 "회동 성 참판께서 월매가 춘향 내력을 말하는" 부분, 수궁가 중 "이내 근본을 들어라" 등은 6박 엇중모리장단에 짜여 있다.
6박 장단의 출현으로 주기의 운동감과 반복성을 가져오게 되며 더불어 음악 양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엇중모리장단에 짜인 단가에서 노랫말은 일자일음(一子一音) 식으로 붙게 되어 이해가 수월해지며 이는 양식사적인 관점에서 중요하다. 후대에는 12박 중모리장단을 더 선호하게 되어 엇중모리장단이 중모리보다 먼저 형성된 것을 알 수 있다.
김흥규,「19세기 전기 판소리의 연행환경과 사회적 기반」『어문논집』(고려대 국어국문학연구회, 1991) 제 30집 1-43쪽. 이혜구,「송만재의 관우희」 『한국음악연구』 317-68쪽. 백대웅, 『다시보는 판소리』(도서출판 어울림, 1996) 106-110쪽 백대웅,『전통음악의 흐름과 역동성』 「노래 양식의 발생과 노래의 생성」(보고사, 2006), 213-47쪽 이보형, 「판소리 사설의 극적 상황에 따른 장단 조의 구성」, 『예술논문집』 14, 대한민국예술원, 1975.
김해숙(金海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