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경토리는 ‘라도레미솔’ 구조로 되어 있고 주로 ‘라’로 종지한다. 간혹 ‘레’로 종지하는 경우도 있으나 이를 구분하여 별도의 토리로 해석하지는 않는다. 종지음으로 사용되는 ‘라’와 ‘레’, 그리고 그 위의 ‘미’음을 더해 ‘라-레-미’의 세 음을 주요음으로 본다. 반경토리의 시김새가 진경토리와 유사하지만 반수심가토리의 특성이 약간 남아 있어 일부 음에서 요성이 사용되거나 흘러내리는 시김새도 나타난다. 요성은 주로 높은 음에서 형성되는 일이 많아 ‘레’, ‘미’, ‘솔’에서 나타나는데, 이 역시 반수심가토리의 요성 위치와 관련이 있다. 흘러내리는 음은 두 음의 간격이 넓을 때, 높은 음이 길게 지속되다가 하행할 때 더 유효하기 때문에 ‘솔-미’, ‘도-라’와 같은 진행에서 나타난다. 서도의 수심가토리와 반수심가토리, 경기도의 경토리 계열이 대체로 음역대를 높이 사용하는 특성이 있어 음계보다 아래쪽 음으로 확대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나타난다. 따라서 ‘라도레미솔’음계의 ‘라’보다 완전4도 아래쪽의 ‘미’음을 짧게 툭 치고 올라오는 ‘라-미-라’진행이 간혹 사용된다.
반경토리로 된 통속민요에는 <한강수타령>, <베틀가>, <천안삼거리>, <경복궁타령>, <오봉산타령>, <오돌독>, <훨훨이> 등이 있다.
<한강수타령>은 ‘라도레미솔’음계 내에서 선율이 만들어지며 다만 받는소리 초반에 ‘라-미’의 진행을 2회 사용하고 있다. ‘라’로 종지하여 반경토리의 특성이 잘 드러나는 곡이다. <베틀가>는 ‘라도레미솔라도’로 옥타브 위쪽으로 확장되어 있고 ‘라’로 종지하지만 ‘라레미’가 주요음이 아니라 ‘라도미’음을 주요음으로 사용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천안삼거리>도 한강수타령과 같이 아래쪽 ‘미’음을 짧게 사용하고 있으나 전반적으로 반경토리 특성이 뚜렷하게 나타나며 ‘라’로 종지한다.
<오돌독>은 제주도 민요로 알려져 있으나 본래 사당패소리 계열의 악곡이다. ‘라도레미솔’음계를 사용하며 ‘레’로 종지한다. ‘라도레미솔라도(시)’의 넓은 음역을 사용하면서 메기는소리 전반부에는 ‘미솔라도’ 중심으로 선율이 형성되고 후반부에는 ‘라도레미솔’ 중심으로 선율이 형성된다. 이는 마치 메나리토리에서 반경토리로 조를 바꾼 것과 같은 효과를 만든다. 이런 점은 민요보다는 직업음악가들의 음악에서 나타날 수 있는 음악적 기법이다.
반경토리의 구성음을 가진 향토민요는 경기도뿐 아니라 황해도, 함경도, 강원도 등 넓은 지역에 흩뿌려져 나타난다. 그러나 핵심 전승지역은 경기도와 황해도로 압축될 수 있다. 반경토리 악곡에는 농요를 비롯한 노동요, 상여소리와 같은 의식요 등에 두루 전승되며 타 지역에서 진경토리로 부르던 곡을 반경토리로 부르는 경우도 다수 발견된다. 즉 동일곡이라도 지역에 따라 토리가 달라지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향토민요 가운데 <우야훨훨>은 경기 서북부 지역에서 논맬 때 부르는 일노래로 ‘라도레미’의 네 음만 사용하는 곡이다. 새를 쫓는 노래이므로 ‘훨훨’을 높이 질러 내는 곡이어서 종지음은 ‘레’음으로 높다. <우야훨훨> 이외에도 반경토리 민요곡은 더 많다.
경기지역 민요 가운데에는 진경토리로 노래하던 곡을 반경토리로 부르거나 난봉가토리로 부르는 곡을 반경토리로 바꾸어 부르는 등 토리 활용이 매우 유연하다.
김혜정(金惠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