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곡의 길이가 같지 않은 절 또는 선율의 단위를 가리키는 용어.
마루는 파동의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하며, 한 마루에서 다음 마루까지 한 cycle을 이룬다. 파동의 한 cycle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츰 짧아지며, 따라서 한 cycle의 길이는 일정하지 않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유절형식에서 각 절의 길이가 일정하지 않은 한 절을 한 마루로 부르게 되었다. 성악곡에서 마루를 사용하는 곡에는 <12가사>와 <잡가> 등이 있다. ‘마루’ 용어를 사용하는 장르의 악곡에서 각 마루의 선율 길이가 다른 경우가 많으며, 절의 길이와 선율이 동일함에도 불구하고 ‘마루’라 칭하기도 한다. 마루가 절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선율은 반복되는데, 반복 구조는 악곡에 따라 다르다. 두 마루가 짝을 이루어, 제1마루는 홀수에서 반복되고, 제2마루는 짝수 마루에서 반복되기도 한다. 또, 한 마루가 몇 번 반복된 후, 다음 마루가 몇 번 반복되기도 한다. 한 마루가 수차례 반복되며 후렴 역할을 하는 동안 다른 마루들은 계속 변주하기도 하는데, 노랫말은 반복되지 않는 점이 ‘후렴’과 다른 점이다. 이와 같이 마루가 반복 변주될 때, 선율의 길이는 동일하지 않다. 마루는 몇 개의 악절 또는 악구로 이루어지며, 마루가 모여 이루는 더 큰 단위를 ‘단’으로 칭하기도 한다. 기악곡에서 마루를 사용하는 곡에는 <여민락만>과 <해령>, <산조> 등이 있다. 이들 곡의 마루는 음의 길이가 배로 연주하는 곳을 기준으로 마루의 구분하기도 하는데, 짧게는 2박 선율이 한 마루가 되기도 하고, 길게는 9박 선율이 한 마루가 되기도 한다. 또 선율에서 주기적으로 연주되는 연음을 기준으로 마루를 구분하기도 한다. 산조에서 내드름으로 시작하여 종지형 선율로 끝나는 단위를 마루라 칭한다. ‘마루’를 ‘장’으로 칭하기도 하며, ‘장’에 따라 선율 길이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마루가 몇 개 모여 우조, 평조 등의 악조를 이루고, 악조가 모여 장단(악장)을 이룬다.
장사훈·한만영, 『국악개론』, 서울대학교출판부, 1975.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15.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문봉석, 「12가사의 음악적 형식 고찰」, 『이화음악논집』 27, 이화여자대학교 음악연구소, 2023. 최태현, 「서용석해금산조의 선율 구성틀에 관한 연구」, 『중앙음악연구』 6, 1997.
김우진(金宇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