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금신보 전(韓琴新譜 全)』
1724년 응천후인이 한립의 거문고 악보를 토대로 편찬한 거문고 악보집.
1724년 응천후인이 스승 한립의 거문고 악보를 바탕으로 편찬한 거문고 악보집으로, 민간에서 연주되던 대엽류 가곡, 〈보허자〉, 《영산회상》, 〈여민락〉 계통 등의 풍류 음악 선율과 고금(古琴) 및 거문고에 관한 금론(琴論) 등을 수록하였다.
이 악보는 1724년 응천후인(凝川后人)이 스승 한립(韓立/韓笠)의 거문고 악보를 바탕으로 편찬한 거문고 악보집이다. 1966년 서울서점의 진흥선(晋興善)을 통해 입수되어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도서관에 소장되었으나, 현재는 실물의 현존 여부가 불명확하다. 영인본은 1985년 국립국악원에서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18집으로 간행되었다.
○ 자료 정체
① 편찬연대 및 편저자 사항
1724년(갑진년) 응천후인이 스승 한립의 거문고 악보를 바탕으로 편찬한 거문고 악보집이다.
② 소장처 및 소장번호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도서관(현재 소재는 불분명함).
○ 서지사항/자료체제
필사본 1책 54장. 세로 29.0cm × 가로 22.5cm.
○ 구성과 내용
① 표지
② 서문
③ 악보: 〈만대엽 평조〉부터 〈우조 조음〉까지
④ 발문
① 표지
책의 앞표지에 악보명 ‘한금신보 전(韓琴新譜 全)’이 보인다.
② 서문 책의 서문에는 중국의 고금, 악(樂), 한국의 거문고 등에 대한 음악 이론 내용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부분에는 거문고의 유래, 연주 규범, 연주 방법, 그리고 기보법 등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서 거문고 이론을 공부하고 실제 거문고 연주 기술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③ 악보 이 악보집에는 거문고로 연주하는 〈만대엽(慢大葉)〉, 〈중대엽(中大葉)〉, 〈북전(北殿)〉, 〈삭대엽(數大葉)〉, 그리고 〈보허자(步虛子)〉, 《영산회상(靈山會上)》, 〈여민락(與民樂)〉, 〈조음(調音)〉 계통 음악이 수록되어 있다. 각 악곡은 거문고 합자보와 한글 육보(肉譜)를 병기하여 음의 높이와 연주법을 함께 기보하였다. 우선 대엽류 가곡은 〈만대엽(慢大葉) 평조(平調) 속칭(俗稱) 느ᄌᆞᆫ한닙〉ㆍ〈평조 중대엽(中大葉) 제1ㆍ2ㆍ3〉ㆍ〈평조 북전(北殿) 속칭 뒤뎐, 혹칭 후정화(後庭花) 제1ㆍ2〉ㆍ〈평조 삭대엽(數大葉) 제1ㆍ2ㆍ3〉ㆍ〈우조(羽調) 중대엽 제1ㆍ2ㆍ3〉ㆍ〈우조 북전(北殿) 제1ㆍ2〉ㆍ〈우조 삭대엽 제1ㆍ2ㆍ3ㆍ4〉ㆍ〈평조계면조 중대엽 제1 按絃皆力按ㆍ2ㆍ3〉ㆍ〈평조계면조 북전(北殿) 제1ㆍ2〉ㆍ〈평조계면조 삭대엽 제1ㆍ2ㆍ3〉ㆍ〈우조계면조 중대엽 제1ㆍ2ㆍ3〉ㆍ〈우조계면조 북전(北殿) 제1ㆍ2〉ㆍ〈우조계면조 삭대엽 제1ㆍ2ㆍ3ㆍ4〉ㆍ〈평조계면조 역괘법(易棵法)〉ㆍ〈평조 삭대엽 이호선보(李好善譜)〉 등이 수록되어 있다. 이 악보집에 실린 〈우조 삭대엽〉은 제1곡부터 제4곡까지 나뉘어 있으며, 각각 현행 가곡의 변주곡에 해당한다. 특히 제1곡은 거문고의 유현 4괘에서 연주되지만, 제4곡은 유현 7괘에서 연주되는 변주곡으로, 조선 후기 음악에서 나타나는 고음화 현상을 보여주는 대표적 예로 소개되기도 한다. 다음으로 기악곡으로 〈보허자〉 계통 음악은 〈보허자(步虛子) 우조 팔편(八篇)〉ㆍ〈보허자 본환입(本還入) 속칭 밋도드리〉ㆍ〈보허자 삭환입(數還入) 속칭 ᄌᆞᆫ도드리〉, 그리고 〈보허자 제지(除指) 속칭 ᄀᆞ락더리〉로 총 4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보허자 본환입〉은 거문고의 유현 4괘를 중심으로 연주되는 현행 〈밑도드리〉, 즉 〈본환입〉에 해당한다. 〈보허자 삭환입〉은 유현 7괘를 중심으로 연주되는 현행 〈웃도드리〉, 즉 〈세환입〉에 해당하며, 〈보허자 제지〉의 ‘제지’는 ‘가락더리’를 뜻하여 현행 〈우조 가락환입〉에 해당한다. 이어서 《영산회상》 계통 음악은 〈영산회상 우조계면조〉ㆍ〈영산회상 환입(還入) 재삼환입가야(再三還入可也) 도드리〉ㆍ〈영산회상 제지(除指) 가락더리〉 등 총 3곡이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영산회상 환입〉과 〈영산회상 제지〉는 《영산회상》의 초기 변주곡으로 추정된다.
끝으로 〈여민락〉 계열의 악곡과 다양한 〈조음〉이 수록되어 있다. ④ 발문 책의 발문에는 ‘갑진년(甲辰年)’이란 필사기가 기록되어 있으며, 선율과 기보법을 『한금신보』, 『금보신증가령(琴譜新證假令)』(1680년), 『유예지(遊藝志)』(1806~1813년 추정)와 비교한 결과, 『한금신보』의 편찬 시기는 1724년(경종 4)경으로 추정된다. 이 악보에는 편저자로 보이는 응천후인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발문에 따르면 그는 어린 시절 마포 강가의 수명정(水明亭)에서 자라며 풍류객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거문고 음악을 접했으나, 정식으로 사사받지는 못하였다. 이후 용호(龍湖)의 양헌(梁巘)과 장악원의 명연주자 한립에게 거문고를 배웠으며, 특히 한립이 전해준 악보를 통해 연주를 익혔다. 그러나 중년에 잇따른 상고(喪故)로 연주를 중단하고 악보도 잃었으나, 만년에 다시 스승의 악보를 구해 이를 보완ㆍ정리하여 1724년에 이 책을 편찬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현재 한립의 악보로는 『운몽금보(雲夢琴譜)』(1707년)가 전해진다. 응천후인의 신원은 명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수명정의 창건자인 박이서(朴彛叙, 1561~1621)의 본관이 밀양, 즉 옛 이름 ‘응천’인 점에 비추어 그의 후손일 가능성이 높다. 발문에는 중국의 고금(古琴)과 한국의 거문고, 그리고 음악 전반에 대한 금론ㆍ악론(樂論)이 서술되어 있으며, 『한금신보』는 문인층 음악 애호가들의 거문고 실기 발전과 더불어 음악의 정신적ㆍ상징적ㆍ본질적 의미를 탐구하는데 기여한 악보로 평가된다. 또한 송나라 마단림(馬端臨, 1254~1323)의 「논유생부지악(論儒生不知樂)」을 수록하여, 개인적 차원을 넘어 국가 음악 담당자들에게도 음악 이해의 중요성을 일깨우고자 하였다.
『한금신보』는 『금보신증가령』과 『유예지』 사이에 위치한 거문고 음악의 변천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로서, 18세기 전반 양반과 중인층을 중심으로 한 풍류방 음악의 일면을 밝히는 데 중요한 의의를 지닌다. 이 책에는 편저자의 발문과 함께 거문고 및 음악 이론이 수록되어 있으며, 〈만대엽〉, 〈중대엽〉, 〈북전〉, 〈삭대엽〉, 〈보허자〉, 《영산회상》, 〈여민락〉, 〈조음〉 등 다양한 악곡이 포함되어 있다. 이를 통해 『한금신보』는 18세기 전반의 거문고 중심 풍류 문화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며, 당대의 음악 이론과 실기 체계를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음악사 자료로 평가된다.
현재 『한금신보』의 영인본은 국립국악원 홈페이지 ‘연구/자료-학술연구-영인ㆍ번역’ 섹션에서 원문 DB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금보신증가령(琴譜新證假令)』 『운몽금보(雲夢琴譜)』 『유예지(遊藝志)』 『한금신보(韓琴新譜)』
강명관 외, 『역주 고악보』 2, 민속원, 2021. 최선아, 『지음을 기다리며』, 민속원, 2021. 김지연, 「한금신보 본환입 박자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8. 성유진, 「한금신보의 영산회상환입과 유예지의 삼현회입」,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6. 손태룡, 「한금신보의 보허자제지 고」, 『한국음악사학보』 11, 한국음악사학회, 1993. 송방송ㆍ김형동, 「한금신보의 영산회상ㆍ환입ㆍ제지에 대한 비교 고찰」, 『음악연구』 6, 한국음악학회, 1988. 신현남, 「한금신보의 보허자 본환입 연구」,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5. 이혜구, 「한금신보의 우조삭대엽」, 『장사훈박사 회갑기념 동양음악논총』, 한국국악학회, 1977. 임병옥, 「한금신보 우조삭대엽의 재고」,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1. 최선아, 「『한금신보』 (1724) 편찬자의 음악적 배경」, 『한국음악사학보』 51, 한국음악사학회, 2013. 최선아, 「『한금신보』의 금론 및 악론 연구」, 『동양음악』 36, 서울대학교 동양음악연구소, 2014. 한명희, 「한금신보해제」,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68.
최선아(崔仙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