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소기(年少妓), 가무여아(歌舞女兒), 창아(倡兒)
궁중과 지방 관아의 연향에서 활동한 나이 어린 여기(女妓)
술과 음식을 들며 화합을 다지는 연향에서 악가무는 흥을 돋구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이다. 춤과 노래는 여자 예능인이 맡은 특기였고, 어린 나이에 선발하여 교육을 시키므로 동기가 있게 되었다.
〇 도입 배경
동기는 궁중과 지방 관아의 연향에서 악가무 활동을 위해 선발된 나이 어린 여기이다. 술과 음식을 들며 화합을 다지는 연향에서 춤과 노래는 흥을 돋우는 필수 요소였는데, 여자 예능인에게 맡겨진 특기를 수행할 후대 인력을 양성하고 궁중 연향의 역할을 맡기기 위해 어린 나이에 공천 신분의 비를 선발하여 교육시키면서 동기 제도가 마련되었다.
〇 신분과 역할
동기는 공천(公賤) 신분의 여자 아동 예인으로, 성년의 여기인 장기(壯妓)와 구분된다. 동기의 가장 중요한 책무는 훗날 여기로서 활동하기 위한 재예를 익히는 것이었다. 동기는 정재 공연에서 동기만이 할 수 있는 특별한 역할 뿐만 아니라 때로 여느 여기가 하는 역할도 수행했다. 연향 기록에 따르면, 동기는 11세에서 16세 사이의 연령대에 해당하며, 16세가 동기와 장기를 구분하는 경계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〇 활동과 복식
동기는 연향에서 악가무를 연행하는 역할을 했으며, 특히 정재에서 독특한 역할을 맡았다. 동기가 주인공인 정재로는 임금의 덕화를 상징하는 〈연화대>가 있다. 나례(儺禮) 때 〈연화대〉는 〈학무(鶴舞)〉ㆍ〈처용무(處容舞)〉와 결합하여 연행되었으며, 연꽃 속에 있다가 나와 춤추는 동녀 역할을 동기가 맡았다. 또한 〈선유락〉에서는 아름답게 꾸민 배에 앉아 뱃놀이를 즐기는 역할을 담당하여 정재에 필수적이었다. 한편, 동기라 하여 항상 어린 아이 역할만 한 것은 아니었다. 1481년(성종 12년) 명나라 사신 연향에서 동기가 아박(牙拍)을 공연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1795년 혜경궁 회갑 진찬 때는 동기가 장기인 의녀 및 침선비와 함께 〈첨수무(尖袖舞)〉를 추기도 했다. 동기는 머리를 따서 길게 늘어뜨린 반면, 성년의 여기(장기)는 얹은머리를 하여 외양으로 신분을 구분할 수 있었다.
〇 역사적 변천
동기는 조선시대 궁중 연향에서 꾸준히 활동했으며, 인조반정 이후 여악 활동 전반의 변화 속에서 그 역할 범위가 확인된다. 조선 전기(성종 12년)의 기록이나 후기(영조 20년, 정조 19년) 연향 의궤 등을 통해 동기가 연향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음이 드러난다. 특히 후기에는 지방 관아의 동기까지 중앙의 연향에 동원되었는데, 이들은 임시로 선발된 대체 인력인 의녀나 침선비와 함께 춤을 추는 등, 여악 활동의 전반적인 변화 속에서도 정재 공연의 특수한 역할을 지속적으로 수행했다.
어렸을 때부터 악가무를 익히므로 동기의 교육 과정은 필수적이며, 정재 중에는 동기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 있었다.
『악학궤범』 『갑자진연의궤』 『원행을묘정리의궤』
김종수(金鍾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