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악(邪樂)', '속악(俗樂)', '음악(淫樂)'의 상대 개념. 2) 20세기 이후 '민속악(民俗樂)'과 대비되는 장르적 개념. 3) 《영산회상》 등의 선비계층을 기반으로 전승된 기악곡.
정악은 '바른 음악'이라는 본래의 뜻에서 유래하여, 시대와 문맥에 따라 '아악'의 동의어, '속악'의 상대어, '민속악'의 대비어 등 다층적인 개념으로 사용되었다. 20세기 '조선정악전습소' 등의 명칭에 사용되며 궁중음악과 선비계층의 풍류 음악을 아우르는 장르적 개념으로 정착하였으며, 현재는 성악곡인 '정가'의 상대어로 기악곡을 지칭하기도 한다.
정악의 어원은 '정대(正大)하고 화평(和平)한 바른 음악'이라는 유교적 이념에서 찾을 수 있다. 『악학궤범』 서문에서 성현(成俔)은 음악을 '아(雅)'와 '속(俗)'으로 나누고 '정대(正大)'한 음악을 강조하였다. 이처럼 고전 원전에서 '정악'은 '아악'과 유사하게 '사악(邪樂)'이나 '음악(淫樂)'의 반대 개념, 즉 이념적 '올바름'을 뜻하는 가치 용어로 주로 사용되었다. 이것이 오늘날과 같이 특정 장르를 지칭하게 된 것은 20세기 '조선정악전습소(朝鮮正樂傳習所)'가 설립되면서부터이다. 이 단체에서 궁중음악과 선비들의 풍류(영산회상, 가곡 등)를 '정악'이라 명명하고 교육하면서, '민속악'과 구별되는 상층 문화의 음악을 통칭하는 장르적 개념으로 정착되었다.
〇 개요 '정악'은 '바른 음악'이라는 이념적 개념과, '궁중 및 선비음악‘이라는 개념, '기악곡'이라는 실용적 개념이 중첩된 용어이다. 〇 용례와 범주 정악의 용례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아악'과 같이 유교적 예악(禮樂) 사상에 기반한 '바른 음악'이라는 가치 용어로 사용된다. (俗樂)'이나 '민속악'과 대비되는 장르적 용어로, 《영산회상》, 〈여민락〉 등의 기악곡과 가곡, 가사, 시조 등의 성악곡(정가)을 포함한다. 20세기 조선정악전습소가 이 개념을 확립하였다. 정악의 장르 내에서 성악곡인 '정가(正歌)'와 구별하여, 《영산회상》 등 기악곡만을 한정하여 '정악'이라 부르기도 한다. 〇 역사적 변천과 현황 고전 문헌에서 '정악'은 '바른 음악'이라는 이념적 용어로 쓰였으나, 20세기 '조선정악전습소'의 활동을 통해 '민속악'의 상대어로서 특정 장르(궁중 음악과 풍류방 음악)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정착하였다. 한때 음악 갈래를 대표하는 용어로 사용되기도 했으나, 민속악을 속악으로 줄여 말하는 관행과 대비되면서 정과 속의 가치 개념이 반영될 수 있다는 학게의 논의를 통해, 현재는 본래의 개념 및 특정 악곡의 유형을 지칭할 때 주로 사용되고 있다.
'정악'은 한국 전통음악의 중요한 두 축인 '궁중음악'과 '선비계층의 풍류 음악'을 아우르는 핵심적인 갈래이다. 그 가치는 단순히 음악적 유산에 그치지 않고, '바른 음악'을 숭상했던 전통 사회의 이념과 절제미, 아정(雅正)함을 담고 있다는 데 있다
송방송, 『증보 한국음악통사』, 민속원, 2007. 송혜진, 『조선선비, 음악으로 힐링하다, -꿈꾸는 거문고』, 컬쳐그라퍼, 2016. 강혜인, 「한국 개화기 음악교육활동의 역사적 의의 : 朝鮮正樂傳習所를 중심으로」, 경북대학교 석사학위논문, 1990. 김종수, 「조선후기 정악의 향유양상」, 『동양음악』 24, 서울대학교 동양음악연구소, 2002. 이혜구, 「정악의 개념」, 『한국음악사학보』 11, 한국음악사학회, 1993(『한국음악논고』,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5. 재수록). 정재국, 「1930년대 이후 정악의 변화양상 고찰」, 『한국음악사학보』 33, 한국음악사학회, 2004.
임미선(林美善)